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에너지 거인 셸이 저탄소 부문의 구조조정을 추진하기로 했다.

셸의 사완(Sawan) CEO는 수익 증대를 목적으로 저탄소 솔루션(LCS) 부문 인력을 15% 감축하고 수소 사업을 축소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사완 회장은 지난 1월 취임한 후 수익성 높은 프로젝트에 집중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25일 로이터 보도에 따르면, 셸은 해당 부문에서 2024년 200명을 감원하고 총1300명에 달하는 부대인원 감축을 추진할 예정이다. 감축 인원의 일부는 9만 명 이상을 고용하고 있는 다른 부서로 흡수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미지=셸 글로벌
이미지=셸 글로벌

 

수소 사업장 중심 개편…70억달러 수소 허브 지원금 놓친 게 커 

셸의 한 관계자는 로이터와의 인터뷰에서 “운송과 산업재 같은 셸의 핵심적인 저탄소 사업 분야를 더욱 강화하기 위해 LCS 부서를 혁신하고 있다”고 말했다.

구조조정이 가장 크게 일어나는 사업부는 수소 사업부다. 셸은 불과 지난해까지만 해도 네덜란드에 유럽 최대 규모인 200MW 전해조 수소발전기를 설치하기도 했다. 수소사업을 선도해 왔던 셸이지만, 수소차가 대중성을 잃어버렸다는 판단하에 이런 결정을 내린 것으로 확인된다.

CNBC 보도에 따르면, 규모 축소 결정은 셸이 바이든 정부의 70억달러(약 9조원) 수소 허브 지원금을 확보하지 못했던 점도 중대한 역할을 한 것으로 해석된다. 셸은 루이지애나주의 수소 허브에 대한 자금 지원을 신청했지만, 최종적으로 이번 라운드에서 보조금을 받은 7개 허브 목록에 포함되지 않았다. 회사는 루이지애나 허브가 선택되지 않은 이유에 대해 에너지부의 공식적인 설명을 아직 기다리고 있다고 전했다.

 

대형 운송 차량용 에너지 사업에 집중

최근 화석연료 기업들이 탄소중립에 역행하여 탄소발자국을 늘리고 있다는 비판이 언론을 통해 보도되면서 비판 여론이 형성되고 있다. 셸도 이런 여론을 의식한 듯 대응에 신중을 기하고 있는 모습이다. 

셸은 “본사는 가치를 창출하고 탄소 배출량을 감축할 수 있는 사업에만 투자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가장 크게 개편된 수소 사업부도 이 지침에 따라 방향성이 조정됐다.

이 기업은 소형 승용차용 수소 에너지 기술의 개발 부서는 통폐합되고, 대형 운송 차량용 에너지 사업에 집중적으로 투자할 방침이다. 

대형트럭에 대한 배출량 문제가 미국과 유럽에서 화두에 올라와 있어, 대형 운송 차량용 에너지 사업은 확장성이 있는 사업으로 전망되고 있다.

미국은 환경보호국(EPA)이 지난해 대기오염 저감을 위해 중장비 대형 트럭의 스모그 및 온실가스 배출량을 현재보다 80% 제한하겠다는 규칙을 발표한 바 있다. 

유럽도 미국에 이어 규제안을 제시했다. 유럽 집행위원회의 제안에 따르면, 트럭의 이산화탄소 감축 목표는 2030년까지 2019년 대비 45% 감축을 시작으로, 2035년까지 65%, 최종적으로 2040년까지 90%에 도달하는 등 5년마다 강화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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