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N자본개발기금(UNCDF)이 기후 피해 지역을 돕기 위한 보험 상품을 시범 운영 중이라고 10일(현지시각) 파이낸셜 타임즈가 보도했다. 

2020년 9월 UNCDF는 기후과학, 보험, 재보험, 개발, 영향평가, 투자관리, 지속가능성 등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들로 구성된 실무그룹을 출범, 기후보험과 기후 복원력 인프라 구축을 연계하는 장기 보험 솔루션(CILIF, Climate Insurance Linked Resilient Infrastructure Financing) 개발을 시작한 바 있다.   

UNCDF은 보조금 및 융자를 통해 개발도상국의 경제 발전을 지원하는 UN기구다.

 

기후 재난 피해 갈수록 증가... 스위스리, 올해 상반기에만 66조 손실

국내 재보험사 영업손익도 약 10% 감소

지난 10월 세계기상기구(WMO)는 유럽연합(EU) 코페르니쿠스 기후변화국의 자료를 인용, 올해 9월은 역대 가장 더웠고 2023년은 사상 최고의 따뜻한 해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WMO 사무총장 페테리 탈라스(Petteri Taalas)는 “올해의 이상 기온은 과거의 그 어떤 것보다 더 엄청난 규모”, “이러한 기록적인 기온이 환경과 사회에 연쇄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고 경고했다.

실제로 기상이변으로 인한 재해 피해는 갈수록 커지고 있다.

지난 7월 미국 대형 보험사인 파머스 인슈어런스(Farmers Insurance)는 비용 증가를 이유로 허리케인 주요 피해지역인 플로리다주에서 철수했다.

파이낸셜 타임즈에 따르면, 지난 5월에는 캘리포니아주 최대 보험사 스테이트팜(State Farm)이 주 전역에서 주택보험 신규 가입을 중단했으며, 루이지애나주에서는 2020년부터 2021년까지 4회 연속 발생한 허리케인 피해로, 약 230억달러(약 30조원)의 보험 손실이 발생, 12개 보험사가 파산하고 50개 이상의 보험사가 허리케인 관련 보험 가입을 중단했다.

현재 플로리다주에서는 대부분의 보험사들이 보험 제공을 중단, 주 정부에서 보험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비상이 걸린 건 국내 보험업계도 마찬가지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해 전업 재보험사의 영업손익은 3107억원으로 전년(3418억원) 대비 311억원(9.1%) 감소했다. 특히 재보험손익 부문은 전년(153억원) 보다 93억원 감소한 60억원을 기록했다. 힌남노 등 태풍 피해로 일반 손해보험 보험금이 크게 증가했기 때문이다.

신용평가회사 무디스(Moody’s)에 따르면, 자연재해로 인한 보험 손실은 1970년 이후 5번 1000억달러(약 132조원)를 초과했으며, 이중 3번은 지난 6년간 발생했다. 재보험사 스위스리(Swiss Re) 또한 자연재해로 인한 보험 손실이 2023년 상반기에만 500억달러(약 66조원)를 넘어섰다고 밝혔다. 이는 2011년 이후 두 번째로 높은 수치다.

UNCDF이 기후 복원력 제고를 장려하는 기후 보험을 출시, 시범 운영 중이다. / 픽사베이
UNCDF이 기후 복원력 제고를 장려하는 기후 보험을 출시, 시범 운영 중이다. / 픽사베이

UNCDF, 기후 피해 지역을 위한 기후 보험 개발

기후 복원력 갖추면 보험료 깎아줘… 시설 투자 위한 자본 조달도 지원

이러한 상황에서 UNCDF는 기후 피해 지역을 위한 기후 보험 상품을 개발 중이다. 자연재해로 인한 보험 손실을 감당하고 피해 복구에 들어가는 비용도 줄이는 것이 목표다.   

UNCDF가 개발 중인 기후보험 연계 기후 회복력 인프라 금융(CILIF, Climate Insurance Linked Resilient Infrastructure Financing)은 지방정부를 대상으로 하는 장기 약정 기후보험으로, 기후 복원 시설 구축을 위한 자본 조달도 지원한다.

도시가 약관에 명시된 기후 회복력 확보 조치를 수행하면 기후 피해 리스크가 감소했다고 인정, 보험료도 줄여준다. 즉, 도시의 기후 복원력 투자 약속에 따라 저렴한 비용으로 기후 보험을 제공하겠다는 의미다. 

현재 CILIF는 남아프리카 공화국과 필리핀 마닐라에서 시범 프로젝트를 진행 중이다. 도시의 기후 복원력을 높여 재해를 당하더라도 피해 복구에 걸리는 비용과 시간을 절감하는 것이 목표다. 실제로 미국 국립건물과학연구소(National Institute of Building Sciences)에 따르면, 기후 복원력에 1달러를 투자하면 재해 복구에 들어가는 6달러를 절감할 수 있다.

컬럼비아 대학 교수이자 CILRIF 실무 그룹 멤버인 기후학자 아담 소벨(Adam Sobel)은 “보험료 책정에 적용할 모델 결정이 필요하다”며, “현재 사용되는 모델은 과거 데이터를 기반으로 하는 것이기 때문에, 미래 기상 예측이 가능한 모델링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한편 보험 컨설팅기업 밀리만(Milliman) 상무이사 마이클 맥코드(Michael McCord)는 기후 복원력 제고 전략이 기후 피해 감소에 효과적이라는 증거가 아직 부족하다며 “(CILRIF 프로젝트의) 가장 큰 숙제는 이러한 전략이 효과가 있다고 보험사들에게 확신을 주는 것”이라고 언급했다. 

UNCDF의 지속가능금융 및 파트너십 전문가 아비셰이크 다완(Abhisheik Dhawan)은 “보험사의 수익성을 저해하지 않으면서도 기후 피해 지역에 보험 제공이 가능한 새로운 시장이 열리길 바란다”고 밝혔다.

소식을 전한 파이낸셜 타임즈는 UNCDF의 CILIF 프로젝트가 보험업계의 기후 리스크 문제 해결을 위한 새로운 시도가 되고 있다고 논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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