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 대통령 “해운업 기적같이 살아났다”
문재인 대통령이 29일 2030년까지 해운 매출액을 70조 원 이상으로 끌어올려 세계 해운산업 리더국가로 도약을 이끌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부산신항에서 열린 HMM(옛 현대상선)의 20번째 초대형 컨테이너선 '한울호' 출항식에 참석한 자리에서다. 한울호는 정부의 해운재건 5개년 계획(2018∼2022년)에 따라 HMM에서 발주한 초대형 컨테이너선 20척 중 마지막 선박이다.
문 대통령은 이날 "해운업 재건에 시동을 건 지 3년 동안 한국해양진흥공사 설립과 HMM(옛 현대상선)이 신규 발주한 초대형 컨테이너선 20척을 계기로 우리 해운업이 기적같이 살아났다"고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2017년 대선에서 '해운산업 경쟁력 회복'을 공약으로 내세운 바 있다. 취임 후인 2018년 7월 한국해양진흥공사를 설립하고 지난달까지 해운선사에 6조 원을 지원해 왔다. 문 대통령은 "혁신적인 구조 조정 과정을 거치면서 HMM은 지난해 1조 원 가까운 영업이익을 올려 10년 만에 흑자로 전환했다"며 "중소 선사들의 경영도 안정화되면서 올해 해운 매출액은 한진해운 파산 전 수준을 회복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했다.
정부, 2030년까지 무탄소 선박 상용화 목표
정부는 해운재건과 함께 친환경 선박 사업에도 속도를 낸다. 2050년 무탄소 선박을 완전 상용화하고자 2031년까지 모두 2천540억원을 투입해 기술개발을 지원한다.
내년에는 친환경 액화천연가스(LNG) 연료 공급을 위한 LNG벙커링 전용선을 한 척 건조하고, 2024년까지 울산항에 벙커링 전용 터미널을 구축한다. 2030년까지는 관공선, 내항선, 외항선 등 모두 528척을 친환경선으로 전환해 국내 친환경선박 비율을 15%까지로 높인다.
문성혁 해수부 장관은 "해운재건 5개년 계획의 전반기는 한진해운 파산 이전의 해운산업 위상을 회복하는 데 주력했다면, 후반기에는 글로벌 선도국가로의 도약을 목표로 이번 전략에서 마련한 정책과제들을 차질없이 이행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이번 전략 수립으로 친환경선박 기술개발과 현재 예비타당성 조사 시행 중인 광양항 테스트베드 구축, 부산항 진해신항 개발사업에도 탄력이 붙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화금투, “LNG 다음은 암모니아, 국내 기업에 긍정적”
세계적 추세인 친환경 바람은 해운, 조선업계에도 불었다. 앞서 국제해사기구(IMO)는 국제해운의 수송 단위당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2008년 대비 2030년까지 40%, 2050년까지 70% 감축한다는 목표를 설정했다. 이와 함께 온실가스 배출량은 2050년까지 50% 이상 저감하겠다고 밝혔다.
국내 조선업과 해운업도 친환경 바람을 타고 순항 중이다. HMM은 2030년까지 이산화탄소(CO2) 배출량을 50% 감축하는 계획을 내놨다. 대체 에너지 도입이 필요하다고 보고, 암모니아 연료 추진선박 공동연구에 착수한다는 방침이다. 현대중공업그룹 대우조선해양 삼성중공업 등은 카타르 액화천연가스(LNG)선 발주 등 대형 프로젝트도 준비하고 있다.
한화금융투자에 따르면 듀얼 연료를 사용하는 선박에 대한 한국 기업 점유율은 높은 편으로 알려졌다. 탱커 41%, 컨테이너선 60%, LNG선 75%, LPG선 60% 수준이다. 아직 듀얼 연료를 사용하는 선박은 LNG를 선호하는 경향이 뚜렷하지만, 파리협약 이후 차세대 LNG 연료인 암모니아나 수소로의 전환도 반드시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한화금투는 “암모니아와 수소를 개발하기 위한 국내 기업들의 투자도 이미 시작됐다”며 “과거 LNG선 실증 기술 조기 확보를 통해 2018년 LNG선 시장을 독점하다시피했던 경쟁 우위가 재현될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한국조선해양의 경우 2024년까지 암모니아 추진선 개발, 2026년까지 독자적인 액화수소운반선 개발을 목표로 하고 있으며 삼성 중공업의 경우 탄소 포집 및 연료전지, 수소, 암모니아 등 차세대 연료기술 개발을 목표로 한다.
호재는 더 있다. 올해 6월 국제해사기구(IMO) 해양환경보호위원회(MEPC)는 76차 회의에서 2023년부터 2026년까지 연간 2%씩 탄소를 감축하는 안을 채택했다. IMO는 2008년 대비 2050년까지 선박의 탄소 배출량을 70%, 온실가스 배출량을 50% 줄이겠다는 목표를 세웠는데 이번 감축안이 1차 계획이다.
또 현존선박에너지효율지수(EEXI)와 탄소집약도(CII) 등급제를 2023년부터 도입하기로 결정했다. EEXI는 2013년 이후 만들어진 선박에만 적용했던 선박 에너지효율설계지수(EEDI)를 모든 선박으로 확대하는 것이 골자다. EEXI를 충족하지 못하는 선박은 운항 속도를 줄이거나 에너지 저감장치 등을 달아야 한다. CII 등급제는 선박의 탄소 배출량을 매년 측정해 A부터 E까지 5가지 등급을 매기는 것으로, D등급을 3년 연속 받거나 E등급을 한번이라도 받으면 연비 개선계획을 제출해야 한다.
친환경선박은 국내 조선업계의 강점 분야다. 영국의 조선·해운시황 분석업체 클락슨리서치에 따르면 올해 발주된 액화천연가스(LNG) 추진선 67척 중 31척(46%), 액화석유가스(LPG) 추진선 48척 중 36척(75%)을 국내 조선업체가 따냈다. 해운업계에도 기회다. HMM 은 현재 보유 중인 1년 이상 장기용선 73척 중 80% 이상 선박에 탈황산 스크러버 탑재를 끝마쳤다. 팬오션 또한 친환경 액화천연가스(LNG) 보급선 도입에 나선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