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재생에너지 전환 위해 만든 K-RE100
참여율은 공공기관 5.14%, 대기업 1.16%에 불과

RE100에 가입한 글로벌 대기업들/RE100 홈페이지
RE100에 가입한 글로벌 대기업들/RE100 홈페이지

 

올해 시작된 정부 사업인 K-RE100의 참여율이 1%대에 수준에 머무른 것으로 나타났다. 신영대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한국에너지공단으로부터 받은 자료에 따르면, 공공기관 전체 350곳 중 K-RE100에 참여한 공공기관은 5.14%인 18곳에 불과한 것으로 드러났다. 기업 참여율을 보면, 대기업은 전체 2565곳 중 삼성전자, 삼성디스플레이를 포함해 1.16%인 30곳이 참여한 것으로 나타났다. 중견・중소기업의 참여율은 더욱 낮았다. 중견기업은 전체 5007곳의 0.13%인 7곳이 참여했고, 중소기업은 전체 74만5105곳 중 4곳만 참여해 참여율이 0%에 가까웠다. 

K-RE100은 기업의 사용 전력을 신재생에너지로 전환하기 위해 산업통상자원부가 올해부터 도입한 제도다. 애플 등 글로벌 기업이 참여하고 있는 RE100을 국내 사정에 맞춰 선보였다. RE100은 ‘Renewable Energy 100’의 줄임말로, 기업에서 필요한 전력의 100%를 재생에너지로 공급하겠다는 글로벌 캠페인이다. 2050년까지 각 기업이 사용하는 전력량의 100%를 재생에너지로 조달함으로써 기후변화에 대응하려 한다. 애플, 구글, 페이스북 등 웬만한 글로벌 대기업은 다 RE100에 동참하고 있다. 

글로벌 RE100의 경우 올 8월을 기준으로 지난해 8월 가입 기업(191곳)과 비교할 때, 67%(320곳) 정도 증가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에 비하면 국내 공공기관과 기업의 K-RE100 참여율은 지극히 낮은 수준임이 분명하다. 

 

기업들의 자발적 동참 이끄는 제도 마련 시급

그렇다면 K-RE100 참여율이 저조한 이유는 무엇일까. 업계 관계자들은 가장 중요한 요인으로 해외와 다르게 국내 재생에너지가 비싸다는 점을 들었다.

토지가 넓은 미국은 재생에너지 발전단가가 싸서 경제성이 높으므로 재생에너지를 쓰면 기업에 이득이 된다. 미국이 아닌 다른 나라도 재생에너지 값이 석탄이나 원자력보다 싼 경우가 많다. 값이 싸고 환경에 이로운데, RE100에 참여하지 않을 이유가 없는 셈이다. 하지만 국내는 상황이 다르다. 우리나라는 재생에너지보다 석탄이나 원자력의 발전단가가 더 싸다. 기업 입장에서는 굳이 더 돈을 들여 재생에너지를 사용하려 하지 않는 것이다.

K-RE100 참여 공공기관과 기업의 이행수단과 관련한 우려의 목소리도 있다. 현재 K-RE100에 참여한 공공기관과 기업이 선택할 수 있는 이행수단은 한국전력공사(이하 ‘한전’)로부터 신재생에너지 전력을 구매하는 녹색프리미엄, 신재생에너지 공급의무 이행에 활용되지 않은 재생에너지(REC) 구매, 신재생에너지 설비를 확보해 직접 전력을 생산하는 자가발전 등 총 5가지다. 이중 K-RE100 참여 공공기관과 기업 62곳 중 59곳이 녹색프리미엄을 선택해 진행하고 있다. 녹색프리미엄의 경우 한전 자료에 따르면, 올 상반기에 전체 물량의 6.9%인 123만7595MW만 낙찰됐고, 하반기에는 참여율이 더 떨어져 전체 물량의 1.6%인 20만2798MW만 낙찰되는 데 그쳤다고 한다. 

이와 관련해 신영대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향후 K-RE100 참여 공공기관과 기업의 이행수단이 녹색프리미엄으로 쏠려 사업의 지속가능성을 낮출 우려가 있다”고 지적했다. 녹색프리미엄은 REC보다 전력 단가가 낮고 에너지 전환 목표 달성이 간편하지만, 기본요금에 추가요금을 납부하는 기부금 형태의 낙찰제이기 때문에 시장이 활성화될수록 가격이 오를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현재 K-RE100을 어떻게 활성화할지에 대한 이렇다 할 방법은 없어 보인다. 그렇다고 마냥 손 놓고 있을 수만은 없는 일. 정부가 재생에너지를 많이 사용한 기업에게 다양한 인센티브와 지원정책을 제공함으로써 기업들이 K-RE100에 자발적으로 동참할 수 있게 하는 제도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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