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IT 기업 IBM이 기후 적응 사업에 투자할 계획이다.
6일(현지 시각) IBM은 자사의 사회공헌 프로그램인 IBM 지속가능성 액셀러레이터에 4500만달러(약 591억원)를 투자, 도시의 기후 회복력 향상에 기여하겠다고 밝혔다.
기후 위기가 현실화되면서 이상기후로 인한 피해를 회복하거나 완화할 수 있는 시스템 구축이 시급해지고 있다는 인식 때문이다. 이번 투자는 유엔의 11번째 지속가능발전목표(SDGs) ‘지속가능한 도시와 주거지 조성’에 기여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고 IBM측은 밝혔다.
기후변화 이미 진행 중… ‘적응’ 준비 필요
이번 IBM의 입찰 공고(RFP, Request For Proposals)에 지원할 수 있는 프로젝트 부문으로는 인공지능(AI) 기반 모델 및 지리 공간 분석, 날씨 및 기후 예측을 통한 자연과 건축 인프라에 대한 영향도 분석, 공공 서비스를 위한 자산관리 등이 있다. RFP란 정부기관이나 대기업과 같은 조직이 공식 입찰을 요청하기 위해 사용되는 프로세스나 문서를 말한다.
IBM은 이번 입찰 공고에 5년 동안 현금 및 실물을 지원할 예정이다. 실물 지원에는 기술이나 서비스 등이 포함된다.
지원자 선정 기준으로는 환경 위협에 취약한 지역사회 지원 수준, 기후변화 완화 기술 솔루션의 실현 가능성과 지속가능성, 측정 및 보고에 대한 투명성 여부 등이 있다.
2022년 설립된 IBM 지속가능성 액셀러레이터는 전 세계 취약한 지역사회의 환경 위험을 해결하는 소셜 임팩트 프로그램이다. 매년 약 5개의 프로젝트를 선택하여 지속가능성 목표를 위해 자사의 기술 및 AI 솔루션을 제공하고 있다. 현재까지 지속가능 농업, 청정에너지, 수자원 관리 등에서 전 세계적으로 15개의 프로젝트를 지원한 바 있다.
“기후 적응은 비용이 아닌 투자”… 민간 자본 유입돼야
현재 기후 회복력에 대한 투자는 매우 미비한 수준이다. 세계자원연구소(WRI)에 따르면, 개발도상국이 현재 증가하고 있는 기후 영향 위기에 적응하기 위해서는 2030년까지 연간 약 1600억~3400억달러(약 210조~446조원)가 필요하다. 2050년까지 이 금액은 연간 3150억~3650억달러((약 413조~479조원)까지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현재 적응 사업에 할당된 재원은 500억달러(약 65조원) 미만이다. 이는 전체 기후 재원 중 10%에 불과하다.
더 큰 문제는 재원 대부분이 공적자금이라는 것이다. 2019~2020년 동안 민간에서 조달된 기후 적응 자금은 10억달러(약 1조원)에 그쳤다. 이는 해당 기간 전체 기후 적응 자금 중 약 2%에 불과하다. WRI는 민간 투자가 저조한 이유로 수익성이 낮다는 대중 인식, 정보의 비대칭, 10~20년까지 걸리는 프로젝트의 오랜 추진 기간 등을 꼽았다.
이에 글로벌 적응센터(Global Center on Adaptation) CEO 패트릭 버큐일젠(Patrick Verkooiljen) 교수는 “기후 적응은 비용이 아니라 투자”라며 “적응 사업은 좋은 비즈니스”라고 밝혔다. 기업이 프로젝트나 포트폴리오에 기후 적응 조치를 이행할 때 투자의 지속성이 보장된다는 것이다. 구체적인 이점으로는 재난 피해 감소, 농업 생산 증대, 투지 수익률 증가 등을 꼽았다.
실제로 세계은행은 기후 변화 적응 투자 1달러(약 1300원)당 4달러(약 5000원)의 경제적 이익이 발생한다고 분석했다. 세계경제포럼(WEF)은 2026년까지 기후 적응 시장이 연간 2조달러(약 2626조원) 규모로 성장할 것이라고 전망하기도 했다.
버큐일젠 교수는 기후 적응 사업은 공적자금만으로는 부족하다며 민간투자 활성화를 위해서는 기후 적응 노력 측정을 위한 명확한 평가 지표 개발, 투자 의사결정을 위한 데이터 수집 및 분석 시스템 구축 등을 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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