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엔은 기업 넷제로 선언을 면밀히 조사해, 약속 이행 표준을 개발할 고위급 전문가그룹을 출범시켰다고 31일 밝혔다./ 안토니오 구테흐스 UN사무총장 트위터 
유엔은 기업 넷제로 선언을 면밀히 조사해, 약속 이행 표준을 개발할 고위급 전문가그룹을 출범시켰다고 31일 밝혔다./ 안토니오 구테흐스 UN사무총장 트위터 

유엔(UN)이 기업의 넷제로 선언을 면밀히 조사할 고위급 전문가그룹을 출범시켰다고 31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이 보도했다. 넷제로 선언이 그린워싱에 머물 수 있다는 비판이 제기된 데 따른 것이다. 

지난해 11월 영국 글래스고에서 열린 COP26(제26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에서 안토니오 구테흐스 UN 사무총장은 넷제로 이행 검증을 위해 전문가그룹 출범 계획을 밝힌 바 있다. 당시, 구테흐스 사무총장은 개회사를 통해 “현재 넷제로 공약은 신뢰도가 떨어지고, 온실가스 배출량 감소 및 넷제로 목표치에 대한 혼란이 많으며 의미와 지표가 서로 다르다”며 “기업 넷제로 공약의 측정과 분석을 위한 보편적 표준을 개발하기 위한 전문가그룹을 발족하겠다”고 약속했다. 

이 약속에 따라 유엔은 16명의 전문가로 구성된 그룹을 31일 발족시킨 것이다. 전문가 그룹의 의장으로 전 캐나다 환경 기후변화 장관이자 온타리오주 하원의원인 캐서린 맥케나(Catherine McKenna)가 임명됐다. 그 밖에, 메리 니콜스(Mary Nichols) 전 캘리포니아 대기자원 위원회(California Air Resources Board) 의장을 비롯해 호아킴 레비(Joaquim Levy) 브라질 전 재무장관, 겐터 탈린저(Guenther Thallinger) 알리안츠그룹 ESG 이사회 의장, 빌 헤어(Bill Hare) 클라이밋 애널리스틱스(Climate Analytics) 공동 설립자 등 넷제로 전문가들이 그룹원으로 임명 받았다. 유엔은 넷제로 전문성을 비롯해 성별 및 인종 다양성, 국가를 고려해 전문가그룹을 구성했다고 밝혔다.

전문가그룹은 넷제로를 선언한 기업, 금융그룹, 도시 및 지방 정부 등의 탄소감축 계획을 면밀히 분석하여, 약속이 이행될 수 있도록 엄격하고 투명한 표준을 개발할 방침이다. 구체적으로, 탈탄소화에 대한 기준과 측정 매트릭스를 개발함과 더불어 넷제로 진행 상황 및 보고를 확인하는 프로세스를 구축할 계획이다. 이를 통해, 난립되어 있는 넷제로 측정 및 보고 프로세스를 통합시켜 넷제로를 선언한 기업 등의 이행 과정을 일률적으로 살펴보겠다는 것이다.

전문가그룹은 우선적으로 올해 말까지 표준 개발에 대한 권장사항을 작성해 유엔에 제출할 계획이며, 이를 토대로 국제 및 국가 차원의 표준으로 정립시킬 방침이다.

전문가그룹 발족 소식을 밝히는 자리에서, 구테흐스 사무총장은 “기후변화 대응에 대한 약속이 증가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전세계 배출량은 사상 최고치를 기록하고 있다”며 “이러한 약속 이행에 대한 보다 엄격한 넷제로 표준이 마련된다면 실질적이고 즉각적인 배출량 감축이 촉진될 수 있다”고 밝혔다. 

맥케나 의장은 “최근 증가하는 기업, 투자자, 도시 및 지역의 넷제로 선언은 지구온도를 1.5°C로 제한하고 안전하고 건강한 생태계를 유지하는 데 필수적이지만, 모든 선언이 투명한 계획과 강력한 단기 액션을 취할 때만 가능하다”며 넷제로 이행을 촉진할 표준 정립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한편, 글로벌 지속가능경영 전문매체인 이디(Edie)는 “유엔의 전문가그룹 발족 발표는 기업들의 넷제로 선언 이행이 신뢰하지 못하는 수준에 머물고 있다는 CA100+의 경고가 나 온지 하루만에 나온 것”이라고 밝혔다.

기후변화에 대한 세계 최대의 투자자 참여 이니셔티브인 '클라이밋 액션 100+(CA100+)'은 30일 넷제로 기업 벤치마크를 발표한 바 있다. 166개 기업의 파리기후협정 준수 여부 분석을 담은 이번 벤치마크는 “전년 대비 17% 증가한 69% 기업이 2050년까지 넷제로를 달성하겠다고 약속했지만, 대다수 기업이 1.5°C 시나리오에 부합하는 온실가스 감축에 관한 중간 및 장기 목표가 없다”고 지적했다. 조사 기업의 17%만 1.5°C 시나리오에 부합하는 중간 목표를 설정했으며, 정량화된 탈탄소 전략을 실행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으며, 5%만이 설비 투자 전략을 자사의 넷제로 목표에 일치시킨 것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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