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투자은행 JP모건체이스(JPMorgan Chase)와 기후기술기업 카본디렉트(Carbon Direct)가 탄소제거(CDR)와 생물다양성 보전을 동시에 달성하기 위한 새로운 산업 지침서를 발표했다. 

블룸버그통신은 17일(현지시각), 두 기관이 자발적 탄소시장(VCM) 내 자연기반 프로젝트의 신뢰도와 투명성을 높이기 위한 세부 원칙을 제시했다고 보도했다.

양사가 발간한 ‘자연기반 프로젝트를 통한 생물다양성 최적화’ 보고서는 탄소감축과 생물다양성을 하나의 전략으로 통합 설계할 수 있는 ‘6대 핵심 원칙’을 제시하며, 기업과 투자자가 신뢰성 높은 이중 성과를 달성하도록 지원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탄소감축·생물다양성 ‘두 마리 토끼’ 잡는 과학 기반 전략 마련

이번 프레임워크는 전 세계 1639개 자발적 탄소시장(VCM) 프로젝트와 주요 등록기관 프로토콜 분석 결과를 기반으로 개발됐다. 두 기관은 대부분의 프로젝트에서 생물다양성 통합 수준이 여전히 균일하지 않다고 지적하며, 이를 개선하기 위해 측정·보고·검증(MRV) 체계를 강화해야 한다고 밝혔다.

보고서에 따르면, 자연기반 탄소제거 프로젝트가 산림보전, 토양복원 등 탈탄소 전략에 핵심 역할을 수행하지만, 생물다양성 성과를 측정·보고하는 표준화된 방법론이 부재하다고 지적했다. 이에 카본디렉트와 JP모건체이스는 글로벌 프로젝트 등록부, 검증 기준, 정책 프레임워크를 종합 검토한 과학적·데이터 기반의 접근법을 제시했다. 

카본디렉트의 환경 탈탄소화 담당 부사장인 사라 페더먼 박사는 “자연기반 해법에 투자하려면 과학적 엄격성과 지역적 현실성을 동시에 고려해야 한다”며 “JP모건체이스와의 협업을 통해 데이터에 근거하고, 시장 참여자들이 신뢰할 수 있는 생물다양성·기후 성과를 함께 설계하도록 돕는 틀을 마련했다”고 밝혔다. 

 

MMRV 신뢰도 확보가 관건… 6대 핵심 원칙 제시

보고서가 제시한 6대 핵심 원칙은 ▲지역 맥락의 중요성 ▲성과기반 보고 ▲적응형 관리 ▲시간 축 정렬(aligned time horizon) 등이다.

사진=카본 디렉트
사진=카본 디렉트

우선, 보고서는 생물다양성의 혜택이 지역적으로 한정되고 대체 불가능하기 때문에, 투자자는 지역 생태계와 공동체 상황에 맞춘 보고체계를 마련해야한다고 강조했다. 특정 지역에서의 생물다양성 성과는 다른 지역으로 단순 대체할 수 없으며 지역별 세분화된 보고 전략을 수립해야 한다고 권고했다.  

두 번째 원칙인 성과기반 보고는 프로젝트가 복원된 서식지, 보호된 종 수 등 구체적인 생물다양성 목표를 명시하고, 이를 과학적 기준에 맞춰 검증 가능한 형태로 보고해야 한다는 내용이다. 예컨대 보전·복원·창출된 서식지 면적, 강화된 생태계 기능 등 구체적 성과를 현장 기반 보고로 검증해야 한다는 것이다.

세 번째 원칙은 적응형 관리다. 생태계와 환경 조건이 변화함에 따라 프로젝트 목표나 전략의 우선순위를 조정하되, 본래 목표가 훼손되지 않도록 명확한 한계선과 원칙을 설정해야 한다고 보고서는 설명했다.

마지막으로 탄소감축과 생물다양성의 효과는 서로 다른 시간 축에서 나타난다는 점을 지적하며, '시간 축 정렬' 원칙을 제시했다. 탄소제거 효과는 단기간에 검증될 수 있지만, 생물다양성 회복은 수년에 걸쳐 나타나므로 보고체계는 성과별 적정 기간을 반영해야 한다는 것이다.

사진=카본 디렉트
사진=카본 디렉트

 

상쇄에서 투자로, 시장 패러다임 전환 기대

이번 협력은 자발적 탄소시장의 투명성과 공신력을 높이는 새로운 기준점이 될 것으로 평가된다. 특히 기업·투자자들이 탄소상쇄 중심의 단기 크레딧 구매를 넘어, 장기적 자연자본 투자로의 시장 전환을 이끄는 촉매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JP모건체이스 지속가능성 담당 국장 그웬 유는 “VCM 시장에서 ‘네이처 포지티브(nature-positive)’ 프로젝트 수요가 급증하는 가운데, 이번 원칙은 시장 참여자들이 두 가지 목표를 함께 달성할 수 있도록 돕는 가이드라인”이며 “기후와 자연을 동시에 지원하는 금융 생태계 구축에 기여하길 바란다”고 밝혔다.

이번 접근법은 자연자본과 탄소회계 통합 모델을 제시하며, 향후 국제적 기준인 TNFD와의 연계도 예상된다. 두 기관은 이번 프레임워크를 기반으로 향후 투자 및 인증 기준서를 추가 개발해 기업의 생물다양성 관련 투자 결정과 리스크 평가를 지원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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