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적으로 화석연료를 규제하려는 움직임이 일고 있다. 핵 확산 방지조약(NPT)처럼 화석연료도 새로운 개발을 중단하고, 기존 생산을 단계적으로 중단해 저탄소 에너지·경제로 공평한 전환을 촉진하겠다는 것이다. 파이낸셜타임즈(FT)는 올해 11월 열릴 COP27의 주요 의제 중 하나가 될 수 있다고 언급했다. 

지난주 UN 국제회의 주간에서 세계보건기구(WHO)와 200개 보건단체는 전례없이 세계 화석연료 비확산 조약(FFNPT, Fossil Fuel Non-Proliferation Treaty)을 요구했다. 2003년 담배기본협약을 이끌었던 것처럼, 화석연료 탐사 및 생산을 단계적으로 중단하는 법적 구속력 있는 계획에 각국 정부가 합의할 것을 촉구한 것이다.

화석연료 비확산 조약은 2015년 파리협정과 그 이후 국제 협정 이후에도 남겨진 공백을 채운다는 목적을 가지고 있다. 파리협정은 지구온도 상승을 2도 이하로 억제하자는 노력을 약속했지만, 방법에 대해선 광범위한 재량권을 주고 있으며 화석연료에 대한 명시적인 언급은 없다. 지난해 영국 글래스고에서 열린 COP26 회의에서도 “감소하지 않은 석탄발전과 비효율적인 화석연료 보조금을 단계적으로 폐지하기 위해 노력하겠다”는 문구는 있었지만, 명시적으로 화석연료를 금지하지는 않았다.

이와는 별개로 민간부문에서도 화석연료 개발을 금지하자는 이니셔티브나 협약이 체결되긴 했지만, 정부가 강제하는 조치가 없으면 자발적인 기업 행동을 통해 목적을 달성하는데는 한계가 있다. FFNPT는 화석연료를 명시적으로 금지할 뿐만 아니라, 국제법상 구속력을 갖는 제한을 만들 수 있다. FFNPT는 근본적으로 석유, 가스, 석탄 개발에 모라토리엄을 가할 수 있다. 화석연료 개발 중단을 촉구할 공식적 명분을 가지게 되는 것이다.

WHO 테워드로스 아드하놈 거브러여수스 사무총장은 “화석연료 중독은 단지 환경 파괴 행위만 불러일으키지 않는다”며 “건강의 관점에서 화석연료는 자기 태만의 행위”라고 말했다. WHO는 대기오염으로 인한 사망과 질병의 부담은 담배 사용에 버금갈 뿐 아니라, 화석연료가 지구의 기후에 미치는 장기적인 영향은 핵무기와 마찬가지로 인류에게 실존적 위협을 가하고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보건부문이 화석연료에 이런 성명을 발표한 것은 처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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