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IT와 벤처기업이 모여있는 첨단 산업의 상징인 실리콘밸리가 ‘기후 기술’에 주목하고 있다. 전 세계적으로 기후위기가 심각하게 인식되면서, 이를 해소할 수 있는 기후 기술(Climate Tech)이 부상하는 것으로 보인다.
글로벌 벤처캐피탈과 사모펀드 데이터를 제공하는 피치북(Pitchbook)에 따르면, 전 세계적으로 기후 기술과 관련이 있는 벤처 기업으로 유입된 투자금이 2012년에는 10억 달러였는데, 2020년에는 160억 달러로 16배 가량 증가했다. 올해 상반기에만 142억 달러를 투자받아 새로운 기록을 경신할 것으로 나타났다.
코트라는 2일 ‘美 실리콘밸리의 다음 혁신은 기후 위기에서 시작된다’라는 보고서에서, 미국 실리콘 밸리의 산업군별 투자 현황과 기후 스타트업 사례를 분석하고, 이에 따른 시사점을 제시했다. <임팩트온>은 해당 보고서의 핵심내용을 요약 정리한다.
미국 주요 기후 기술 부문 벤처캐피탈(VC) 투자 동향
최근 실리콘밸리은행(Silicon Valley Bank, 이하 SVB)에서 발표한 ‘기후기술의 미래(The Future of Climate Tech)’ 보고서는 미국의 기후 기술 관련 투자가 교통과 물류, 농업과 식량, 에너지와 전력 세 가지 주요 분야에 집중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교통・물류 부문은 2020년 투자금액은 140억 달러(약 16조 328억 원) 달러로 이 중 전기차 분야가 65억 달러(약 7조 4340억 원), 자율주행 분야는 38억 달러(약 4조 3460억 원), 플릿 운영 및 물류 분야는 19억 달러(약 2조 1730억 원)로 집계됐다.
SVB는 교통・물류 부문의 투자 흥행에, 전기차 회사 테슬라와 리비안의 성공이 힘을 실었다고 봤다. 2021년에는 상반기에만 98억 달러(약 11조 2082억 원)의 투자 금액을 기록해, 올해 연말까지 약 195억 달러(약 22조 3021억 원)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했다.
농업∙식량 부문은 2020년 투자금액이 58억 달러(약 6조 6305억 원)이고, 이 중 대체 단백질 분야가 23억(약 2조 6305억) 달러로 가장 많은 투자를 받았다. SVB는 세계 인구 증가와 육류 생산 비용 상승으로 대체 단백질 개발 기업이 더 많이 등장할 것으로 보고, 제2의 비욘드 미트와 임파서블 푸드가 탄생할지 주목된다고 설명했다.
정밀 농업 분야는 13억 달러(약 1조 4861억 원), 실내 농업분야는 3억 6900만 달러(약 4218억 원)를 투자받았다. 2021년 상반기에 농업∙식량 부문은 47억 달러(약 5조 3730억 원)의 투자금액을 기록했고, 올해 연말까지 약 94억 달러(약 10조 7460억 원)를 투자받을 것으로 SVB는 예상했다.
에너지∙전력 부문은 2020년 45억 달러(약 5조 1444억 원)를 투자받았고, 이 중 에너지 저장 솔루션은 19억 달러(약 2조 1730억 원)로 투자 비중이 가장 높았다. 에너지 효율 기술 분야는 9억 7000만 달러(약 1조 1088억 원), 스마트 그리드 분야는 4억 9800만 달러(약 5692억 원)를 차지했다.
SVB는 에너지∙전력 부문이 2021년에는 상반기에만 43억 달러(4조 9153억 원)의 투자금액을 기록했으며, 올해 연말까지 약 86억 달러(9조 8306억 원)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했다. 업계 전문가들은 스마트 그리드가 더 많은 재생 에너지를 통합하고 있고, 운송 수단이 점차 전기화되면서 장기 에너지 저장 솔루션과 신규 배터리 재료∙화학 부문에 대한 투자가 증가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벤처 캐피탈 관심으로 '신생 기후기술 스타트업' 뜬다
1차 '청정 기술' 붐 실패를 딛고, 2차 '기후기술' 붐 확산
코트라는 “벤처캐피탈들이 기후 기술분야에 주목하면서, 기후 기술을 기반으로 한 신생 스타트업이 부상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 분야 | 기업명 | 투자금 (us$ 백만) | 비즈니스내용 |
| 기후예측 |
One Concern |
152 |
머신러닝 및 AI를 사용해 기후를 예측하고 치명적인 위험에 대한 회복력을 수량화함으로써 고객기업의 리스크를 완화하고 재난을 수익화하는 솔루션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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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upiter Intelligence |
43 |
클라우드 컴퓨팅을 사용해 다양한 지상 기반 및 위성 센서에서 데이터를 수집하고 여러 예측 모델을 실행 및 연결함으로써 고객기업이 기후 변화 및 기상 재해로 인한 예측할 수 없는 미래 상황에 대비할 수 있도록 하는 데이터 분석 플랫폼 제공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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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limavision |
100 |
저고도 독점 데이터를 최첨단 머신 러닝 및 AI 기술과 결합하고 기존 레이더 네트워크가 남긴 커버리지 격차를 해결함으로써 일기 예보의 타이밍과 정확성을 개선해 고객기업의 리스크를 완화하는 기상 서비스 및 인텔리전스 솔루션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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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ro Intelligence |
112 |
AI를 활용해서 농업 데이터를 수집하고 융합함으로써 사용자가 농산물에 영향을 미치는 요소에 대해 명확하고 포괄적이며 시기 적절한 정보를 얻을 수 있도록 하는 농업 데이터 분석 플랫폼 제공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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탄소 상쇄 (탄소 배출 기업이 배출된 온실 가스를 제거할 수 있는 상쇄 프로젝트에 자금을 지원하는 것) |
Pachama |
24 | 머신러닝, 위성 이미징, 드론 및 라이더 기술을 결합해 산림 보호 및 복원에 기여하며, 복원된 산림에 의해 포집된 탄소를 확인하고 모니터링하기 위한 AI 및 원격 감지 플랫폼 제공 |
|
Natural Capital Exchange (NCX) |
22 |
산림 조성에 중점을 둔 AI 기반 탄소 상쇄 시장을 구축하며, 이를 위해 컴퓨터 비전을 항공 이미지 및 기타 센서 데이터에 적용함으로써 산림 나무에 저장된 탄소를 자동으로 추적하고 탄소 상쇄 프로젝트를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할 수 있는 플랫폼 제공 |
|
|
Patch |
5 |
탄소 발자국을 관리하고 완화하기 위해 구축된 탄소 상쇄 API 플랫폼 제공 |
|
| 탄소배출량 관리 | Watershed | 14 |
고객기업이 탄소 배출량을 줄일 수 있도록 설계된 기후 변화 정보 및 관리 플랫폼 제공 |
|
SINAI Technologies |
4 |
탄소 배출량 측정, 모니터링, 가격 책정, 위험 분석 및 거래 서비스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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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Persefoni | 17 |
기업의 탄소 배출량을 측정, 분석, 계획, 예측 및 보고하도록 설계된 SaaS 플랫폼 제공 |
|
| 정밀농업 |
Ceres Imaging |
35 |
AI를 사용해 작물 생산을 최적화하도록 설계된 항공 스펙트럼 이미지 및 분석 플랫폼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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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armwise Labs |
24 |
머신러닝과 AI를 활용하여 자율적으로 제초, 심기, 파종 및 토양 경작을 포함한 각종 작업을 수행할 수 있는 농업용 로봇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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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ear Flag Robotics |
13 |
자동화를 통해 비용을 낮추도록 설계된 농업용 트랙터 자율주행기술 개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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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생에너지 및 스마트그리드 |
Gaiascope |
0.15 |
편리하고 예측 가능한 가격으로 전기 거래를 이해할 수 있도록 설계된 에너지 분석 소프트웨어 개발 |
| Gridware | 5 |
기후 변화로 인한 산불을 피하기 위해 실시간으로 결함을 감지하고 예측하도록 설계된 그리드 모니터링 시스템 |
|
|
Raptor Maps |
8 |
드론 또는 유인 항공기를 이용해 태양열 현장에서 생성된 열 및 컬러 이미지를 처리함으로써 포트폴리오 전체에서 성능을 높이고 비용을 절감하며 태양광 발전 자산을 표준화하도록 설계된 수명 주기 관리 플랫폼 제공 |
(=KOTRA 실리콘밸리 무역관 조사)
코트라는 미국 기반 기후기술 스타트업을 조사한 결과 인공지능, 머신러닝, 클라우드, 드론, 자율주행, 로봇 등의 신기술을 기후 예측, 탄소 상쇄, 탄소 배출량 관리, 정밀 농업, 재생 에너지와 스마트 그리드 등의 분야에 적용해서 탈탄소화 과제를 해결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코트라는 "실리콘밸리에 10년 전에도 친환경 기술인 '청정 기술' R&D와 개발 붐이 있었다"고 했다. '청정 기술'은 박막 태양전지판, 바이오 연료, 에너지 저장 같이 주로 하드웨어 지약적 기술을 기반으로 구축됐다. 코트라는 "10년 전에는 기술력 부족으로 투자 받은 기업 90%가 초기 자본금을 회수 못 하는 등 투자 리스크가 너무 커서, 지속되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코트라는 "2021년에는 충분한 기후 기술력과 이에 충분히 투자할 벤처 캐피털 등의 투자자가 있다"며 "청정 기술이 1차 붐이었다면, 기후 기술이 2차 붐"이라며 새로운 트렌드의 성공과 확장을 점쳤다.
코트라는 이어서 "특히 실리콘밸리 투자 생태계를 기초로 성장한 테슬라, 비욘드 미트, 네스트 같은 기후 기술 1세대 유니콘 기업의 등장으로, 벤처캐피탈이 주목하기 시작했고 실리콘밸리가 이러한 흐름의 선두에 서 있다"고 평했다.
코트라는 “국내에서도 카이스트와 MIT 연구진이 설립한 에너지저장장치(ESS) 특화 딥테크 기업 스탠더드에너지가 소프트뱅크벤처스로부터 100억 원을 투자받아 주목받는 등 기후 기술 스타트업이 속속 등장하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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