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하이닉스, 현대차 등 RE100 가입 13개사
재생에너지 보급 확대와 제도개선 촉구

2050년까지 기업이 사용하는 모든 전기를 100% 태양광・풍력 등 재생에너지로 쓰겠다는 글로벌 캠페인인 ‘RE100’ 참여기업이 정부에 지원을 요청해 눈길을 끌었다. 13일, 박기영 산업통상자원부(이하 ‘산업부’) 차관과의 간담회에 참석한 국내 RE100 참여기업의 대표들은 RE100을 원활하게 이행하기 위해 정부에 재생에너지 보급 확대와 제도개선을 촉구했다.

이날 간담회는 올해부터 시행된 한국형 K-RE100의 운영 상황과 정책 방향을 기업과 공유하고, K-RE100 활성화를 위한 의견을 수렴하기 위해 마련된 자리다. 간담회에는 RE100에 가입한 SK수펙스, SK하이닉스, SK텔레콤, 현대차, 애플코리아, LG에너지솔루션, 네이버, 고려아연, KB금융지주, 미래에셋증권, 한국수자원공사 등이 참석했다. 현재 국내 기업 중 글로벌 RE100에 가입한 기업은 모두 13개사로, 5개 기업은 RE100 가입 선언 후 승인 대기 상태이다.

간담회에 참석한 국내 RE100 참여기업은 K-RE100 이행을 위한 재생에너지 보급 확대, RE100 이행 부담 완화, 중소・중견기업의 RE100 참여를 위한 제도개선 등에 대한 의견을 제시했다. 또한 전력구매 협약(PPA, Power Purchase Agreement) 제도에 높은 관심을 드러냈다. 

 

PPA 공동구매 등 체결방식의 유연성 개선 요구

PPA는 전력시장을 통하지 않고 전력판매자와 전기사용자가 전력을 직거래하는 당사자 간의 계약 방식이다. 그동안 국내 기업들은 재생에너지로 생산된 전기를 직접 구매할 수 없어 RE100에 참여할 수 있는 수단이 제한적이었다. 하지만 12일, PPA를 시행하는 데 필요한 세부사항을 포함한 ‘전기사업법 시행령’ 개정안이 국무회의에서 의결됨으로써, 앞으로 재생에너지로 생산된 전기를 직접 구매할 수 있게 됐다. 

PPA는 미국에서 엄청나게 성공한 방식의 RE100 이행수단으로 꼽힌다. RE100 참여기업의 주요 이행수단 중 PPA가 차지하는 비중은 2015년 3%였으나 2018년 19%로 큰 폭으로 증가했다. 월마트의 경우 재생에너지 대부분을 PPA 구매로 조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월마트의 2018년 RE100 이행수단은 자가발전 0.1%, PPA 87.8%, 인증서 구매(REC) 12%로, PPA 구매가 가장 많다. 

미국 RE100 참여기업이 PPA를 공동구매한 사례도 있다. 구글과 월마트, 타겟, 존슨앤존슨은 지역의 전력회사가 태양광발전 사업자와 PPA를 체결하고 조달한 전력을 공동구매해 사용했다. 기업 입장에서는 초기 투자할 필요 없이 장기간 고정된 가격으로 재생에너지 전력을 구매할 수 있어 이롭다. 

국내 RE100 참여기업 역시 PPA 구매 시 기업 다수가 함께 참여하는 공동구매 방식 등 PPA 구매 체결방식의 유연성 개선을 요구했다. 더불어, 재생에너지 구매에 따른 비용부담 완화, RE100 참여기업에 대한 인센티브 등에 대한 의견도 전했다. 

 

참여기업 의견 반영해 2022년부터 본격적으로 지원

이에 정부는 앞으로 RE100 참여기업을 독려하고, 기업의 RE100 참여를 촉진하기 위해 RE100 이행모델 다양화, 금융 지원・인센티브 강화, R100 제품 홍보 같은 지원 방안을 마련하기로 했다. 뿐만 아니라 간담회에서 제기된 RE100 참여기업의 의견을 반영해 재생에너지 관련 제도개선과 RE100 활성화 방안을 마련하고, 오는 2022년부터 본격적으로 지원해나간다는 계획이다.

박기영 산업부 차관은 “탄소중립 및 기후변화 대응에 따라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이 확대되면서 RE100이 글로벌 스탠다드로 자리매김하고 있다”면서 “신재생에너지 보급 사업, 인센티브, 제도개선 등 다양한 정책수단을 통해 기업들의 RE100 참여를 활성화해 나갈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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