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전의 르네상스를 열겠다"고 했던 영국이 원전 건설 비용 급증으로 곤란한 상황에 처했다고 가디언, 블룸버그 등이 최근 보도했다.
영국의 힝클리포인트(Hinkley Point) C 원전의 건설을 맡고 있는 프랑스 에너지 대기업인 EDF(Electricite de France SA)는 코로나 펜데믹과 공급망 사태로 진행이 더딘 데다 비용까지 급증해 완성에는 시간이 더 걸릴 것으로 보고 있다고 밝혔다. 영국 남서부 서머셋주에 지어지는 힝클리 원전은 완공 후 600만 가구에 전기를 공급하는 대규모 프로젝트다.
영국 남서부에 건설 중인 2기의 원자로 건설 비용은 250억~260억 파운드(약 41조원)에 달한다고 EDF가 3일(현지시간) 성명을 통해 밝혔다. 이는 이전 비용범위인 220억 파운드보다 10억 파운드(1조5900억 원) 증가한 것이다. 다만, EDF는 영국 정부가 추가 비용을 부담하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힝클리 포인트C의 추가비용은 부담하지 않을 듯
영국 정부는 자국의 에너지 자립도를 높이고 화석 연료에 대한 의존도를 줄이기 위해 원전 건설을 기획했다. 이번에 발표된 원전 비용의 재평가는 EDF가 영국 정부와 같은 설계를 사용할 제2의 영국 원자력 발전소에 대한 자금 조달을 위한 협의를 진행하던 중에 나온 것이다.
EDF는 앞서 2016년 영국과 계약이 체결됐을 때 당초 추정치 180억 파운드에서 2017년, 2019년, 2021년 1월 예산을 증액한 바 있다. 부채가 많은 프랑스 전력회사가 힝클리 포인트 C 원전 프로젝트의 지분 66.5%를 보유하고 있고 나머지는 중국종합원자력이 소유하고 있다. 비용 초과로 인해 프랑스 회사가 프로젝트의 더 많은 부분을 맡게 될 수도 있다고 한다.
비용 급증 때문에 골치 아픈 원전은 힝클리 포인트 C뿐 아니다. 또 하나 있다. 영국 동부 해안에 건설하려는 사이즈웰(Sizewell) C가 그것.
가디언에 따르면 사이즈웰 C 원전에는 영국 납세자들이 정부 추정치의 두 배가 넘는 비용을 내야 할 수도 있고 건설하는데도 계획보다 5년이 더 걸릴 수 있다고 한다.
사이즈웰C의 원전은 비용이 두 배로 껑충
이런 와중에 영국 장관들은 7월 중 프랑스의 EDF가 제안한 서퍽(Suffolk) 발전소의 개발 승인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다. 서퍽 원전 사업부는 건설 비용을 지원하기 위해 영국 가정이 지불해야 할 전기료 청구서에 매달 1파운드(1591원)를 더 추가할 것으로 추정했다.
그러나 가디언이 조사한 그리니치 경영대학원의 조사에 따르면 월평균 비용은 2.12파운드(3372원)에 이를 수 있다. 최고치를 가정하면 납세자들에게 한 달에 거의 4파운드(6363원)의 비용이 추가로 내야할 수도 있다. 그리니치 경영대학원의 예측에 따르면 건설에 17년이 걸리고 438억 파운드(69조6767억원)가 들 것이라고 한다.
애초에 이 프로젝트는 200억 파운드(31조8158억원)의 비용이 들 것으로 예상되었고 건설하는데 10-12년이 걸릴 것으로 예상되었다. 그리니치 경영대학원 교수인 스티븐 토머스(Stephen Thomas)는 평균 예측으로 15년간 350억 파운드(55조6778억원)의 비용이 들 것이라고 말했다.
사이즈웰C에서 영국정부는 이미 이 프로젝트에 1억 파운드(1590억원)를 투자했으며 규제자산기반(RAB) 자금지원 모델을 사용할 계획이다. RAB 자금지원 모델은 프로젝트의 건설단계에서 투자자에게 정해진 수익률을 제공하여 투자자의 위험을 줄이고 외부 투자자에게 자산을 더 매력적으로 보이게 만든다. 그러나, 공사의 지연과 추가 비용의 위험을 납세자에게 전가하는 단점이 있다.
영국정부는 RAB모델로 비용 절감에 노력
영국 정부는 "RAB 자금지원 모델이 60년인 원전 수명 동안 원자력 발전소의 사업비를 300억 파운드(47조 7238억원)이상 줄일 수 있다"고 주장한다.
사이즈웰 C의 계획에 대한 최종 결정은 최근 5월 25일에서 7월 8일로 연기되었다. 부지는 EDF의 기존 사이즈웰 B 공장 북쪽에 위치해 있다.
기후활동가들은 개발에 비용이 많이 들고 지역 환경을 위협할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토마스 교수는 "요금에 엄청난 액수가 추가되는 것처럼 보이지는 않지만 이 프로젝트들 중 몇 가지가 중복될 것이며 이는 소비자들이 오랫동안 더 많은 돈을 지불한다는 것을 의미한다"며 "예상보다 비용이 더 든다면 정말 부담이 될 수 있다"고 가디언에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