자연 관련 재무정보 공개 태스크포스(TNFD)가 자산운용사를 위한 가이드라인을 발표하며, 자연 자본이 투자 리스크 관리의 핵심 변수로 부상했다. 해당 가이드는 자산운용사가 자연 관련 위험을 식별하고 평가하는 과정을 단계별로 제시하고 있다.

 

자연 리스크 평가, 단순 정책에서 정량 데이터 분석 단계로 전환 필요

투자자 상당수가 최근 3년 내 자연 리스크 평가를 시작했으며, TNFD 프레임워크 활용 비중이 가장 높게 나타났다. 리스크 관리·포트폴리오 구성 등 투자 의사결정에서도 TNFD 공시의 활용도가 확대되는 것으로 조사됐다. / TNFD
투자자 상당수가 최근 3년 내 자연 리스크 평가를 시작했으며, TNFD 프레임워크 활용 비중이 가장 높게 나타났다. 리스크 관리·포트폴리오 구성 등 투자 의사결정에서도 TNFD 공시의 활용도가 확대되는 것으로 조사됐다. / TNFD

TNFD가 이번 가이드라인에서 가장 강하게 강조한 대목은 자연자본 리스크를 정량·위치 기반 데이터로 평가하는 체계 전환이다. 보고서는 많은 자산운용사가 여전히 선언적 수준의 정책만 보유하고 있다며, 실제 리스크를 파악하기 위한 구체적 검증 항목을 제시했다.

TNFD는 산업 평균치나 국가 단위의 거친 분석만으로는 자연자본 리스크를 정확히 파악하기 어렵다고 지적한다. 이에 따라 사업장이 위치한 유역(basin)과 생태계(biome), 특정 지역별 의존도·영향을 추적해 실제 사업장 단위 자연 리스크를 포트폴리오의 재무적 위험과 직접 연결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공급망에 대한 평가 역시 주요 요구사항으로 언급됐다. TNFD는 선진 자산운용사들이 공급망 전 단계에서 자연 훼손이 발생하는 지점을 추적하고 있으며, 농업·식품·자동차·소비재처럼 공급망 환경영향이 큰 산업에서는 원재료 조달 단계부터 자연자본 리스크를 점검하는 방식이 필요하다고 설명한다.

리스크 관리 방식에서는 시나리오 기반의 장기적 대응전략이 핵심으로 제시됐다. 자연 리스크는 단기 손익에는 잘 드러나지 않지만 장기 수익률을 크게 흔들 수 있기 때문에, 물 부족·생태계 변화·토양 오염 등 잠재 리스크가 포트폴리오에 미치는 영향을 장기 관점에서 분석해야 한다는 것이다. 특히 TNFD는 기존 기후공시에서 활용한 시나리오 분석 도구를 자연자본 리스크 평가에도 통합해 활용할 것을 권고하고 있다.

 

투자 의사결정에서 자연자본 리스크 반영 요구…

재무 리스크 및 성과와의 연결이 핵심

TNFD는 자연 리스크가 평가 단계에 머무르면 실효성이 떨어진다고 지적하며, 투자 의사결정 전 과정에서 자연자본 관련 지표를 반영해야 한다는 점을 강조한다. 단순한 ESG 체크리스트가 아니라, 기존의 시장·섹터·금리·환율과 같은 정식 재무 리스크 요인으로 다뤄야 한다는 의미다.

보고서에 따르면, 자연자본 리스크는 정량 데이터를 기반으로 재무지표로 환산돼야 한다. 예를 들어 포트폴리오의 추적오차에 자연 리스크가 얼마나 기여하는지, 기업·종목별로 어느 수준의 재무적 변동성을 유발하는지 수치로 구분해 제시해야 한다고 본다. 이는 자연 리스크가 실제로 리스크 예산(risk budget)과 퍼포먼스 평가 체계에 포함돼야 함을 뜻한다.

자연자본 리스크와 투자 성과의 연결도 핵심 항목으로 제시됐다. TNFD는 자연 훼손, 산림규제 강화, 물 부족 같은 요인이 현실화될 경우 어떤 종목이 손실을 보고, 어떤 종목이 구조적으로 수혜를 받는지를 분석할 수 있어야 한다고 설명한다. 이러한 분석 결과는 포트폴리오 비중 조정과 종목 교체에 직접 반영돼야 하며, 자연 관련 위험과 기회를 실질적 투자전략 변수로 다뤄야 한다는 취지다.

TNFD의 이번 조치는 자연자본 리스크가 투자성과와 직접 연결되는 흐름이 본격화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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