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경련, 국내 30대 그룹의 ‘2021 K기업 ESG 백서’ 출간
글로벌 인수・합병, ESG 채권 발행 증가, 탄소 중립 선언 증가 등

2021 K기업 ESG 백서
2021 K기업 ESG 백서

전국경제인연합회(이하 ‘전경련’)가 5일, 국내 30대 그룹의 ESG(환경・사회・지배구조) 투자와 관련된 조사 결과를 담은 ‘2021 K기업 ESG 백서’를 펴냈다. 30대 그룹에 소속된 기업과 전경련이 운영하는 K-ESG 얼라이언스 회원사의 지속가능 보고서와 실태조사 등을 바탕으로 했다. 

올해 국내 30대 그룹이 발표한 환경 분야의 ESG 관련 투자액은 모두 153조 2123억 원으로, 2030년까지 탄소 저감 공장・기술 개발, 신재생 에너지, 수소 경제, 순환 경제 등 친환경 사업에 투입될 예정으로 알려졌다.  <임팩트온>은 K기업 ESG백서에 나타난, 10가지 ESG 트렌드를 요약해봤다. 

 

#1. 적극적인 글로벌 인수・합병

국내 30대 그룹의 ESG 투자와 관련해 가장 주목할 만한 건, 글로벌 인수・합병 방식으로 ESG 관련 투자를 늘려나가는 점이었다. SK와 한화, 효성 그룹의 행보가 대표적이다. 

SK는 사업 포트폴리오를 ESG 테마로 재편해 인수・합병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SK의 일본 투자법인이 일본의 친환경 소재 기업 ‘TMB’에 1400억원의 지분 투자를 했고, SK에코플랜트가 ‘클렌코’, ‘대원그린에너지’, ‘새한 환경’, ‘DDS’ 등 폐기물 처리업체 네 곳을 인수했다.

한화는 화학・소재・친환경 에너지 분야에서 입지를 강화하고 있는데, 특히 에너지 분야의 인수・합병이 두드러진다. 태양광 풍력 사업을 강화하기 위해 7억2700만 유로(9600억원)를 들여 프랑스 재생에너지 전문 개발업체 ‘RES프랑스’를 인수했고, 미국 고압 탱크 제조업체인 시마론의 지분 100%를 인수했다. 

그룹의 미래 먹거리를 수소 경제에서 찾고 있는 효성중공업은 독일 ‘린데’와 협업해 세계 최대의 액화수소 공장 건립에 나섰다. 

#2. ESG 채권 발행 기업 증가

올해가 기업들이 녹색 자금을 조달하기 위해 ESG 채권을 발행한 첫해였다는 점도 눈길을 끈다. 최근 3년간 상반기 실적을 집계한 결과, 민간 기업의 ESG 채권 발행은 지난해까지 없었으나, 올해 들어 10대 그룹을 중심으로 나타나기 시작했다. 현대차, SK, LG, 롯데, 한화, 포스코, GS, 현대중공업 등이 ESG 채권을 발행한 것이다. 

연도별 상반기 실적을 기준으로, ESG 채권 발행 금액은 2019년 7조2300억원, 2020년 30조2322억원(전년 대비 318.1% 증가), 2021년 47조9175억원(전년 대비 58.5% 증가)으로 크게 증가했다. 

채권 유형별로 살펴보면, 친환경 프로젝트에 투자금을 활용할 수 있는 녹색 채권 발행 건수가 2020년 0건에서 2021년 75건으로, 22%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출처. 전경련 '2021 K기업 ESG 백서'
출처. 전경련 '2021 K기업 ESG 백서'

#3. 탄소 중립 선언 기업 증가

올 한 해 넷제로(Net-zero・탄소 중립)를 선언한 국내 기업들이 여럿 증가했다. LG전자, SK, SK실트론, SK네트웍스, 현대차, 기아, SK텔레콤, 한화솔루션, 코웨이, 네이버 등이 온실가스 배출을 최대한 줄이고, 배출한 만큼의 탄소를 다시 흡수하거나 제거해 순 배출량이 ‘0’이 되게 하겠다고 나선 것이다.

이들 기업 중 LG전자가 2030년을 선언해 달성 목표 시점이 가장 빠르다. SK・SK실트론・SK네트웍스는 탄소중립 2040을 선언했고, 현대차・기아 2045년, SK텔레콤・한화솔루션・코웨이는 2050년 탄소 중립을 발표했다. 네이버는 2040년까지 탄소 배출 마이너스를 달성하겠다는 카본 네거티브(Carbon Negative・이산화탄소 순 배출량을 마이너스로 만드는 것) 전략을 세웠다. 

#4. RE100 참여 기업 13개사

국내 기업들이 영국 런던의 다국적 비영리 기구인 더 클라이밋 그룹에서 발족한 이니셔티브인 ‘RE100’에 활발히 참여하는 것도 관심을 끈다. RE100은 2050년까지 기업 활동에 필요한 전력을 100% 재생 에너지로 전환하겠다는 글로벌 캠페인이다.

국내 기업 중 SK, SK하이닉스, SKT, SK실트론, SKC, SK머티리얼즈, SKIET, LG에너지솔루션, 아모레퍼시픽, KB금융그룹, 한국수력원자력, 고려아연, 미래에셋증권이 참여하고 있다. 이외에 현대차, 기아, 현대모비스, 현대위아, 현대트랜시스 등 현대차 그룹 5개사가 RE100에 참여한다고 발표했다. 

#5. TCFD 지지 공식 선언 기업 19개사

올 한 해, 기후 관련 재무정보 공개 협의체인 ‘TCFD((Task Force on Climate-related Financial Disclosures)’ 지지를 공식적으로 선언한 국내 기업이 19개사에 달했다.

TCFD는 G20 재무장관과 중앙은행 총재 회의 산하 금융안정위원회(FSB)가 설립한 글로벌 기후변화 관련 재무정보 공시 태스크포스다.

국내 기업들 중 TCFD를 공식적으로 지지하는 곳은 금융과 공공기관을 제외하고 삼성SDS, 현대차, 기아, 현대글로비스, SK이노베이션, LG화학, 롯데칠성음료, 한화솔루션, 포스코, 네이버, DL E&C, 제뉴원사이언스, 영진약품, 하나투어, 현대로템, 한국수력원자력, KT&G, 만도, KT다. 

#6. CDP 서명 기관 7개사

CDP(Carbon Disclosure Project・탄소정보공개프로젝트)에 서명한 국내 기업도 7곳이나 된다. COP는 2000년 영국에서 설립된 비영리 단체로, 서명 기관으로 참여한 전 세계의 투자기관을 대신해 기업의 기후변화 대응 등 환경과 관련된 정보공개를 요구하고 이를 분석해 제공한다.

CDP 한국위원회는 매년 시가총액 200대 기업에 환경 정보공개를 요청한다. 국내 기업들 중 COP에 서명한 기관은 삼성화재, 신한은행, 대구은행, KB금융그룹, 하나금융그룹, JB금융그룹, 공무원연금이다. 

#7. ESG 공급망 협력과 지원

국내 기업들은 올해, ESG 분야 중 사회(S) 이슈에 적극적으로 대응했는데, 그중 공급망 협력이 눈길을 끈다. 

포스코는 2월 초, ‘친환경컨설팅 지원단’을 발족하고, 환경・설비・구매 부서, 포항산업과학연구원(RIST)과 함께 환경 문제의 원인 규명에서 솔루션 제시까지, 종합적인 환경개선 활동을 전개하고 있다. 

현대차는 협력사들의 ESG 수준을 진단하고 실질적인 개선을 유도하기 위해 공급망 ESG 주요영역인 윤리, 환경, 노동・인권, 안전・보건, 경영시스템 관련 항목을 기준으로 자가진단(협력사 주관)・평가를 실시해 평가체계를 수립했다. 

한화솔루션 역시 중소 협력사 24곳에 자체 개발한 ESG 평가 모형을 적용해 교육과 컨설팅을 지원한다. 

#8. 다양성 이슈

ESG의 사회(S) 이슈 중 다양성을 빼놓을 수 없다. 다양성은 전 세계적으로 ESG 경영에서 아주 중요한 요소 중 하나로 여겨지고 있다.

국내 기업들 중 ㈜두산은 임직원 성별 다양성 등을 확보하기 위해 단・장기 타깃을 설정해 관리하는데, 그 결과 여성 관리자(상・중・하급 공통)의 비율이 높아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SK가스 올해부터 여성 인력을 육성하고 이들의 조직 내 성장을 지원하기 위한 ‘여성 리더 육성 WLP(Women in Leadership Program)’를 진행 중이다.

CJ제일제당도 다양성을 존중하는 인재경영 방침에 따라, 여성 임원과 관리직 비율 목표를 세워 관리하고 있다. 이에 2020년 관리직 여성 인원의 비율은 19%로, 전년 대비 1%p 증가한 것으로 드러났다. 뿐만 아니라 여성 임원 및 매출 발생부서 내 여성 비율도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출처. 전경련 '2021 K기업 ESG 백서'
출처. 전경련 '2021 K기업 ESG 백서'

 

#9. 인권 실사 등 인권 경영

또한 인권 경영에 신경 쓰는 기업들도 늘어나는 추세다. 삼성카드와 에쓰-오일이 대표적이다.

삼성카드는 4월, ‘인권경영선언문’을 바탕으로 전사적 인권 실사를 진행한 결과, 인권 경영과 관련해 전반적으로 커뮤니케이션 활동 측면에서 개선 요구사항이 도출된 것으로 나타났다. 앞으로 이를 반영한 인권 정책에 대한 소통 방법과 이슈 발생 시 대응 방법에 대한 교육을 진행할 예정이다.

에쓰-오일은 전사・공급업체 인권 실사 및 후속조치를 취하고 있다. 인권 정책을 바탕으로 내부 절차에 따라 고객, 임직원, 협력업체, 지역 주민을 포함한 이해관계자와 인권 정책을 공유하고, 주기적인 점검을 통해 잠재적 위험 집단과 이슈를 파악한다.

#10. 윤리적 조달 동참 기업 증가

전 세계적으로 광물자원, 식자재 등의 윤리적 조달(책임 있는 조달) 중요성이 부각되고 있는 가운데, 국내 기업들도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전기・전자 업종 등을 중심으로 한 분쟁 광물 사용 규제에 대한 동참이 대표적이다. 삼성전자, 삼성SDI, 삼성디스플레이, SK하이닉스, SK이노베이션, LG전자, LG화학, LG디스플레이 등이 글로벌 이니셔티브인 ‘책임 있는 광물 이니셔티브(Responsible Minerals Initiative)’의 회원으로 있다. 

이와 더불어, 최근 식재료 등과 관련한 윤리적 조달에도 인식이 높아지고 있다. 국내 기업들 중에는 CJ제일제당이 동물복지 원칙을 준수한 원재료 조달(계란 등) 방침을 선언해 눈길을 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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