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 액화천연가스(LNG) 생산량의 약 6%를 차지하는 호주 셰브론 LNG 사업장 노동자들이 8일(현지 시각) 파업에 돌입했다.

CNN, 로이터 등 외신은 전 세계 LNG 가격 안정성이 흔들릴 수 있다고 보도했다.

LNG는 기체 상태의 천연가스를 영하 161도에서 냉각해 액화시킨 것을 의미하며, 우리나라에서는 일부 지역을 제외한 전 지역에서 LNG를 원료로 도시가스를 공급하고 있다.

셰브론은 글로벌 석유 및 천연가스 기업으로, 엑손모빌과 함께 미국의 양대 석유 메이저다.

셰브론의 호주 고르곤 LNG 생산시설 / 셰브론 홈페이지
셰브론의 호주 고르곤 LNG 생산시설 / 셰브론 홈페이지

호주 셰브론 LNG 노조, 사측과 협상 결렬… 2주 후 총파업 돌입

셰브론이 호주에서 운영하는 휘트스톤과 고르곤 LNG 생산시설 노동자들이 파업에 돌입했다. 노조는 급여, 고용 안정, 초과 근무 등에서 사측과의 합의에 실패, 지난 8일(현지 시각)부터 부분 파업에 들어갔다. 호주 및 뉴질랜드 상업은행(ANZ)의 분석에 따르면, 셰브론의 호주 LNG 사업장 생산량은 전 세계 공급량의 약 6%에 달한다.

노동자들은 하루 평균 약 10시간씩 근무를 중단하고 초과 근무를 포함한 특정 업무 수행을 거부할 예정이다. 다음주 수요일까지 사측과의 협상에 실패하면 향후 2주 동안 총파업에 들어간다.

협상을 중재한 호주 공정노동위원회(Fair Work Commission) 웹사이트에 따르면, 노조와 셰브론의 추가 협상 일정은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셰브론 대변인은 로이터에 “셰브론은 생산시설에 장애가 발생할 경우에도 안전하고 안정적인 운영을 위해 지속적인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밝혔다.

 

유럽, 글로벌 LNG 의존도 높아… 국제 가스 선물 가격 급상승

호주 셰브론, 전 세계 LNG 생산량 6%... 공급 안정성에 영향 줄 것

에너지 업계는 이번 파업으로 LNG 생산량 감소에 따른 가격 상승 위험에 주목하고 있다.   

국제가스연합에 따르면, 호주는 작년 기준 세계 최대 LNG 수출국으로, 2022년 8090만톤, 2021년 79만톤의 LNG를 수출했다. 이번 파업이 LNG 공급 안정성에 타격을 줄 수 있는 이유다.

실제로 셰브론과 노조의 협상이 결렬되자 유럽 천연가스 가격은 바로 출렁였다. 유럽 가스 부문 가격 지표인 네덜란드 가스 선물 가격은 협상이 결렬된 지난 8일 9.8% 상승, 메가와트 시간당 36유로(약 5만원)를 기록했다.     

유럽이 LNG 생산량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것은, 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러시아산 가스 공급이 급감했기 때문이다. CNN에 따르면, 유럽은 지난 겨울 에너지 위기를 겪으면서 글로벌 LNG 공급 의존도가 크게 높아졌다.

게다가 지난 5일 사우디아라비아와 러시아가 자발적 감산 정책을 연말까지 연장하겠다고 발표하면서, 이번 파업이 장기화되면 유럽의 LNG 수요는 더욱 높아질 수 있다.

에너지 컨설팅회사 우드 맥킨지(Wood Mackenzie) 글로벌 LNG 수석 애널리스트 다니엘 톨먼은 “호주 셰브론 LNG 시설이 한 달간 작업을 중단하면, 전 세계 공급량의 약 6%가 사라질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톨먼 애널리스트는 “이는 가능성이 낮은 시나리오”, “현 단계에서 LNG 생산 손실 리스크는 상대적으로 낮다”고 덧붙였다.   

반면 내셔널 오스트레일리아 은행(NAB) 애널리스트 바덴 무어는 “현재 글로벌 LNG 시장은 균형이 잘 잡혀 있는 상태”라며 “예기치 못한 생산 중단은 현물 가격 변동성을 가져올 것”이라고 언급했다.  

노조 측은 9월 14일부터 총파업을 시작, 쟁의행위를 확대해 나갈 것이라고 예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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