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단체 연합이 6월 연례 주주총회를 앞두고 일본의 상위 3개 은행에 화석연료와 관련된 자금조달을 줄이도록 압력을 강화하기 위해 주주 결의안을 제출했다고 로이터가 10일(현지시간) 소식통을 인용해 전했다.
일본의 3대 대형은행그룹은 미쓰비시 UFJ 파이낸셜 그룹(MUFJ), 스미토모 미츠이 금융 그룹(SMFG), 미즈호 금융 그룹을 가리킨다. 익명을 요구한 소식통은 석유 및 가스 프로젝트 자금 조달이 핵심이라고 밝혔다.
기후 단체들이 지금까지 매년 대형은행 한 곳만의 집중적인 타깃 목표로 삼았으나, 지난 3년 동안의 공동 노력 끝에 이제는 대형은행 3곳 모두를 타깃으로 삼았다. 탄소 배출을 줄이기 위한 노력 측면에서 세계적인 경쟁 기업들에 비해 뒤쳐진 일본 은행들에게 "행동해야 한다"는 점을 명확히 하고 있는 것이다.
이번 주주행동을 이끄는 곳은 호주의 기후NGO '마켓포시스(Market Forces)'와 일본의 '키코 네트워크(Kiko Network)'이다. 호주의 기후NGO 마켓포시스 2020년 삼성증권의 석탄 항만 개발 투자를 하지 못하도록 삼성 불매운동까지 이끌었던 환경단체다.
도쿄 전력(Tepco), 중부 전력 그리고 무역 회사인 미쓰비시 주식회사 또한 지구의 벗 일본지부(Friends of the Earth Japan)와 레인포레스트액션네트워크(Rainforest Action Network)의 대표들이 포함된 같은 기후 연합의 주주 제안에 직면할 것이라고 한다.
기후 변화에 대한 주주 행동주의는 미즈호 은행이 일본에서 처음으로 기후 관련 투표를 실시한 2020년 이후 일본에서 탄력을 받고 있다. 당시 미즈호 은행의 결의안은 35%의 지지를 얻었으나 끝내 부결되었다. 도쿄 전력, 중부 전력, 미쓰비시 주식회사, 스미토모 미쓰이 파이낸셜 등에도 비슷한 주주 결의안이 제안됐으나, 지난해 부결된 바 있다.
미쓰비시금융그룹, 부동산, 철강, 해운 부문 대출 배출량 감축 목표 설정
4개 회사가 참여하는 10개의 액화천연가스(LNG) 발전 프로젝트의 탄소 배출량은 12억 톤 가량으로 추정된다고 결의안을 제안한 주주들은 밝혔다. 이는 파리 기후 협정을 달성하기 위한 국가 온실가스감축목표(NDC)에 따른 일본의 2030년 절대 배출 감축치 목표의 거의 두 배라고 한다.
주주결의안에 대한 찬성비율이 높아지고 관련 압력이 높아지면서, 기업들은 일부 정책을 바꾸기도 했다.
로이터에 따르면, 일본 미쓰비시금융그룹은 11일(현지시각) 부동산, 철강, 해운 부문 대출의 배출량 감축 목표치를 설정했으며, 석유 및 가스사업으로부터의 온실가스 배출량은 대출금이 상환되는 것과 맞물려 감소했다고 밝혔다. 미쓰비시금융그룹은 전체 자금조달 포트폴리오의 탄소 배출량을 제로로 줄이기로 약속한 바 있다. 석유, 가스, 발전 부문의 목표치 설정에 이어 이번에는 해운, 철강, 부동산 부문의 목표치를 정한 것이다. 상업용 부동산의 경우 2020년 평방미터당 배출량을 65㎏에서 44~47㎏로 줄이고, 주거용은 27㎏에서 23㎏로 줄이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철강은 2019년 대비 22% 감축, 해운업은 2008년 기준 대비 배출량을 절반으로 줄이는 국제해사기구 목표와 연계한다고 밝혔다.
한편, 일본의 경우 기업법상 회사의 정관을 개정하려면 일반적으로 3분의 2 이상의 다수결이 필요하기 때문에, 기후결의안에 대한 통과가 쉽지 않다. 이전 주주결의안 투표에서 기후 제안은 최대 35%의 지지를 받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