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년 국제해사기구 기후 목표 평가 및 공개
기후평가 기반으로 대출 등 사업 의사결정
지난 16일(현지시간) '포세이돈 원칙(Poseidon Principles)' 서명 기관들이 발행한 기후 보고서에 따르면, 운수 산업의 이산화탄소 감축 목표를 달성한 기관은 총 15개의 서명 기관 중 3곳에 그친 것으로 나타났다.
포세이돈 원칙은 글로벌 금융 기관들이 선박해운 기업들에게 대출을 결정할 때 기후변화 요소를 고려하도록 요구한 국제 원칙이다. 이 원칙에 기반해 약 1500억 달러(164조9250억 원) 이상의 대출이 시행되었으며, 글로벌 선박해운 대출의 약 30%를 차지한다.
지난해 6월 이 원칙이 마련된 이후 현재까지 20개 글로벌 금융기관이 가입했으며, 매년 국제해사기구(IMO)가 정한 기후 목표와 부합하는지 여부를 정량적으로 평가 및 공개한다. IMO의 첫 번째 온실가스 감축 전략은 2050년까지 국제 운송의 연간 총 온실가스 배출량을 2008년 대비 최소 50% 이상 줄여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제로 또는 저배출 연료 개발과 청정 기술을 이용한 새로운 선박 설계 목표도 설정되었다.
서명 기관들은 올해 최초 운수 업계의 기후 목표 준수 점수를 반영한 ‘2020 포세이돈 연간 공시 보고서(Poseidon Principles Annual Disclosure Report 2020)’를 발간했다. 금융기관들로부터 수집한 2019년 배출 데이터를 분석했을 때, 15개 금융기관 중 3곳만이 2019년에 IMO 탈탄소화 목표를 충족시킨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은 프랑스 수출신용평가회사 비파이프랑스(Bpifrance), 노르웨이 수출기업(Export Credit Norway), 생명보험회사 ING이다.
ING는 포세이돈 원칙 가입 후 지난 18개월 동안 기후 목표 준수 점수 보고를 위해 고객과 협력해 이산화탄소 배출 데이터를 수집해왔다. 홈페이지를 통해 "우리 고객의 87%가 원칙에 따른 정보 공시를 위해 이산화탄소 배출 데이터를 공유했다"며 "앞으로 자금을 조달하는 각 선박업체의 탄소 발자국을 평가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씨티그룹 글로벌 해상운송 부문 회장이자 포세이돈 원칙 협회 의장 마이클 파커(Michael Parker)는 "이 보고서는 글로벌 선박 금융과 기후 금융 보고 전반에 있어 중요한 이정표를 세우고 있다"며 "기후 목표 노력이 미약한 다른 은행들과 수출 및 신용 기업들도 지속 가능한 방식으로 세계 해상 무역을 지원할 수 있도록 이에 동참할 것을 촉구한다"고 말했다.
세계 무역의 약 90%는 해상으로 운송되며 글로벌 운송업은 전 세계 CO2 배출량 중 약 3%를 차지하고 있다. 마이클 파커 회장은 “이번 평가는 단순히 업체 간 점수 비교가 아니라 지난 1년 간 금융 포트폴리오에 기반해 금융기관들이 기후변화 요인을 평가하고 새로운 사업에 대한 적절한 의사결정을 내릴 수 있기 위함”이라고 설명했다.
주목할 점은 이 보고서가 금융기관의 논평도 제공한다는 사실이다. 금융기관은 기후 평가에서 나온 주요 결과에 대한 시사점 및 논평과 더불어 미래 사업 활동과 의사 결정에 정보를 제공할 방식에 대한 의견도 함께 제공했다.
포세이돈 원칙은 주요 글로벌 은행 등 금융업계를 선도로 세계해사포럼(Global Maritime Forum), 록키마운틴인스티튜트(Rocky Mountain Institute), 유니버시티 칼리지 런던 에너지 연구소(University College London Energy Institute) 및 UMAS의 전문적인 지원 하에 공동으로 작성되었다.
서명기관들은 매년 기후 목표를 준수 및 보고해야 한다. 준수 의무를 가진 15개 금융기관은 ABN Amro, Amsterdam Trade Bank, BNP Paribas, Bpifrance Assurance Export, CIC, Citi, Credit Agricole CIB, Danish Ship Finance, Danske Bank, DNB, Eksportkreditt Norge, ING, Nordea, Sparbanken Vest, Societe Generale이다. 2020년에 가입한 크레딧스위스, DVB은행, SEB, 스페어뱅크 1 SR은행, 스미토모 미쓰이신탁은행 등 5개 은행은 2021년에 첫 평가서를 제출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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