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존 프로젝트에 상향된 배출량 감축 기준 즉시 적용…LNG 투자자 반대 목소리

지난 1월 공개된 세이프가드 메커니즘 개정안. 투자자들의 반대 목소리도 높다./ Australian government

호주 정부에서 ‘세이프가드 메커니즘(Safeguard Mechanism)’의 개정안을 본격 시행한다고 지난 1일(현지시각) 발표했다. 호주 연방 차원의 온실가스(GHG) 배출량 감축 정책인 세이프가드 메커니즘 개정안에는 액화천연가스(LNG) 프로젝트의 배출량을 제한하는 내용도 포함하고 있어, 호주 가스전에 투자를 진행한 국내 기업·금융기관에도 영향을 끼칠 가능성도 제기된다. 

 

세이프가드 메커니즘 개정안…'배출량 감축 기준 상향'

세이프가드 메커니즘은 지난 2016년에 호주에서 처음 도입한 온실가스(GHG) 배출량 감축 정책으로, 호주 내 상위 배출 기업 및 산업 시설에 대한 연간 배출 상한선을 규정하고 있다. 한편 지금까지는 이 상한선 기준이 높다보니 실질적인 배출량 감축 효과가 별로 없다고 환경단체의 비판을 받기도 했다.  

지난해 호주 정부는 오는 2030년까지 호주 내 배출량을 지난 2005년 대비 약 43%를 감축하고, 오는 2050년까지는 탄소중립을 달성하겠다는 목표를 선언했다. 이에 호주 내 배출량 감축을 위한 강도 높은 제도가 필요해진 만큼, 올해 초에 세이프가드 메커니즘 개정안을 발표했다. 의견 수렴을 마친 후 지난 4월 실제 법안이 개정된 이후 이번달부터 개정안이 본격 시행된 것이다. 

세이프가드 메커니즘 개정안은 연간 10만 톤 이상을 배출하는 모든 기업을 대상으로 시행되며, 해당 기업들은 오는 2030년까지 연간 약 4.9%의 배출량을 감축해야 한다. 

동시에 당장 배출량 감축 기준을 충족하지 못한 기업은 ‘세이프가드 메커니즘 크레딧(credit)’ 제도로 비용을 지불할 수 있다. 세이프가드 메커니즘 크레딧 거래로도 감축량을 만족하지 못한 기업은 초과 일수 및 배출량에 따라 벌금이 부과된다.

 

투자자들 우려 목소리…호주 LNG 프로젝트의 향방은?

이에 따라 호주에서 LNG 산업에 참여하고 있는 기업과 투자자들이 이 조치가 미칠 영향에 대한 우려를 표하고 있다. 

S&P글로벌에 따르면, 일본은 전체 LNG 수입량 가운데 약 42.7%를 호주와 거래했을 만큼 호주 LNG 산업의 주요 구매자다. 이에 일본 정부는 지난달 호주 정부에 바로사 가스전 프로젝트에 대한 우려를 전달하기도 했다. 

일본 경제산업부의 니시무라 야스토시(Yasutoshi Nishimura) 장관은 "호주의 세이프가드 메커니즘 개정이 일본의 LNG 사업에 미칠 영향이 중대하다"며 "이미 최종 투자 결정이 이뤄진 프로젝트에 대해 즉시 배출량 감축 기준을 적용하면 예상치 못한 비용이 발생할 것"이라고 지난달 16일 밝혔다. 

한편 호주의 바로사(Barossa) 가스전 개발에는 한국·일본 기업이 참여하고 있다. 바로사 가스전 개발 프로젝트의 지분 약 37.5%를 보유한 한국의 재생에너지 기업 SK E&S는 사업에 대한 호주 내 원주민 지역사회의 반대로 개발이 정지되면서 손해를 입은 바 있다. 이에 한국수출입은행은 SK E&S의 부담을 완화하기 위해 지난달 약 3억3000만달러(약 4300억원)를 추가로 지원하기도 했다. 

 

호주 내에서도 보완 필요하다는 지적 나와

LNG 사업 투자자들도 대체로 이번 개정안 시행에 반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글로벌 싱크탱크인 인플루언스맵(InfluenceMap)의 조사 결과 12개 석유·가스 관련 단체 중 약 58%는 세이프가드 메커니즘 개정안을 지지하지 않거나 반대한다고 답했다. 

호주 내에서도 신규 발전소에 대한 지원책과 진행 중인 LNG 프로젝트에 대한 보호책을 마련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호주석유생산탐사협회(APPEA)는 이번 개정안이 제시한 10%의 차입 금리가 지나치게 높은 데다가, 기준을 충족한 신규 시설에 대한 보상 기준도 명확하지 않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서호주광물에너지회의소(SACOME)의 CEO인 스티브 노트(Steve Knott)는 "신규 가스 프로젝트에 대한 규칙 변경이 특히 우려된다"며 "호주의 기후목표 달성을 지원하는 동시에 에너지난을 피하려면 신규 LNG 프로젝트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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