맨 앞줄 왼쪽에서 두 번째가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유엔 홈페이지
맨 앞줄 왼쪽에서 두 번째가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유엔 홈페이지

ESG와 탄소를 중심으로 한 산업과 무역장벽 흐름이 가시화되면서, 각 섹터를 대변하는 글로벌 리더들의 입장도 첨예하게 갈리고 있다. 안토니오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은 "화석연료 기업에 로비하지 말라"고 경고하고,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는 "ESG는 악마"라고 비판했다. 재닛 옐런 미 재무장관은 "EU의 지속가능성 실사 지침을 우려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안토니오 구테흐스(Antonio Guterres) 유엔 사무총장은 지난 15일(현지시각) 기후운동 지도자들과 회동한 뒤 가진 기자회견에서 "각국이 석유∙석탄∙가스의 단계적인 퇴출에 즉각 착수해야 한다"며 화석연료 회사들에 대해서는 "기후행동을 저해하는 조치를 중단해야 한다" 발언했다. 

로이터에 따르면, 구테흐스 사무총장은 기자회견에서 "문제는 화석연료로 인한 온실가스 배출이 아니라 화석연료 그 자체"라며 "석유∙석탄∙가스를 채굴하지 않고 내버려 두면 된다"고 말했다. 

 

구테흐스 사무총장, "화석연료 회사들, 로비 중단해야" 

이 같은 발언은 COP28를 주최하는 아랍에미리트(UAE) 측이 회의의 초점을 '화석연료'가 아닌 '온실가스 배출의 단계적 감축'에 맞춰져야 한다고 밝힌 데 따른 반박으로 보인다. 협상가들은 오는 11월 30일 개막할 COP28의 의제에 대한 합의를 도출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논의는 첨예하게 갈리고 있는데, 화석연료 의존도가 큰 국가들은 지속적인 채굴을 위해 "온실가스를 단계적으로 감축해야 한다"며 로비를 벌이고 있다고 로이터는 밝혔다. 

구테흐스 사무총장은 "화석 연료 회사들은 영향력 행사를 중단하고 법적 위협을 중단해야 한다"며 "특히 최근 반독점법을 발동하며 넷제로 동맹을 전복하려는 시도를 생각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는 '넷제로 보험연합(NAIA)'이 최근 반독점 소송과 관련한 법적 우려 때문에 8개 창립 회원사 중 5개를 포함, 총 7개사가 탈퇴한 것을 언급한 것이다. 앞서 미국 내 일부 주의 공화당 정치인들은 "기후 동맹과 ESG기준을 사용하는 기업들의 경영 정책이 반독점법 위반에 해당할 수 있다"고 강하게 압박해왔다.

또한, 구테흐스 사무총장은 "상당수 기업들이 온실가스 배출 감축 목표에 도달하지 못했으면서 신뢰할 수 없는 상쇄 크레딧 프로그램에 너무 많이 의존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구테흐스 사무총장은 지난해 5월 젊은이들에게 화석연료 회사에 취업하지 말라는 취지의 발언을 한 적도 있다.

  또 다시 반 ESG 발언을 한 일론 머스크의 트위터 게시물
  또 다시 반 ESG 발언을 한 일론 머스크의 트위터 게시물

테슬라 CEO 일론 머스크, "테슬라는 도덕적 망토로 악용된다" 비판

한편, 테슬라의 CEO 일론 머스크(Elon Musk)는 자신의 트위터에서 “ESG는 악마”이며 “나쁜 행동을 숨기기 위한 도덕적 망토로 악용되고 있다”며 또다시 ESG를 비난했다.

머스크는 14일(현지시간) 미국의 정치 미디어 ‘워싱턴 프리비콘(The Washington Free Beacon)’의 애런 시바리움(Aaron Sibarium) 기자가 쓴 담배 회사들의 ESG 평가등급이 테슬라보다 높다는 기사에 이같이 반응했다. 시바리움 기자는 자신의 트위터에 “연간 800만 명 이상의 목숨을 앗아가는 담배가 어떻게 전기차보다 더 윤리적인 투자로 평가할 수 있을까요?”라는 기사 게시물을 올렸다. 

테슬라가 대표적인 ESG 평가기관인 S&P글로벌의 평가에서 100점 만점에 37점을 받았지만, 말보로 담배 제조사인 필립 모리스는 84점이나 받았다. 기자는 또 런던증권거래소(LSE)가 브리티시 아메리칸 토바코의 ESG 점수도 94점이지만 테슬라는 65점에 그쳤다는 점도 언급했다. 

이러한 논란은 지난해 5월 테슬라가 S&P의 ESG 지수에서 탈락했을 당시에도 벌어진 바 있는데, 일론 머스크가 이를 비판하며 "ESG는 사기"라고 하자 S&P는 이를 조목조목 반박하며 "테슬라는 동종업체들의 하위 25%군으로 떨어져, 낮은 ESG스코어 때문에 지수 편입자격에서 탈락했다"고 밝힌 바 있다. 테슬라가 ESG 리스크 관리에 실패했기 때문이라는 게 이유였다.  

한편 머스크는 지난해 1월 스위스 다보스에서 열리고 있는 세계경제포럼(WEF)이 ESG 기준을 도입하려는 계획과 관련해서 자신의 트위터에 “ESG에서 'S'는 사회를 나타내는 것이 아니라 다른 의미를 갖고 있다”면서 "S는 악마같은(Satinic)이란 의미"라고 주장한 바 있다.

 

재닛 옐런, "EU 지속가능성 실사지침(CSDDD) 우려할 만 해" 

한편, 재닛 옐런 미 재무장관은 "기업들이 환경 및 사회적 위험을 막기 위해 공급망을 실사하도록 강요하는 EU의 노력이 갖고올 잠재적인 '부정적이고 의도하지 않은 결과'에 대해 우려하고 있다"고 밝혔다. 

14일(현지시각) 블룸버그에 따르면, 재닛 옐런 재무장관은 하원 청문회에 출석해 "우리는 EU의 지속가능성 실사지침(CSDDD)을 매우 주의깊게 보고 있으며, 이것이 미국기업에 미칠 수 있는 영향을 우려하고 있다"며 "우리는 EU와 협의하고 있으며, 이번 지침의 '영토 외 범위' 부분에 대해 우려하고 있음을 분명히 했다"고 설명했다. 
EU의 지속가능성 실사지침은 지난 4월 EU의 법사위를 통과하면서, 6월 전체 유럽의회 투표와 관련한 많은 수정의견이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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