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 미국-인도-일본과 희토류 등 청정에너지 공급망 로드맵 구축
중국, 호주 석탄수입 금지 10개월 '석탄대란' 빚고 전력난

바이든 대통령이 쿼드 회담을 마친 후 트위터에 남김 4개국 정상 사진/트위터 캡처
바이든 대통령이 쿼드 회담을 마친 후 트위터에 남김 4개국 정상 사진/트위터 캡처


주말인 25-26일, 무역갈등을 빚고 있는 호주와 중국에선 전혀 다른 장면이 연출됐다. 호주산 석탄수입 금지 10개월을 맞이한 중국에선 시진핑 주석의 ‘탄소중립’ 정책까지 겹치면서 최악의 전력난을 맞고 있다. 반면, 호주는 미국과 일본, 인도 정상들과 함께 ‘쿼드(Quad)’ 정상회담을 한 후 “내년에 청정에너지 공급망 정상회담을 하겠다”고 발표했다. 쿼드 정상회담이 대(對)중국 광물 공급망 벨트를 연결하려는 미국의 의도가 숨어있음을 드러내주는 상징적인 모습이었다. 

 

희토류 대국 호주, 전 세계서 러브콜

'쿼드' 끝난 후 2022년 청정에너지 공급망 정상회담 개최

25일, 스콧 모리슨 호주 총리는 “미국, 일본, 인도, 호주는 청정에너지와 같은 중요한 기술에 대한 공급망의 보안을 개선하고 세계적인 반도체 부족을 완화하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기자회견을 통해 밝혔다. 

모리슨 총리는 “주요 광물에서 호주가 가장 큰 생산국 중 하나이지만, 미래의 기술을 뒷받침하는 중대한 공급망으로서 더 큰 역할을 할 수 잇을 것”이라며 “호주는 인도-태평양 지역에 이러한 공급망을 건설하기 위한 로드맵 개발을 목표로 2022년 ‘청정에너지 공급망 정상회담’을 개최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호주의 광물 원료와 제조, 가공능력을 바탕으로, 미국과 인도, 일본의 최종 이용자들을 연결시키겠다는 포부를 밝힌 것이다. 호주는 세계 최대의 희토류 공급국가 중 하나로, 중국 외 지역에서 니켈, 구리, 코발트 등 전기차 배터리에 사용되는 광물을 주로 공급하고 있다.

중국은 “이 회담은 실패할 것”이라며 비난을 했지만, 이들은 “규칙을 바탕으로 한 행동을 해야 한다”고 중국을 의식한 듯한 발언도 했다.

호주는 공급망 중국 의존도를 낮추기 위한 국제적인 ‘러브콜’을 잇따라 받고 있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호주 희토류 생산업체인 ‘아라푸라’는 호주 북부에서 세계 희토류 수요를 10%를 커버할 수 있는 광산을 개발하고 있다. 유럽 완성차 업체들에게 직접 공급하기로 했다고 한다. 미국 국방부에선 지난해 호주 희토류 채굴업체인 ‘라이너스’에 텍사스주 희토류 처리시설 설립자금 3000만 달러를 지원하기로 했다. 

 

호주와 대립각 중국, 전력난으로 23개 성 절반이 전력제한

블룸버그 통신은 "중국의 전력난이 헝다그룹의 위기보다 더한 충격을 줄 수 있다"고 보도했다./블룸버그 캡처
블룸버그 통신은 "중국의 전력난이 헝다그룹의 위기보다 더한 충격을 줄 수 있다"고 보도했다./블룸버그 캡처

 

반면, 호주와 각을 세우고 있는 중국은 전력난이 심각해지고 있다. 중국은 지난해 10월 호주산 석탄 수입 금지 조치를 내렸다. 코로나 19 바이러스의 중국 기원설과 책임론 등을 들고 나온 호주에 대한 보복 조치였다.

문제는 중국이 호주로부터 발전용 석탄의 50%를 수입해왔다는 점이다. 중국은 전체 발전량 중 화력발전 비중이 57%에 달할 정도로, 석탄 발전이 많다. 중국 정부가 올해 2억5000만톤의 신규 석탄생산 계획을 발표했지만, 본격 생산에는 시간이 걸리는데다 시진핑 주석이 2060 탄소중립, 해외 신규석탄발전소 건설 중단 등 친환경 드라이브를 걸고 있어 석탄 대란을 빚고 있다.

발전용 석탄가격은 7월말 기준 톤당 1009위안(약 18만원)으로 2011년 이후 최고치를 기록, 9월초 기준 일부 지역에서는 톤당 4000위안(72만원)으로 오르기도 했다.

아직 청정에너지가 석탄만큼 공급되지 않고 있다. 중국 정부의 에너지백서에 따르면, 석탄은 57.7%, 청정에너지(천연가스, 수력, 원자력, 풍력, 태양광) 23.4%다.

급기야, 최근에는 애플과 테슬라의 공급망 협력업체가 전력난으로 인해 며칠 동안 생산이 중단됐는 소식이 블룸버그, 로이터 등 외신을 통해 속속 쏟아지고 있다. 블룸버그는 “전력을 둘러싼 각종 압박은 중국 경제에 헝다그룹 사태보다 더한 충격을 줄 수 있다”고 밝히기도 했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중국 23개 성 중 절반이 정부당국으로부터 전력 제한을 받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상하이 인근 장쑤성에서는 제철소가 문을 닫고, 일부 도시에서는 가로등마저 점등하지 않고 있으며, 저장성에서는 160여개의 회사가 문을 닫은 것으로 밝혀졌다. 장쑤성의 포스코 스테인레스 공장 또한 전력공급 문제로 중단된 상태인 것으로 나타났다.

겨울철 난방 소비 급증으로 인해, 석탄과 가스 수요가 늘어나는데 비해 ‘탈석탄’과 ‘탄소중립’으로 수요는 감소하고, 재생에너지 공급은 이를 뒷받침하지 못하는 ‘복합 위기’가 현실화된 것이다. 이 같은 그린플레이션(Greenflation, 그린과 인플레이션 합성어)은 유럽에서도 나타나고 있다.

COP26을 앞두고 ‘화석연료(석탄) 억제’를 요구하는 전 세계의 목소리에도 불구하고, 스콧 모리슨 호주 총리는 “당장 화석연료 산업을 철수시킬 준비가 돼있지 않다”며 “전환기술과 연료, 넷제로 기술을 연구하고 있으며, 이런 일은 하룻밤 사이에 일어나지 않는다”며 화석연료의 단계적 철폐 약속을 거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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