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회용 플라스틱 포장재 쓰레기./픽사베이
일회용 플라스틱 포장재 쓰레기./픽사베이

 

플라스틱 재활용에 관한 상반된 주장이 31일 전경련과 그린피스에서 등장해 눈길을 끌었다.

전경련은 이날 ESG 연합회의체 ‘K-ESG 얼라이언스’ 회원사들의 의견을 수렴해 ESG 투자 관련 개선과제를 규제개혁위원회 등에 제출했다. 전경련의 건의 과제 6개는 ▲탄소중립 기술 세액공제 등 지원 확대 ▲바이오 항공유 공급자·사용자 인센티브 마련 ▲수소 경제법 적용대상에 수소연소발전사업 포함 등 탄소중립 과제가 3개 포함됐고, 순환경제 관련 안건이 3개 포함됐다. 순환경제 안건은 ▲화이트바이오 소재 신규물질 등록 간소화 ▲생분해성 플라스틱 제품 인증요건 완화 ▲전분 플라스틱에 대한 바이오 플라스틱 인증 허용 등이다. 

전경련은 “최근 개발중인 바이오·생분해성 플라스틱은 환경과 인체 유해성과 거리가 먼 경우가 많지만, ‘화학물질의 등록 및 평가 등에 관한 법’(화평법) 때문에 등록이 필요해, 신속한 기술 개발을 저해한다”고 밝혔다. 글로벌의 경우 화이트바이오로 옥수수, 콩, 목재류 등 재생가능한 식물 자원을 원료로 화학제품 또는 바이오연료 등을 생산하는 기술시장 선점 경쟁이 치열한데, 등록절차가 까다로워 타이밍을 놓칠 우려가 있다는 것이다. 이에 전경련은 “바이오 기반 또는 생분해성 플라스틱 등 친환경 화이트 바이오 제품인 경우 10톤 미만 등 소량 물질은 화평법상 등록을 면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편, 열가소성 전분(TPS) 플라스틱의 경우 EU에서는 생분해성을 입증 받아 상용화되고 있지만, 우리나라에서는 바이오매스 합성수지 제품(EL727)으로 인증받기 어렵다고 한다. 이탈리아 기업 노바몬트의 사례가 대표적이다. 전경련은 인증요건과 절차 완화를 주장했다. 

 

그린피스, "생분해 플라스틱 가능한 자연조건 찾기 힘들어"

같은 날, 국제환경단체인 그린피스 서울사무소는 국내 대표적인 5대 식품 제조사인 CJ제일제당, 롯데칠성음료, 농심, 오뚜기, 동원F&B를 상대로 한 플라스틱 조사 보고서를 발표했다. ‘식품 제조사는 일회용 플라스틱을 판다’라는 보고서로, 국내 기업들의 플라스틱 생산량과 감축 계획, ‘플라스틱 발자국’ 공개 여부 등에 과한 조사를 담았다. 

그린피스는 플라스틱 감축(40%), 투명성(20%), 혁신(20%), 정책(20%)의 4가지 항목을 평가, 각 항목별 가중치를 둬서 기업별 총점을 계산했다. 그 결과, 4개사는 D점수를 받았고, 동원 F&B는 F 점수를 받았다.

“5대 식품 기업의 일회용 플라스틱 감축 점수 D~F”

보고서에 따르면, 롯데칠성음료는 5만767톤의 일회용 플라스틱 포장재를 사용했지만, 해당 비중은 18.6%로 5개 기업 중 가장 낮았다. 농심은 2020년 기준 3만톤의 포장재 중 93.9%가 일회용 플라스틱 포장재로 가장 높았다. 5개 기업 중 일회용 플라스틱 감축을 위한 장기적인 로드맵을 준비중인 기업은 없었다고 그린피스는 밝혔다.

보고서는 “플라스틱은 최대 6번까지만 재활용할 수 있는 소재로, 종류에 관계없이 기계적 재활용으로 100% 복구가 어려워, 재활용 가능한 플라스틱 포장재도 상당량이 가까운 미래에 결국 폐기물이 될 가능성이 높다”고 밝혔다.

특히 최근 많이 사용되고 있는 ‘바이오 플라스틱’, ‘생분해 플라스틱’ 역시 근본적인 대안이 아니라고 보고서는 밝혔다. “현재 생산되는 바이오 플라스틱 원료의 80%는 전분인데, 식량 위기라는 거시적인 관점에서 보면 대안으로 보기 힘들고, 또 생분해 플라스틱은 특정 조건 아래서만 완전 분해되는데 이러한 조건은 자연환경에서는 찾아볼 수 없다”고 주장했다.

또 국내에 이런 설비를 갖추고 있는 곳이 없다보니, 생분해성 플라스틱은 결국 다른 플라스틱과 마찬가지로 매립 또는 소각될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그린피스는 “연 1회 이상 플라스틱 종합 정보를 공개하고, 연도별 플라스틱 감축 목표를 설정한 뒤 로드맵을 공개하라”며 “식품제조사는 중장기적으로 정부, 유통업체 등과 협력해 재사용, 리필 가능 시스템을 구축할 것”을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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