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의 과학자들이 딱정벌레의 애벌레가 플라스틱만 먹고 자랄 수 있다는 연구결과를 발표했다고 블룸버그가 9일(현지시각) 보도했다.
‘수퍼웜(superworm)’이라고 불리는 딱정벌레의 애벌레가 스티로폼(Styrofoam)이라고 흔히 불리는 폴리스티렌(polystyrene)만 먹고 성장할 수 있다는 것을 호주 과학자들이 발견했다. 수퍼웜은 딱정벌레의 유충을 가리키는 일반적인 이름이다.
연구원들은 이번 발견이 이런 종류의 플라스틱을 재활용하는 데 쓰일 수 있는 천연 효소를 발견하는데 첫 걸음을 뗀 것이라고 설명했다.
"우리는 폴리스티렌 폐기물이 수집되고 기계적으로 잘게 부순 다음 효소로 세포배양기(bioreactor)에서 분해될 것으로 상상한다"고 퀸즐랜드 대학의 과학자이자 미생물 유전체학(Microbial Genomics)에 발표된 이 논문의 저자인 크리스 링크(Chris Rinke)는 블룸버그에 말했다.
생분해 어려운 플라스틱 쓰레기
'수퍼웜'이라는 애벌레 스티로폼 먹고 성장 가능해
매년, 세계는 4억 톤 이상의 플라스틱을 생산하고 있는데, 플라스틱은 저렴하고 널리 사용되지만 내구성이 높아서 생분해가 어렵다고 한다. 플라스틱은 쓰레기 매립지를 가득 채우고 있지만 자연환경으로도 흘러 들어간다. 그곳에서 플라스틱은 분해되고 잠재적으로 야생동물에게 해를 끼친다. 물 순환에도 영향을 미치며, 심지어 인간의 혈액에도 유입된다.
최근 몇 년 동안, 전 세계의 과학자들은 플라스틱을 소화할 수 있는 미생물을 찾아왔다. 과학자들이 이러한 미생물을 찾기 위한 아이디어는 나무가 자연적으로 분해되는 것을 관찰한 데서 착안됐다.
곤충이나 박테리아에서 만들어진 어떤 종류의 효소가 재활용하기 어려운 플라스틱을 분해하는데 사용될 수 있고, 그래서 새로운 플라스틱 제품을 만들 때 원료에 함유시킬 수 있으면 환경에 이로울 것이라는 아이디어가 나왔다.
플라스틱만 먹은 수퍼웜은 크기가 작고 장내 미생물에 악영향
커피잔이나 땅콩 포장 등에 사용되는 폴리스티렌은 생산에서 가장 흔한 플라스틱 중 하나다. 이 논문에 따르면, 그것은 "전체 비섬유 플라스틱 생산의 7~10%를 차지한다"고 한다.
실험자들은 수퍼웜을 세 그룹으로 나누고 서로 다른 모이를 3주 동안 먹이고 수퍼웜의 장내 미생물군 유전체의 변화를 평가했다. 한 그룹에서는 밀기울을 줬고, 또다른 그룹에서는 폴리스티렌만 먹였으며, 또다른 그룹에서는 굶겼다. 세 가지 방법에서 수퍼웜은 모두 성충으로 자랄 수 있었지만, 폴리스티렌만 먹인 수퍼웜은 체중 증가가 아주 적어서 밀기울로 키운 벌레에 비해서 크기가 작았다.
그러나, 이 논문은 이 폴리스티렌 먹이가 수퍼웜의 장내 미생물 생태계의 다양성과 건강에 상당히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것을 알아냈다. 즉, 수퍼웜이 플라스틱을 먹을 수는 있지만, 그 대가를 치러야 한다는 것.
논문에서 연구원들은 미생물 플라스틱 분해는 미생물 또는 미생물의 효소를 플라스틱 폐기물을 바이오 업사이클링 하도록 설계함으로써 순환경제를 형성하는 데 상당할 역할을 할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이러한 목표를 실현하기 위해서는 폴리스티렌을 분해할 수 있는 미생물을 식별하고 관련된 효소 및 경로를 조사해야 한다. 이번 연구는 폴리스티렌 먹이에서 곤충의 장내 미생물군 유전체에 대한 최초의 메타게놈 분석이라고 연구원들은 주장한다. 메타게놈 분석은 자연계의 미생물 유전자원을 분리하거나 배양하지 않고 시료에서 직접 DNA를 추출하여 혼합된 DNA를 분석하는 연구방법이다.
연구원들은 "이번 연구로 폴리스티렌 및 스티렌 분해 능력을 가진 박테리아를 식별하고 이러한 반응과 관련된 효소 및 경로를 추론할 수 있었다"고 밝혔다.
그들의 다음 목표는 미래에 적용하기 위해 벌레들이 사용하는 효소를 확인하고 향상시키는 것이라고 블룸버그에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