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어버스는 2035년까지 수소 여객기를 운행할 수 있다고 밝히면서, 이를 위해 주 정부의 지원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고 26일(현지시각) FT가 밝혔다.
기욤 포리(Guillaume Faury) 에어버스 대표는 지난 21-22일 프랑스 툴로즈에서 열린 에어버스 지속가능성 행사에서 기자들에게 “수소는 등유보다 에너지 밀도가 3배나 높으며, (기술적으로) 항공을 위해 만들어졌다”며 “2035년이 수소 여객기가 항공 서비스 단계로 들어가는 공정하고 현실적인 시점”이라고 밝혔다.
포리 대표의 발언은 수소 여객기가 작동하도록 만들기 위해 필요한 복잡한 엔지니어링 및 안전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 것이라는 에어버스의 자신감을 나타낸다고 FT는 설명했다. 하지만 그는 이 같은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서 정부 규제당국의 지원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에어버스는 특히 2027~2018년까지는 규제 환경에 대한 확실성, 연료의 가용성이 필요하다면서, 이 무렵이면 에어버스가 새로운 수소 여객기 프로그램에 수십억 달러 투자를 결정할 수 있게 될 것이라고 했다.
그는 “탈탄소 도전은 일개 항공사 한 곳이 해결할 수 있는 일이 아니라, 적절한 가격과 적시적소에 수소연료를 공급받는 문제도 포함돼있다”고 했다.
에어버스, 수소 액화시켜 영하 253도 저장기술 장애물
에어버스의 이 같은 계획은 2050 탄소중립을 위한 항공사들의 움직임이 점점 더 긴박해지고 있는 반증이라고 FT는 설명했다. 항공이 배출하는 온실가스 배출량은 전 세계의 2.4%를 차지한다.
항공사들은 지속가능한 항공연료(SAF)부터 전기 배터리, 수소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기술 개발을 연구하고 있다. 영국 항공기 엔진제조그룹인 ‘롤스로이스’는 지난 16일(현지시각) 전기항공기를 15분 동안 처음으로 시범비행에 성공했다. ‘혁신 정신(Spirit of Innovation)’으로 명명된 롤스로이스의 전기항공기는 400kW 전기구동시스템을 장착하고 있다. 도심 항공 택시(Urban Air Mobility, UAM)에 대한 투자도 여러 기업에서 이뤄지고 있다. 현대차그룹의 UAM 부문 영국 협력회사인 ‘어반에어포트’는 2028년 세계 65개 도시에 전기기반 도심공항 건설에 나서며, 2028년이면 도심항공 택시가 상용화될 것으로 보고 있다.
하지만 에어버스의 이 같은 주장에도, 기술적인 과제에 대한 회의적인 시선도 있다. 에어버스의 최고 기술책임자인 사빈 클라우크는 FT에 “수소를 액화시켜 섭씨 영하 253도에서 저장해야 하는 기술은 명백한 장애물”이라고 밝혔다. 이중 보호막을 갖춘 수소탱크, 특히 기존 연료저장고의 4배 크기인 이 탱크를 항공기 본체에 어떻게 장착할 것인가가 가장 큰 과제라는 것이다.
기술 장애물뿐 아니라 인프라 투자 또한 해결해야 할 난제다. FT는 “녹색 수소 공급망을 갖추고 공항을 비롯한 인프라 저장시설을 바꾸는 데 엄청난 투자가 필요할 것”이라며, 프랑스와 독일은 수소 사용을 포함한 산업계의 탈탄소화를 돕기 위한 투자를 약속하고 있다.
에어버스는 초기에는 단거리 비행기를 생산할 가능성이 높다고 밝혔다.하지만 항공 산업의 탄소 배출량 중 73%가 중거리 및 장거리 비행에서 배출되는데, 단거리 비행인 수소 여객기를 만들어봐야 별 의미가 없다는 이야기도 나온다.
이 때문에 지속가능한 항공유(SAF) 도입이 더 중요하다는 목소리도 있다. 앨런 엡스타인 MIT 항공학 교수는 “지속가능한 항공유(SAF)가 항공을 그린으로 바꿀 수 있는 유일하고 실용적인 해결책”이라고 밝혔다.
한편, 에어버스의 경쟁사인 보잉사는 수소, 전기 추진 기술을 연구하고 있지만, 보잉은 수소의 잠재력은 낮게 보는 편이다. 데이브 칼훈 보잉 사장은 지난 6월 애널리스트 컨퍼런스에서 “2050년까지 수소 전력으로 가동되는 항공기 도입은 검토하지 않고 있다”며 “대신, 보다 효율적인 항공기, 지속가능한 항공연료를 더 중시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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