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리어플레임 테크놀로지스의 홈페이지
 클리어플레임 테크놀로지스의 홈페이지

전기차 보급이 빠르게 확산되고 있지만, 일각에서는 기존의 내연기관 특히 대형 트럭이 모두 전기차로 바뀌려면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는 시각도 있다. 

미국 일리노이주의 스타트업 클리어플레임(ClearFlame Engine Technologies)은 트럭의 엔진과 발전기 등을 개조해서 탄소 배출량을 대폭 줄이는 기술을 갖고 있다고 그린비즈가 24일(현지시각) 소개했다.

이 회사가 개조한 트럭의 디젤엔진은 주로 에탄올, 메탄올, 액체 암모니아와 같은 저배출 연료로 작동한다.

클리어플레임은 미국 스탠포드대학에서 박사과정을 밟던 존슨(BJ Johnson)과 줄리 블룸라이터(Julie Blumreiter)가 의기투합해서 만든 스타트업이다.

이 두 사람은 대형 운송수단의 전기화를 서두르다가 중요한 현실을 놓치고 있다고 설명하며, 개발한 엔진 기술로 대형 운송수단이 완전한 전기화를 이루기 전까지 디젤엔진의 환경오염 문제를 줄이겠다고 전했다.

 

전기차 배터리와 디젤 엔진의 가교 역할하는 스타트업

그렇다고 두 창업자가 대형 운송수단의 전기화를 반대하는 게 아니다. 다만 디젤엔진과 전기 트럭의 가교 역할을 하겠다는 것이다.

에탄올이나 메탄올 연료 같은 연료가 온실가스를 전혀 배출하지 않는 것은 아니지만 여러 연구에 의하면, 순수 에탄올의 수명 주기 온실가스 배출은 석유 기반 연료보다 대략 40~50% 적다고 한다.

에탄올로 주행하는 내연기관 자동차는 오래전부터 있었지만 엔진 출력이 떨어지고 몇 가지 단점이 있었다.

클리어플레임의 기술이 기존 기술과 차별화되는 점은 디젤엔진을 개조하되 성능이 저하되거나 비용이 증가하지 않으면서 다양한 연료를 사용할 수 있다는 점이다. 클리어플레임이 개조한 디젤엔진은 식물 기반 연료를 사용한다.

 디젤엔진 앞에서 포즈를 취한 공동창업자.  BJ 존슨(왼쪽)과 줄리 블룸라이터(오른쪽)/홈페이지
 디젤엔진 앞에서 포즈를 취한 공동창업자.  BJ 존슨(왼쪽)과 줄리 블룸라이터(오른쪽)/홈페이지

GNA연구, 총소유비용이 수소, 전기 트럭보다 저렴

현재 클리어플레임의 기술은 미국 환경보호청(EPA)의 규제 승인을 기다리고 있으며 올해 말까지 상용화할 예정이다. 또한 이 스타트업은 특허도 4개 출원 중이다. 지난해 1월까지 1개 특허가 발급되고 1개가 허가됐다.

클리어플레임은 초기에는 장거리 운송을 뛰는 트럭, 오프로드 농기계, 발전기에 초점을 맞추겠다고 밝혔다 이런 기계들은 온실가스 배출량이 많고 환경오염에 대한 영향이 크기 때문에 우선 개조 대상으로 삼았다.

이 스타트업은 자사의 기술을 사용하면 차량 소유 비용이 준다고 홍보하고 있다. 북미에서 저배출 또는 무배출 운송 기술을 컨설팅하는 기업인 GNA가 최근 발표한 총소유비용(TCO)연구에 따르면, 클리어플레임이 개조한 트럭은 디젤, 천연가스, 전기, 수소 트럭과 비교했을 때 총소유비용이 가장 낮을 것으로 추산된다.

구체적으로 클리어플레임의 트럭은 1마일(약 1.6킬로미터)당 소요되는 비용이 전기, 수소 트럭보다 상당히 낮을 것으로 예상됐다. 전기와 수소를 같이 쓰는 하이브리드 트럭보다는 40%, 순수하게 수소만 쓰는 트럭보다는 30% 효율적이다.

총소유비용(TCO)은 구매자와 소유자가 제품 또는 서비스의 직간접적인 비용을 결정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한 재무적 추정치다.

 

엔진 개조 비용, 18~24개월 안에 회수하고 정비도 쉬워

클리어플레임에 따르면 개조 비용은 18~24개월이면 다 회수할 수 있다고 한다. 개조되는 범위도 넓지 않아서 디젤엔진의 80~90%는 그대로 유지되기 때문에 기존 정비사도 쉽게 개조한 엔진을 정비할 수 있다.

이 스타트업이 개조한 디젤엔진은 자연기반 연료라면 다양하게 쓸 수 있으나 현재는 100% 에탄올을 쓰고 있다. 이유는 에탄올이 현재로서는 가장 쉽게 구할 수 있기 때문이다.

아르곤국립연구소(Argonne National Laboratory), 하바드(Harvard), MIT 및 기타 기관의 전문가들에 따르면 에탄올은 온실가스(GHG) 배출을 감소시키며 옥수수 에탄올의 탄소 강도는 가솔린 평균보다 44~52% 낮다고 한다. 오늘날 미국에서 시판되는 일부 옥수수 에탄올은 탄소 강도가 61%나 줄어들었다.

에탄올은 자동차 배기파이프에서 유해한 배출을 줄여 입자상 물질(soot) 배출, 일산화탄소(CO), 독성 화합물 및 NOx 배출을 감소시킨다.

또한, 에탄올은 저렴해서 미국 소비자들이 휘발유에 비교하면 4리터당 평균 22센트(약 295원)를 절약할 수 있다.

미국 농무부(USDA)의 자료에 따르면, 최근 몇 년간 옥수수 생산에 쓰인 비료 사용량이 1970년대와 1980년에 쓴 것보다 적다고 한다. 게다가 현재 생산되는 옥수수 에탄올은 생산비용에 사용된 에너지의 거의 3배에 달하는 에너지를 제공하기 때문에 경제적이다.

클리어플레임의 두 창업자는 다른 나라는 말할 것도 없고 미국에서 트럭 운송을 전기화하는 데 수년이 걸릴 것이므로 다양한 연료로 작동할 수 있는 저렴한 저배출 디젤 엔진이 운송 부문 배출을 줄이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고 주장한다.

 

에너지 기업과 연구소 등이 관심을 보이고 5000만 달러 조달

이에 미국 에너지부(DOE), 업계 관계자, 주요 투자자들이 관심을 보였다.

2017년에 두 창업자는 아르곤국립연구소의 혁신 펠로우십 프로그램에 선전되어 멘토링을 제공하고 아르곤국립연구소의 배출 테스트와 기타 장비를 사용할 수 있게 됐다.

또한, 클리어플레임은 시리즈 A 및 B 자금에서 5000만 달러(약 670억원)를 조달했으며, 약 50명의 직원이 근무하고 있다.

국내 대형 트럭에도 많이 장착되는 디젤엔진을 제조하는 커민스(Cummins)의 전 최고기술책임자(CTO)였던 존 월(John Wall)은 스탠포드 대학 시절부터 자문을 맡아왔다. 그는 클리어플레임의 기술이 탑재된 에탄올 연료 트럭이 배출 가스 제로 운송에 대한 중요한 교량 역할을 한다고 보고 있다.

존 월은 제조업체가 클리어플레임의 기술을 디젤 엔진에 적용하는 것이 쉽기 때문에 매우 현실적인 가능성이 있다고 그린비즈에 말했다.

두 창업자는 자신들의 기술이 운송의 전기화는 아직 실현되지 않았지만 옥수수나 사탕수수와 같은 에탄올 공급원료를 사용할 수 있는 개발도상국에도 매우 적합하다고 강조한다. 그리고 시장에 따라 에탄올은 디젤보다 훨씬 더 저렴할 수 있다고 한다.

클리어플레임의 기술은 기존 디젤 엔진에 비해 동일하거나 더 큰 토크(torque)를 달성하며 미립자 물질을 필터링하고 기타 오염 후처리가 필요 없다고 한다. 토크는 회전력으로 해석할 수 있는데 트럭같이 무거운 짐을 운반하는 차량일수록 승용차에 비해서 더 많은 토크가 필요하다.

이 스타트업은 거대 광산업체인 리오틴토(RioTinto)의 투자도 받고 있다. 왜냐하면 이 기술이 해양 엔진, 기관차 및 기타 중장비에도 사용될 수 있기 때문이다.

이 엔진 기술은 광산 회사가 배출가스를 줄이면서 거대한 기계에 전력을 공급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 그래서 라틴 아메리카의 주요 에너지 기업인 코펙(Copec)의 계열사인 윈드 벤처스(Wind Ventures)도 클리어플레임에 투자하고 있다.

공동창업자 존슨은 “트럭은 우리의 교두보”라며, “디젤 엔진의 장점 중 하나는 어디에서나 사용할 수 있다는 점이다. 많은 장비에는 디젤 엔진이 쓰인다”고 말했다.

커민스의 CTO였던 존 월은 항공 산업이 배출량을 줄이려고 노력함에 따라 재생 가능 디젤의 사용이 점점 더 많아질 가능성이 높다고 그린비즈에 말했다.

한편, 전기차가 더욱 널리 보급됨에 따라 에탄올 혼합 휘발유에 대한 수요가 감소하여 에탄올의 시장 가격이 낮아져서 트럭 연료에 대한 더욱 매력적인 옵션이 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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