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과학자들은 영화 <돈룩업(Don't look up)>의 주인공들이 기후 위기에 대해 말하는 자신들과 별반 다르지 않다고 말한다. 지구를 향해 혜성이 돌진하고 있다고 이야기하는데 대수롭지 않게 여기는 영화 속 사람들의 모습이 지금 우리의 모습과 닮아있다는 것이다.
영화보다 현실이 더 최악인 상황
영화 <돈룩업>은 기후 위기에 대처하는 우리의 자세에 대한 영화다. 감독 애덤 맥케이(Adam Mckay)는 기후 변화에 관한 정부간 패널(IPCC)가 2018년에 내놓은 연구를 보고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문가를 해야 한다고 생각했다고 한다. 그렇게 탄생한 영화가 <돈룩업>이다.
영화의 주연 배우이자 환경운동가인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는 <돈룩업> 코멘터리 영상을 통해 “과학적 진실에 대해 귀 기울이지 않는 현대 문화를 비유한 영화”라고 말했다. 혜성이 지구와 충돌한다고 말하는데 웃어넘기고, 혜성에서 광물을 추출해 부자가 되려는 생각에 사로잡힌 영화 속 캐릭터의 모습이 지구의 온도는 올라가는데 화석연료를 꺼내서 온실가스를 만들어내는 사람들의 모습과 별반 달라 보이지 않는다는 것이다.

기후과학자들이 느끼는 현실을 대변
기후과학자인 피터 칼무스는 영국 가디언지에 쓴 기고를 통해 이 영화에 대한 소감을 밝혔다. “여자 주인공 디비아스키가 ‘우리 말이 그렇게 어려워요? 지구 전체가 곧 파괴될 거라고 말씀드리는 겁니다’라고 하는데 아무도 듣지 않는다. 이것이 오늘날 기후과학자의 기분”이라는 것이다. 기후 변화가 현실이라고 계속 이야기하는데 주요 신문은 여전히 화석 연료 광고를 게재하고, 기후 소식은 스포츠 뉴스에 가려져 버린다는 것이다. 그는 “앞으로 다가올 일을 알리려는 더 많은 이야기가 필요하다”라고 의견을 전했다.
영화 <돈룩업>은 현재 진행 중인 이야기다. 기후 위기는 앞으로 수년 동안 식량위기, 재난, 난민, 전쟁 등 고통스러운 과정을 가지고 올 것으로 예상된다.
기후과학자들은 지구의 온도를 1.5도 미만으로 유지하려면 5년 밖에 남지 않았다고 말한다. 이를 뒷받침하는 연구 결과도 많다. 기후과학자들은 지구 시스템이 가파르게 무너지고 있지만 기후 파괴는 천천히 전개되기 때문에 커뮤니케이션이 쉽지 않다고 토로한다. 그러면서 인류는 화석 연료 산업에 정면으로 맞서야 하고, 2050년까지 넷제로 달성이라는 목표를 고려하지 말고 지금 바로 비상모드로 전환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일어날 일을 막을 순 없지만 나아질 수는 있다는 게 그들의 의견인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