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픽사베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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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후변화센터가 30일 국내 500대 상장기업(2018년 공시기준)의 폐기물 재활용률을 비교 분석한 ‘환경 데이터 플랫폼 활용 보고서’를 발간했다. 

센터는 "기업이 폐기물 재활용을 저탄소 전환 가치로 창출할 기회로 인식하고 측정 지표 및 분류 체계 등 관리 절차 마련과 데이터 공시에 신경 써야 한다"고 강조했다.  

 

국내 폐기물 재활용률 현황

재활용률은 상승, 데이터 공시는 제자리

기후변화센터는 상장사 500개사의 폐기물 재활용률(2018년 공시기준)을 조사한 결과, 187개 기업만 환경데이터 플랫폼에 데이터를 공개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공시 기업 수는 2015년 183개, 2017년 190개로 증가했다가 2018년 187개 기업으로 오히려 감소했다. 

평균 폐기물 재활용률은 2015년 51.5%에서 2016년 50.9%로 감소했다가 2017년 51.1%, 2018년 53.5%로 점진적으로 상승했다. 센터는 재활용률 증가 추세와 달리 공시 기업 수는 증가하지 않았다고 평가했다. 

환경데이터 플랫폼이 공개한 12개 산업 섹터 중 재활용률이 가장 높은 산업군은 ‘필수소비재’ 제조 기업으로 75.7% 폐기물을 재활용한다. 센터는 2018년 기준, 데이터를 공시한 186개 기업에서 20개 기업이 필수소비재 제조 기업으로, 평균 재활용률은 53.3%였다. 필수소비재 제조군에 속한 기업 중 8개 기업은 재활용률이 90% 이상으로, 같은 군 안에서도 차이를 보였다. 

금융 및 지주사업종은 재활용률이 38%로 제조업에 비해 낮았다. 센터는 이 업종 사업 특성상 폐기물 발생량이 ‘제조’ 업종보다 현저히 낮기 때문에 폐기물 재활용률은 동일 업종 내에서 비교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필수소비재 제조(식품) 부문

간편식 폐기물 관리와 주류업 정보 공시 중요

(=기후변화센터  ‘환경 데이터 플랫폼 활용 보고서’)
(=기후변화센터  ‘환경 데이터 플랫폼 활용 보고서’)

환경 데이터 플랫폼 자료에 따르면, 500개 상장 기업 중 제조 부문의 식품 기업은 총 30개다. 이 중 19개 기업이 환경 데이터를 공개하고 있다. 2018년 폐기물 재활용률 상위 4개 기업은 삼양식품(99.9%), 하이트진로(96.6%), 진로발효(908.9%), 오뚜기(86.4%)이다. 

같은 기간 매출액은 오뚜기(2조 원), 하이트진로(1.6조 원), 삼양식품(4642억 원), 진로발효(858억원) 순으로, 오뚜기가 매출액 대비 폐기물 재활용이 제일 낮다고 센터는 분석했다. 

오뚜기는 92.1%(20.12월 기준)의 시장 점유율을 차지한다. 센터는 코로나 19 이전부터 맞벌이, 독신 세대 등 가구 형태가 변하고, 그에 따라 국민의 식품 소비패턴이 변하자 간편식 소비가 늘어난 것을 그 원인으로 봤다.

기후변화센터는 "간편식 영역에서 폐기물 발생량이 늘었지만, 환경 책임이 동 식품 산업 대비 낮은 추이를 보인다"고 설명했다. 오뚜기는 1월 ‘에코패키징(재활용등급평가)’을 적용했다. 센터는 오뚜기가 환경 파괴를 최소화할 포장재를 적용해 폐기물 재활용률이 상향될 것으로 전망했다. 

진로발효는 업계에서 매출액이 가장 낮지만, 폐수 처리와 폐기물 처리에 있어서 자체 처리 시설이 있다. 진로발효는 2005년 증류설비를 에너지 절약형인 감압증류설비로 교체하고 폐수처리 설비도 메탄소화설비를 도입해, 에너지 절감 노력을 해왔다.

진로발효는 1985년에 자체 개발한 처리방법으로 폐수를 100% 정화한다. 진로발효는 폐수처리단계에서 발생하는 메탄가스를 냉난방으로 활용하는 등 폐기물 재활용의 이점을 오래전부터 활용하고 있는 것으로 센터는 봤다.

진로발효를 제외한 동 사업군 3개 기업은 데이터를 공시했지만, 물 재활용률이 0% 가까운 것으로 나타났다. 기후센터는 특히 하이트 진로는 폐수 재활용, 폐기물 처리에 따른 수질 관리에 관한 정보가 거의 공개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필수소비재 제조(가정용품 산업기업)

낮은 평균 재활용률과 환경 데이터 공시 적어 개선 필요... 

필수소비재 제조 산업군에서 가정용품 산업기업 14개 중 LG생활건강과 잇츠한불 2곳만 환경 데이터를 공개하고 있다. 이 분야는 폐기물 재활용률이 대체로 낮았다. 기후변화센터는 이를 화장품 포장재 특성상 공병 수거가 어렵기 때문으로 봤다. 

매출 1위인 LG생활건강(4조 원)은 2018년 폐기물 재활용률이 39.3%에 그쳤고 2위인 아모레퍼시픽(3.6조 원)은 2015년을 제외하고 환경 데이터를 공시하지 않고 있다. 기후변화센터는 "두 기업이 국내 시장점유율이 높고, 가정용품 산업 특성상 소비자와 가깝기 때문에 투명하고 정확한 환경 데이터 공시를 마련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하드웨어 및 반도체

높은 재활용률과 자체 폐기물 처리 시스템 보유

500개 상장 기업 중 반도체 산업 기업은 총 20개이고, 7개 기업(삼성전자, SK 하이닉스, DB하이텍, 신성이엔지, SFA반도체, 서울반도체, 주성엔지니어링)만 폐기물 재활용률을 공개하고 있다.

기후변화센터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매출액에 비례해 높은 폐기물 재활용률을 보인 것으로 분석했다. 반도체 기업 중 2018년 가장 높은 매출액을 보인 삼성전자(170조원)은 2015년부터 4년간 90% 이상의 폐기물 재활용률을 보였다. SK하이닉스(40조원)은 2017년(87.5%)을 제외한 나머지 연도에 90% 이상 높은 달성률을 보였다. 

삼성전자는 1998년 국내 자체 폐지품 회수 처리센터를 설립해 2009년부터 2018년까지 355만 톤의 폐제품을 수거했다. 삼성전자는 폐기물 재활용률 95% 달성을 목표로 매월 글로벌 사업장 폐기물 발생량과 재활용량을 모니터링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5월 삼성전자는 ‘직매립 제로화’를 업계 최초로 실현해 글로벌 인증기관 UL(Underwriters Laboratories)로부터 세계 최고 수준의 ‘폐기물 매립 제로’ 국내외 사업장으로 인정받았다. 기후변화센터는 삼성전자가 폐기물을 재활용해 부가가치를 높이기 위한 시설투자, 협력사 설비 증설 비용 지원 등의 활동을 하고 있고, 순환경제 실현을 위해 적극적으로 노력하고 있는 것으로 봤다.

SK하이닉스는 2022년 폐기물 재활용률 98% 달성 및 폐기물 발생량 29만 톤에서 9.7만 톤 저감을 목표로 하고 있다. 2019년 국내기업 최초로 UL에서 폐기물 매립 제로(Zero waste to Landfill) 인증 실버 등급을 획득했다.

SK하이닉스는 자체 폐기물 처리 방법을 보유하고 있다. 반도체에서 발생한 폐황산을 이용해서 폐수처리응집제 등 다양한 기술을 개발하고 지원해 자원순환체인을 구축했다. 2018년에 60명의 폐기물 담당자를 선정해 폐기물 배출과 제도 교육을 진행했다. 센터는 SK하이닉스가 이런 교육과 프로그램을 통해 공급망 내 환경 인식을 제고하고 있다고 말했다.

기후변화센터 김소희 사무총장은 "폐기물 에너지화를 통한 순환경제로의 전환은 새로운 부가가치를 창출해낼 수 있는 기회라는 것을 인식해야 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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