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 정부는 플라스틱 사용ㆍ생산부터 수입ㆍ수출까지 전면 금지한다/픽사베이
인도 정부는 플라스틱 사용ㆍ생산부터 수입ㆍ수출까지 전면 금지한다/픽사베이

 

인도 정부는 플라스틱 오염을 해결하기 위해 일회용 플라스틱 물품을 전면 금지하는 법안을 시행한다고 1일(현지시간) 발표했다.

19개의 특정 금지 품목을 정했으며, 플라스틱 사용은 물론 제조, 수입, 재고, 유통, 판매 모두 금지한다. 금지 대상이 되는 품목은 접시, 컵, 빨대, 플라스틱 깃발, 아이스크림ㆍ사탕 막대, 안경, 포크, 필름 포장된 배너, 트레이 등 대부분 재활용이 불가능하고 폐기 가능성이 높은 것들이다. 일정 두께 이하의 비닐 봉투도 연말부터 금지될 예정이다. 

인도 정부는 성명서를 통해 "인도는 일회용 플라스틱 폐기물로 육상 및 수생 생태계를 파괴하는 것으로 악명 높은 국가”라며 “플라스틱 오염은 우리 정부가 직면한 중요한 환경 문제”라고 밝혔다.

 

인도, 플라스틱 사용뿐 아니라 생산, 판매, 수입, 수출 전면 금지

인도 인구는 약 14억 명으로, 전 세계에서 두 번째로 인구가 많은 국가다. 국가의 빠른 성장과 함께 일회용 플라스틱 사용도 늘면서 전 세계 주요 오염원으로 지목됐다. 

인도 정부의 추정에 따르면, 인도는 연간 약 1400만톤의 플라스틱을 사용하고 매년 약 350만톤의 플라스틱 쓰레기를 생산하고 있다. 1인당 플라스틱 쓰레기 발생량은 지난 5년 동안 두 배 가량 증가했다. 

하지만 플라스틱 폐기물을 관리하기 위한 시스템이 부족해 쓰레기 양이 누적적으로 늘어났다. 이는 인도에 있는 쓰레기와 온갖 폐기물이 대부분 재활용 되지 않고 환경을 오염시킨 다는 것을 의미한다. 

인도가 플라스틱 금지를 고려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작년부터 플라스틱 금지 법안을 준비했으며, 이번 달부터 본격 시행하겠다는 입장을 발표했다. 이전의 금지법안은 일부 지역에 적용됐지만 이번에는 국내 전역 및 해외까지 적용 범위를 강화했다.

정부는 금지 품목을 수입 및 수출하는 것을 막기 위해 국경 검문소와 협력해 집행팀도 구성할 계획이다. 일회용 플라스틱 제품의 불법 사용, 판매, 유통을 점검하기 위해 통제실을 설치하는 것도 결정했다.

물병이나 일정 두께 미만의 가방 등 일부 플라스틱은 본 법안의 적용을 받지 않는다. 그러나 정부는 제조업자들에게 재활용을 하거나 사용 후 폐기하도록 의무화하는 목표를 설정했다. 

 

생활용품ㆍ플라스틱 제조산업, "법안 시행 연기해달라" 호소

정부 계획이 발표된 이후, 생활용품 및 플라스틱 제조산업은 비상이 걸렸다. 업체들은 정부에 금지 법안 시행을 연기해 달라고 호소했다.

펩시콜라, 코카콜라, 인도 농업 생산제조제품업체 팔 아그로, 생활건강식품업체 다부르, 유제품업체 아물 등은 제품 품목이 금지 법안에서 면제될 수 있도록 요구했다. 플라스틱 제조업체들은 "규제에 대비할 충분한 시간을 주지 않았다"고 불만을 표했다.

이에 인도 환경 장관 부펜더 야다브는 “금지 법안이 시행되기까지 이미 1년 동안 준비기간이 있었다”며 “이제는 시행해야 할 때”라고 업체들의 요구를 일축했다. 

한편 법안 시행에 대해 환경단체들은 긍정적으로 평가했지만 일부 전문가들은 "법안의 시행 성공 여부는 개별 주와 시 자치 단체의 손에 달려 있을 것"이라며 "법안이 통과돼도 전역에 시행되는 것은 어려울 수 있다"고 말했다. 

인도 폐기물 관리 지원단체인 톡시링크(Toxic Link) 이사 라비 아가르왈은 "금지 법안은 좋은 시작이지만 '얼마나 잘 수행될 수 있느냐'가 문제"라며 "개별 주와 도시 지자체가 실제로 시행해야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플라스틱 오염, 국가 아닌 전 세계 최대 환경 문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에 따르면, 화석 연료 기반의 플라스틱의 연간 생산량은 2060년까지 12억 톤, 폐기물은 10억 톤을 넘을 전망이다.

특히 플라스틱 생산은 대부분의 원자재보다 더 빠르게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OECD 회원국은 2060년까지 연평균 1인당 플라스틱 폐기물 사용량은 238kg으로 추측되지만 플라스틱 사용 속도는 아시아의 개발도상국과 신흥국이 가장 빠를 것으로 보인다.

재활용 비율이 낮은 것도 또 다른 문제다. 2019년 약 4억6000만톤의 플라스틱이 사용되었는데, 이는 20년 전에 비해 사용량이 두 배 증가한 것이다. 폐기량 역시 두 배 증가해 3억5000만 톤을 넘어섰지만 실제 재활용된 것은 10% 미만에 그쳤다.

세계적인 노력에도 불구하고 플라스틱 쓰레기의 비율은 12%에서 40%로 크게 증가할 우려가 있다. OECD 사무총장 마티아스 코만은 "만약 우리가 플라스틱 오염이 없는 세상을 원한다면 훨씬 더 엄격하고 세계적으로 협조적인 행동을 취할 필요가 있다"라며 "플라스틱 오염은 생태계와 인간의 건강에 피해를 입힐 수 있는 21세기 최대 환경 과제 중 하나"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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