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가 탄소 배출을 줄이기 위해 씨름 중인 가운데, 스타트업을 중심으로 탄소중립 달성의 핵심 키(key)라고 여겨지는 탄소포집 상용 기술이 개발돼 주목받고 있다.
미국 캘리포니아에 기반을 둔 카본빌트(CarbonBuilt)는 발전소나 산업시설에서 배출되는 이산화탄소(CO2)를 석회(calcium hydroxide)에 주입해 건설 현장 등에 사용 가능한 콘크리트로 개발했다. 특히 이 기술은 지난 19일(현지시간) 탄소포집 제품화에 있어 세계에서 가장 권위 있는 공모 대회인 'NRG COSIA 카본 엑스프라이즈(NRG COSIA Carbon XPRIZE)'에서 대상을 수상해, 그 기술력을 인정받았다. 주최 측은 "카본빌트 기술이 전 세계 탈탄소화와 기후변화 대응에 있어 시장 판도를 바꿀 것으로 기대한다"며 상금으로 750만 달러(84억원)를 수여했다.
카본빌트는 2014년 가우라브 산트(Gaurav Sant) 토목공학 교수가 이끄는 UCLA 대학 연구팀에서 시작됐다. 연구팀은 석회를 콘크리트 제조의 기본 재료로 사용한 다음 탄소포집 공정을 토대로 배출된 이산화탄소를 주입하여 사용가능한 형태의 콘크리트로 경화시키는 기술을 수차례의 시도를 거쳐 개발했다.
특히, 연구진은 '탄소 주입'을 주된 방법으로 기술화했기 때문에 공정 과정에 압축, 포집, 정제의 과정이 생략돼 일반 콘크리트 제조 대비 탄소 배출이 50%에서 많게는 70%까지 감축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친환경 공정까지 고려한 이 기술을 통해 주입된 이산화탄소는 콘크리트에 영구 저장된다.
기술 상용화를 위해 카본빌트는 지난 2월 라훌 쉰두르(Rahul Shendure) 기후기술 전문가를 영입했다. 이후, 공정 과정을 보다 단순화시키고 콘크리트 원재료로 저가의 수화석회를 사용해 시장성을 높였다.
쉰두르에 따르면, 카본빌트 기술 공정의 초기 자본은 100만 달러(11억원)에서 200만 달러(22억원)다. 이는 일반 시멘트 또는 콘크리트 기업이 생산 과정에서 발생하는 탄소 배출을 제거하기 위해 쓰이는 투자 액수보다 훨씬 적은 금액이다. 이에 있어, 쉰두르는 "우리의 가장 큰 차별화 전략은 비용"이라며 "이미 상용화된 저가의 석회를 원재료로 사용할 뿐 아니라 비싼 탄소 정화 과정 없이 배출된 이산화탄소를 직접 제품으로 사용할 수 있는 기술은 현재 우리 밖에 없다"며 자신감을 드러냈다.
한편, 아이슬란드 스타트업인 카브픽스(Carbfix)는 이산화탄소를 '광물'로 포집하는 기술 상용화를 준비하고 있다. 이를 위해 카브픽스는 특수 선박으로 유럽 내 산업 현장 등에서 배출된 탄소를 운반해서 저장 가능한 '코다 터미널(Coda Terminal)'를 스트라움스비크(Straumsvik) 지역에 건설 중이다. 이렇게 모아진 탄소는 자연의 탄소 광물화 과정을 모방한 기술을 통해 암석화될 방침이다. 특히, 최근 카브픽스는 자연화 방식을 가속화시켜 2년 안에 탄소를 광물화시키는 데 성공했다. 기술 진보에 따라 연수는 더 짧아질 전망이다.
카브픽스의 탄소 포집 광물은 2025년부터 북유럽 지역 기업들이 이용할 수 있게 본격 상용화될 예정이다. 상용화를 위한 카브픽스의 총 투자액은 최대 2억2000만 유로(2963억원)이며, 연간 총수입은 2500만(336억원)에서 4500만 유로(606억원)가 될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이를 위해 외부 투자자들로부터 건설 자금을 조달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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