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공영방송 BBC는 지난달 15일(현지시간) 해조류가 온난화와 해양 산성화 문제 해결의 핵심 도구가 될 수 있다고 보도했다.
BBC는 호주 울런공대학교 소속 교수인 피아 윈버그(Pia Winberg) 해양 생물학자 연구를 인용해 해조류, 특히 다시마가 대기 중의 탄소를 흡수할 뿐 아니라 해초 성장 주변의 산성도를 낮춰주어 생태계를 즉각적으로 복원하는 데 도움이 된다고 언급했다.
윈버그 박사는 해조류 중에서도 하루 최대 61cm로 성장하는 전 세계 인기 양식류인 다시마의 잠재력을 강조했다. 에밀리 피전(Emily Pidgeon) 국제보호협회(Conservation International) 이사도 다시마 잠재력에 주목하며, 해조 생태계는 육지 숲보다 최대 50배 더 높은 속도로 탄소를 흡수할 수 있으며 전 세계 해조류 양으로 미국 뉴욕의 연간 탄소 배출량에 맞먹는 2억톤의 이산화탄소를 포집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또 해초는 해양의 산성화를 완화시키는 것으로 알려졌다. 대기 중의 많은 이산화탄소가 바닷물에 녹으면, 탄산이 발생하고 그 영향으로 바닷물의 수소 이온 농도(pH)가 낮아져 바다는 산성화가 된다. 화석연료 에너지 사용 및 산업공정의 확대로 이산화탄소 배출이 급격해짐에 따라 해양 산성화 문제는 국제 환경 문제의 하나로 지목되어 왔다. 특히 바다 산성화로 탄산칼슘 구조를 가진 산호초, 조개류 등과 플랑크톤이 위협받게 되고 궁극적으로 생태계 교란이 발생하기 때문이다.
그런데 캘리포니아 대학교의 니사 실비거(Nyssa Silbiger) 교수팀은 해조류가 성장하는 주변 지역의 산성도가 그렇지 않은 곳보다 낮으며 즉각적인 생태계 회복이 나타난다는 사실을 증명했다. 산타바바라대학교 해양 과학자 핼리 프롤리히(Halley Froelich) 교수도 해조류가 바다의 pH를 높임으로써 굴과 홍합 등의 조개류의 성장 조건을 개선시킨다고 밝혔다. 프롤리히 교수는 특히 전 세계적으로 호주 6배 크기인 4800만 평방킬로미터가 해조류 재배에 적합하며, 이를 통해 지구 상의 상당한 탄소가 포집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더 나아가 소에게 50g(그램) 정도의 해초를 먹이면 메탄 발생량이 80% 감소한다고 윈버그 교수는 덧붙였다. 이산화탄소 최대 배출국 중 하나인 미국에서 트림과 방귀로 메탄을 대기 중에 내보내는 소가 탄소 배출량의 10%를 차지하는 것으로 알려진 만큼 축산은 기후변화에 치명적인 것으로 알려져있다. 때문에 일부 과학자와 환경운동가들은 소고기 소비가 낮아져야 소를 덜 사육해 기후변화 문제 해결에 기여할 수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처럼 과학계는 기후변화 대응의 핵심 키(key)로 여겨지는 탄소 포집 방안으로 ‘해조류’에 집중하고 있다. 그런데 학계에서만 논의되어 온 방안을 미국 기반 스타트업인 ‘러닝타이드(Running Tide)’가 기술 상용화를 시작해 주목받고 받고 있다.
러닝타이드는 바다가 지구 표면의 71%를 차지한다는 점에서 출발해, 저렴한 재배 비용으로 빠른 성장 속도를 보이는 다시마가 자연적으로 탄소 포집이 가능하다는 것에 주목했다. 그러나 탄소를 흡수한 다시마를 완전히 처리하기 위해서는 심해로 가라앉히는 기술이 필요하다. 다시마가 물고기나 미생물에 의해 소비되면, 탄소는 포식자를 통해 대기 중으로 다시 방출되기 때문이다.
러닝타이드는 다시마 종자를 양식장에서 파종한 뒤 생분해성 부표에 심는 기술을 개발했다. 부표에 심어진 다시마는 성장하면서 무게가 무거워짐에 따라 바다 깊이 가라앉게 된다. 그렇게 되면 성장 중에 대기 탄소를 충분히 흡수한 다시마는 포식자의 먹잇감이 되지 않은 상태에서 심해에 가라앉아 탄소가 자연적으로 포집되게 된다.
최근 러닝타이드는 전자상거래 기업인 쇼피파이(Shopify)에 탄소 크레딧(탄소배출권 거래)을 최초로 판매하고, 크레딧 만큼의 탄소량을 다시마로 포집했다. 이를 시작으로 러닝타이드는 기업에 탄소 크레딧을 판매하여 사업을 전 세계적으로 확대시킬 계획이다.
러닝 타이드에 대한 자세한 소개와 관련 소식은 아래 홈페이지에 가능하다.
https://www.runningtide.com/removi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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