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를 이어 조 바이든 대통령이 정권을 잡으면서, 미국의 기후변화대응 기조에 큰변화가 생겼다. 트럼프 정권시절 탈퇴했던 파리기후협약에 재가입하고, 친환경 투자를 중심으로 무려 2조달러에 달라는 인프라 투자안을 발표한 것이다. 또한 지난 8월, 백악관은 "2035년까지 미국의 신재생에너지 발전비율을 40%까지 끌어올릴 수 있다"고 발표하기도 했다.
중국 또한 지난 해, 시진핑 주석이 2060 탄소중립을 선언했고 올해 초에는 제14차 5개년 계획을 통해 2020년 대비 에너지 사용량과 탄소배출을 각각 13.5%, 18%까지 감축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이들의 '탄소중립선언'과는 달리, 실제 정책 이행과정에서 피해를 보는 취약계층 주민들이 늘고 있어 기후 불평등 문제가 불거지고 있다.
트럼프보다 화석연료 승인 더많은 바이든 정부...
그 피해는 인디언 원주민의 몫
바이든 정부는 기후변화 대응에 적극적인 행보를 보이며 환경단체 및 시민들에게 지지를 받아왔다. 하지만 최근, 바이든이 화석연료 사용을 묵인하는 모습을 보이자 실망감을 표하는 이들이 늘고 있다.
실제, 바이든 정권은 트럼프 재임시절 승인됐던 화석연료 프로젝트와 송유관 건설에 제동을 걸지 않고 있다. 일례로, 바이든 정부는 와이오밍 내 중앙정부 소유 토지의 석유 채굴과 1900km에 달하는 다코타 송유관에 대한 승인 취소, 폐쇄 명령 등의 절차를 수행할 수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이를 묵인했다.
또한 바이든 대통령 취임 후, 2100여 건의 신규 석유·천연가스 채굴 허용 먼허가 발급되면서 2020년 약 4600건이었던 면허 발급 건수가 올해 4900여건으로, 1년 새 300건 증가했다. 현재의 발급 페이스가 지속된다면 바이든 정부는 기후변화대응에 소극적이었던 트럼프 정부보다도 더 많은 화석연료 채굴면허를 발급하게 된다.
이에 대해 환경단체 어스저스티스(Earth Justice)의 범무팀장 드류 카푸토(Drew Kaputo)는 "미국 탄소배출의 25%는 공공부지의 석유 및 가스 채굴로 인해 발생한다"며" 미국 정부가 지금까지 해왔던대로 화석연료 개발을 허용한다면, 기후변화 대응 목표를 달성할 수 없을 것"이라고 강력하게 경고했다.
특히 송유관의 경우, 지역사회의 환경과 주민들의 건강에 치명적인 영향을 끼친다는 것이 밝혀졌다. 송유관은 인디언 원주민이나 취약계층 주민의 거주구역을 관통하는 경우가 많은데, 바이든 정부가 이들의 피해에 침묵하고 있는 것 아니냐는 비판이 이 대목에서 나온다.
이에 대해 前 바이든 캠프 인디언 원주민 관여 담당, 크리스탈 카발리에(Crystal Cavalier)는 "바이든은 '기후 정의'를 주창하며, 화석연료 사용으로 인한 인디언 원주민 피해를 막겠다고 선언했으나, 그 약속을 지키지 않고 있다" 며 "IPCC가 즉각적인 기후변화 행동을 촉구했기에, 우리 또한 바이든에게 즉각적인 행동을 요구할 것"이라고 강경한 입장을 밝혔다.
갑작스런 에너지 소비 규제로 진통 겪는 중국 지방 도시
2060 탄소중립을 선언한 중국에서도 10개 지역을 제외한 모든 지방의 에너지 소모량이 증가했고, 석탄화력발전소 또한 증가했다. 특히, 중국은 여전히 247기가와트에 달하는 화력발전소 설립 계획을 갖고 있기에, 미국의 기후특사 존 케리 (John Kerry)가 이를 꼬집어 지적하기도 했다.
최근, 중국 정부는 호주석탄 수입 금지 및 에너지 소비 통제라는 특단의 조치를 취했으나, 그 여파로 진통을 겪고 있다. 석탄 부족으로 인한 전력난, 지방 도시의 경제 마비 문제가 중국 전역을 강타한 것이다. 특히, 중국의 탈탄소 정책 하에 베이징, 상하이, 선전 등 주요 도시의 탄소배출 시설이 내몽골, 위구르 신장, 허베이 등의 지방 도시로 이전한 가운데, 지방 도시의 취약계층 주민들이 피해를 겪고 있다.
지방도시의 제철소, 중공업 시설, 석탄발전소 등의 운영에 차질이 생기면서 주민들이 일자리를 잃고 경제가 마비된 것이다. 게다가 중앙 정부의 탄소배출 감축 압박이 거세지면서, 지방 도시를 중심으로 전력 단전이 지속적으로 발생하고 있다.
이에 대해, 환경단체 '아시아인을 위한 기후솔루션'(People of Asia for Climate Solutions) 대표 왕 샤오준 (Wang Xiaojun)은 "중국의 빈곤지역에서는 무분별한 천연자원 채굴과 화석연료 연소가 이루어졌다"며 "이제 와서 공장의 문을 닫고, 탄소배출을 줄이라고 요구하면 취약계층 주민들은 그 피해를 어떻게 보상받을 수 있겠는가"라며 중국 정부의 현 정책을 비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