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P26이 진행중인 가운데, 영국 과학저널 '네이처(Nature)'지가 IPCC(기후변화에 관한 정부간 협의체) 제 6차보고서 저자들의 기후변화 미래 전망을 공개해 화제가 되고 있다. 이들은 보고서 작성에 참여한 기후학자 234명 중 92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진행했으며, 파리기후협약 목표 이행가능성, 기후변화에 대한 미래 전망과 영향 등에 대해 질문했다.

 

현재의 대응 수준으로는 기후변화 막기 힘들어

다수의 기후학자들은 파리기후협약 목표, 즉 지구평균기온 상승폭을 1.5℃-2.0℃로 제한하는 것이 불가능하다고 전망했다. 파리기후협약 이후 많은 국가들이 높은 수준의 국가온실감축목표(NDC· Nationally Determined Contribution)를 제시했으나, 실질적인 행동이 턱없이 부족하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절반이 넘는 기후학자들은 지구평균기온이 3℃ 이상 오를 것이라는 암울한 전망을 내놓았다.

이는 다른 기관에서 제시한 예측치보다 부정적인 결과다. 지난 주 UN환경계획(UNEP)이 발표한 보고서는 전세계가 현재까지 제시한 온실가스배출 목표를 이행할 경우, (추가적인 목표치 수정이 없는 것을 가정할 때) 지구 평균기온이 2.7℃로 상승할 것으로 예상했고, 환경 단체 기후행동트래커(Climate Action Tracker)는 2.4℃의 기온상승을 전망했다. 기후학자들이 이들보다 더 부정적인 전망을 내놓는 것은, 각 국가가 내놓은 탄소중립목표가 제대로 이행되지 않을 것이라고 보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아프리카 기후모델 전문가 모하마두 밤바 실라(Mohamadou Bamba Sylla)는  "지금은 각국 정부가 녹색 정책을 제시하는 초기 단계"라며 "아직까지는 온실가스 배출 감축을 위한 유의미한 행동이 이루어지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특히 응답자들은 파리기후협약 이후 취해진 기후변화 대응이 미진했기에, COP26에서 의미있는 행동 변화가 있을 것에 의구심을 표했다. 

또한 설문 응답자의 88%는 기후변화를 둘러싼 현 상황이 '긴급사태'라고 간주했다. 이들은 기후변화의 재난적 결과를 목도할 것이라고 예상했으며, 이로 인해 삶의 선택에 영향을 받고 있다고 답했다. 기후변화로 인해 거주지에 대한 결정과 삶의 패턴(식습관, 해외 이동 등)에 영향을 받은 응답자는 각각 41%와 21%에 달했으며, 17%의 응답자는 기후변화로 인해 자녀출산에 대해 심각하게 고려하고 있다고 답했다.

 

대중의 요구와 친환경 기술 발전 통해 파리기후협약 목표 달성 가능

기술 발전을 통해 많은 국가가그리드 패리티(재생에너지 발전가격이 화석연료발전 보다 낮은 것)를 달성했다./Bloomberg
기술 발전을 통해 많은 국가가그리드 패리티(재생에너지 발전가격이 화석연료발전 보다 낮은 것)를 달성했다./Bloomberg

비록 소수이지만, 일부 설문 응답자는 기후변화에 대한 적절한 대응이 이루어질 수 있다고 답했다. 응답자의 20%는 세계 평균기온상승을 2℃로 제한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으며, 4%는 1.5℃까지 제한 할 수 있다고 봤다. 

이에 대해 美 로렌스 버클리 국립연구소의 기후학자 찰스 코벤(Charles Koven)은 "친환경 기술의 빠른 발전을 통해 탄소중립을 조기달성할 수 있다"며 "온실가스 배출이 없어진다면, 기후변화 위협은 사라질 것"이라고 긍정적인 의견을 제시했다.

이는 온실가스 배출이 없어지더라도, 이미 배출된 온실가스가 지속적으로 기온상승을 야기할 것이라는 주류 의견과는 다른 입장이다. 특히 그는 최근 10년간 신재생에너지 섹터가 이뤄낸 혁신과 가격경쟁력 확보를 예로 들며, "기술발전과 기후변화대응을 요구하는 대중의 목소리가 합쳐진다면, 현재 상황을 뛰어넘는 파괴적 혁신이 이루어질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기후변화의 미래에 대한 전망이 갈리는 가운데, 설문 응답자들이 공통적으로 말하는 것은 지금보다 더욱 높은 수준의 기후변화 대응 행동이 필요하다는 점이다. 과연 COP26에서 기후학자들의 의구심을 뛰어넘는 유의미한 결과가 도출될 수 있을 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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