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0일(현지시간) 유럽위원회는 유럽 생산업체들이 전 세계 전기자동차와 산업용 배터리 시장을 선도할 수 있도록 법적 구속력있는 환경 기준을 만들 예정이라고 밝혔다.
기준에 따르면, 유럽에서 판매되는 충전식 전기 자동차 및 산업용 배터리 생산업체들은 2024년부터 탄소 발자국을 공개하고 2027년부터 이산화탄소 배출량 제한을 준수해야 한다. 나아가 배터리 생산 시 코발트, 리튬, 니켈, 납 등 재활용 재료와 인권 및 환경 표준에 적합한 재료를 사용해야 한다. 2030년 이후 모든 생산업체들은 배터리의 재활용 원료 함량을 의무적으로 공개해야 한다.
현재 이 제안은 EU 국가들과 유럽 의회의 승인 절차를 거친 상태다. 유럽위원회는 전기자동차와 녹색 배터리 의무 기준을 제정해 생산업체들이 배출량이 낮은 녹색 제품을 생산하고 급증하는 녹색 배터리 수요를 충족시켜 유럽 생산업체들이 전 세계 시장에서 우위를 선점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유럽에서 전기자동차와 산업용 배터리는 빠른 속도로 성장하고 있다. 2030년까지 전기자동차 이용 건수는 약 3000만대에 이르러 14배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제안 내용에 기반해 유럽위원회는 EU 국가들이 2025년까지 휴대용 배터리의 65%, 2030년까지 70%를 수거할 것을 제안했다. 이는 기존 목표인 45%보다 확대되었다. 앞으로 생산업체들도 모든 산업 자동차 및 전기 자동차 배터리를 의무 수집해야 한다.
유럽 위원회의 집행 부회장인 프랑 티머라만스(Frans Timmermans)는 "새로운 규제 기준은 배터리수명 주기 동안 모든 배터리의 환경적, 사회적 영향을 줄이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EU 환경담당 집행위원 버지니어스(Virginijus)는 "앞으로 유럽 생산업체들은 배터리 낭비를 하지 않을 것”이며 “EU 시장에서 배터리 이용 수가 증가하는 만큼 배터리의 지속가능성도 함께 증가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현재 중국이 전 세계 리튬이온 전지 생산의 약 80%를 점유하고 있지만, 유럽은 배터리 생산 용량은 빠르게 확대할 예정이다. 작년 유럽 배터리 생산 투자 규모는 600억 유로에 이르렀으며 유럽위원회는 "생산업체들이 2025년까지 전기 자동차 배터리 수요를 모두 충족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스웨덴 국회의원인 제트 구테렌드(Jette Guteland)는 “유럽은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전 세계 배터리 시장에 대한 글로벌 지속가능성 표준을 세우고 있다”며 “친환경 배터리 제조업체에 큰 이점을 가져다 줄 것”이라고 말했다.
스웨덴의 배터리 제조업체 노스볼트 사장인 제스퍼 위가르트(Jesper Wigardt)도 새로운 기준에 대해 "깨끗한 배터리 생산을 장려할 것"이라며 환영의 입장을 포명했다. 그는 "유럽이 이산화탄소를 줄이고 에너지 그리드 기반 배터리 생산 방식에서 벗어나 독립적인 친환경 배터리를 생산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 외에도 대부분 생산업체들은 향후 10-15년 이내 이동성과 고정 배터리 수명이 다할 것으로 예측해 배터리 금속 회수를 목표로 한 새로운 규제안을 환영했다.
한편 이 기준에 대한 반대 시각도 제기되고 있다. 유럽금속협회 유로메톡의 가이 티란(Gai Tiran) 이사는 “아직 배터리가 가동 중인 상태”라며 배터리 재활용에 대한 실현가능성에 의문을 제기했다. 이어 그는 “유럽의 휴대용 배터리의 수집과 재활용을 극대화하는 것이 최우선”이라고 말했다.
배터리 규제 위원회 회장 클로드 챈슨(Clod Chenson)은 제안에 대해 비판적인 의견을 제시했다. 그는 "위원회가 제시한 기준은 매우 복잡하다”며 “배터리나 전기자동차 같이 이동성이 높고 빠르게 혁신하는 산업을 과도하게 규제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이 기준의 성과는 유럽위원회가 전기자동차와 배터리 산업에 대한 장기적인 투자와 일관성 있는 규제 체계를 마련하는 것에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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