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연합, "용어 혼동하지 않고 환경 영향력 상세히 설명할 것"
블룸버그 통신은 ‘제품의 그린워싱을 확인하는 4가지 방법’을 지난 19일(현지시각) 보도했다. 그린워싱 함정에 빠질 수 있는 4가지 주의사항과 기업들이 어떻게 환경 정보를 숨기고 있는지 등을 제시했다.
이 내용은 며칠 전 유럽연합 집행부가 기업 그린워싱을 해결하기 위해 제안했던 '그린워싱 대책 방안' 내용에 기반한다. 유럽위원회 제안에 따르면, 유럽 국가들은 기업들이 환경 관련 주장을 내세울 때 과학적 증거를 제시하도록 요구하고, 미준수 기업들에게는 벌금을 부과할 수도 있다. 또한 기업이나 제품이 기후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면 해로운 영향력도 함께 강조해야 한다. 기업들이 그린워싱을 통해 기후 리더로 보여지는 것을 막기 위함이다.
"기후 중립", "탄소 중립", "CO2 100% 보상"
'기후 중립', '탄소 중립', 'CO2 100% 보상'. 이러한 단어들이 나오면 기업들이 자체 관행을 개선하는 것이 아니라 탄소상쇄에 의존해 탄소배출량을 줄이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탄소 상쇄는 소비자들을 오도하고 환경 정보에 대한 신뢰도를 떨어뜨릴 수 있다. 만약 나무 심기와 같은 환경 보존 프로젝트를 지속적으로 지원하는 한 기업들은 탄소를 계속 배출하고 그 배출량만큼 돈을 지불한다는 것이다.
프로젝트 대부분이 탄소 배출량의 임계값을 충족하지 못해 탄소가 완전히 제거되지 않는다는 문제점도 있다. 또한 탄소상쇄는 투명성과 책임성이 부족해 실제 영향력을 측정하기도 어렵다. 블룸버그는 이를 ‘무료 통행권으로 해로운 환경 도로를 계속 따라가는 것’이라고 비유했다.
"가장 친환경적인 제품(The greenest you can buy)!"
포장재에 청소, 전자기기 등과 같은 제품이 환경에 이롭거나 경쟁사보다 더 낫다고 홍보하지만 정확한 설명을 제시하지 않는 경우가 많다.
물을 덜 사용하는지, 탄소를 적게 생산하는지, 처리할 때 오염물이 적은지, 재활용 또는 재사용과 같은 소비자 행동과 제품 제조 방식의 변화가 환경에 어떠한 영향을 미치는지 등 구체적인 근거를 마련해야 한다.
유럽연합은 "기업들은 제품의 공급망 영향력이나 기업 활동의 간접 배출 영향력과 같은 중요한 정보를 배제한다"고 지적했다. 나아가 "한 기업은 직접적인 환경 영향력만을 고려한 반면 다른 기업은 직간접적인 환경 영향력을 모두 고려한다면 두 기업을 비교할 수 없다"며 "동일한 기준을 두고 비교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또한 기업들이 장기간에 걸쳐 이뤄낸 성과를 잘못 전달할 수 있다. 유럽연합은 "지난 5년 동안 달성한 주요 성과나 개선사항이 아니라면 이를 주장해서는 안된다"고 경고했다.
"2030년까지 50% 감소"
대부분 기업들이 향후 10년 이내 상당한 배출량을 감축하겠다고 했지만 유럽연합은 '기준 시점'이 누락됐다고 지적했다. 탄소 감축을 어느 시점을 기준으로 감축했는지를 설명해야 한다는 의미다. 예를 들어, '2018년 대비 50% 감축'과 '1995년 대비 50% 감축'과는 다르다.
유럽연합은 “기업의 성과는 매우 극적으로 보일 수 있다”며 "앞으로 기업들은 기준연도를 제시하고 향후 이정표를 명시할 것"을 요구했다.
또 다른 위험은 2030년 마감기한을 맞추기 위해 과도하게 목표를 추진해 오히려 더 큰 피해를 일으킬 수 있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한 식기세척기 제조업체가 2030년까지 자사 제품의 물 사용량을 50% 감축하겠다고 주장한다면 더 많은 전력이 필요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생분해성(Biodegradable)", "퇴비가능(compostable)", "바이오(bio-based)" 플라스틱
이러한 플라스틱은 폐기물 문제를 야기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유럽연합은 특히 '생분해성'과 '퇴비가능' 용어가 유사하게 쓰여져 잘못 사용될 수 있다는 점을 지적했다.
'생분해성' 플라스틱은 수명이 다하면 산소, 물, 바이오매스 및 미네랄염으로 분해되도록 설계됐다. 생분해성 플라스틱의 하위 개념인 '퇴비가능' 플라스틱은 특수 산업용 퇴비 시설과 같이 특정 조건에서 분해된다.
그러나 산소가 많지 않은 매립지에서는 두 종류의 플라스틱 모두 잘 분해되지 않는 특성이 있다. 심지어 환경 라벨 기준을 준수하는지 여부도 확실치 않다. 지난해 발표된 영국의 한 연구에 따르면 가정용 플라스틱으로 분류된 플라스틱의 60%가 완전히 분해되지 않았다.
유럽연합은 "산업적으로 퇴비화가 가능한 것으로 확인된 재료만 '퇴비가능' 라벨을 붙여야 하며, 기업들은 '산업 퇴비화'라는 점도 함께 명시해야 한다"고 말했다.
나무, 곡물, 기름 등으로 만든 바이오 플라스틱은 석유를 사용하지 않는다는 이점이 있지만 토지와 다른 자원을 사용할 수도 있으며, 일부 제품은 부분적으로만 바이오 플라스틱으로 만들어 지기도 한다. 작년에 출간된 한 EU 보고서에서도 제품 라벨은 정확하고 측정 가능한 바이오 플라스틱 함량 비율만을 제시할 것을 요구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