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서부지역에 1200년 만에 최악이라는 가뭄이 찾아오고, 저수지에 물이 말라 농작물이 자라지 않는 심각한 기후 변화가 나타나는 가운데, 기후 변화가 사람들의 삶을 어떻게 변화시킬지 과학적으로 분석한 IPCC(기후변화에 관한 정부간 협의체) 보고서가 완성돼 주목을 받고 있다.
IPCC는 이 보고서를 바탕으로 회원국들이 2월 25일까지 합의를 거친 뒤 2월 28일 초안을 공개하겠다고 밝혔다.
전 세계적 합의의 근거가 될 IPCC 보고서
UN의 기구인 '기후 변화에 관한 정부간 협의체(Intergovernmental Panel on Climate Change, IPCC)'는 5~7년마다 기후 변화에 대한 보고서를 발행한다. 이 보고서는 저자들이 매년 발행되는 수천 개의 과학 논문을 평가한 뒤 기후 변화의 원인, 영향과 함께 미래에 닥칠 위험에 대해 논하고, 과학적 정보를 제공하는 식으로 작성된다.
IPCC 보고서는 각국 정부가 기후 정책을 개발하는 데 사용되며, 국제적 협의에 근거로도 활용된다. 지난 5차 평가 보고서는 2014년에 완료되었으며 파리 협정에 주요한 과학적 정보를 제공했다.
현재 IPCC는 6차 평가보고서(Sixth Assessment Repor, AR6)를 총 3가지로 나누어 진행 중이다. 첫 번째 보고서는 기후의 물리적 변화에 대한 내용으로 지난해 8월 발표된 바 있다.
제 2실무그룹(WG2)이 작성한 두 번째 보고서는 자원한 67개국 270명의 과학자들에 의해 작성됐다. 이번에는 지난 기후 변화가 인간과 지구에 어떻게 영향을 미쳤는지, 미래에 무엇을 기대할 수 있는지 기온이 높아진 지구에 적응할 때 생겨날 위험에 대해서 다뤘다.
남아프리카 공화국의 환경 과학자이자 IPCC 제 2 실무그룹의 공동 의장인 데브라 로버츠(Debra Roberts)는 “과학자들은 물리적으로 기후가 변화하고 있다는 사실을 걱정한다. 그러나 사람들은 기후 변화가 그들의 삶, 일터, 가족에게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알고 싶어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 보고서에는 기후변화가 불러올 사람들의 삶을 아프리카, 아시아, 호주, 중앙 남미, 유럽, 북미, 이외 섬 지역을 포함해 총 7개의 지역으로 나눠 다루고 있다. 특히 도시에 강한 중점을 두었다”고 전했다.
과학자들, 기후 변화로 인해 살 곳이 없어질 거라 경고
지난 11월 IPCC 제 6차 보고서 저자들이 기후 변화 미래 전망에 대해 부정적인 답변을 내놓았던 것과 마찬가지로 보고서의 결과는 그리 긍정적이지 않다.
독일의 생리학자이자 제 2 실무그룹의 공동 의장인 한스 오토 푀르트너(Hans-Otto Poertner)는 “인간과 생물은 살아갈 곳을 잃고 있다. 앞으로 기후 변화로 인해 지구의 일부는 거주할 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지구의 공룡을 멸종시킨 것과 같은 대량 멸종의 위험에 대해서도 경고했다.
미국의 참여 과학자 모임(Union of Concerned Scientists)의 레이첼 클리투스(Rachel Cleetus)는 “곧 나올 IPCC 보고서는 우리가 이미 알고 있는 폭염, 가뭄, 홍수, 폭풍, 산불, 해양의 산성화로 인한 생태계의 변화를 확인시켜줄 것”이라고 전했다. “이 과학적 분석은 우리가 과감한 글로벌 조치를 취하지 않을 경우 기후 위기가 얼마나 더 악화될 것인지 강조하는 역할을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보고서는 정책 입안자들에게 보내는 메시지
세계기상기구(WMO)의 사무총장인 페트리 탈라스(Petteri Taalas)는 “과학적 결론, 생물이 멸종되고 인류가 사라지는 것에 대해 이야기할 때는 사람들의 정신 건강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만큼 주의를 기울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런 두려움은 젊은이들이 아닌 정책 의사 결정자들을 대상으로 알려져야 한다”라고 지적했다.
독일 교육부 장관 베티나 슈타크-바칭거 (Bettina Stark-Watzinger)는 "기후 변화는 전세계의 문제"라며 "정부가 IPCC 요약보고서에 서명하도록 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IPCC의 공동 의장인 로버츠는 "이 보고서가 정책 입안자들에게 보내는 메시지는 분명하다"면서, "점진적인 변화와 함께 체계적인 변화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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