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연재해, 기후위기가 지역과 산업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체감 리스크’로 다가오면서 잠재 피해 및 손실 규모가 점점 커지고 있다. 여러 리스크에 대비해 보험 가입 범위를 확대하겠다는 미국 내 사업주들의 수요도 증가했다.
반면 보험사들은 리스크 증가로 인해 보험 손실이 늘어났으며 특정 보험의 제공을 중단하기도 했다. 올해 초 북미 일부 지역에서 심각한 폭풍과 산불이 발생 했으며, 이로 인해 지난 6개월 동안 미국의 심각한 대류성 폭풍(SCS) 보험 손실이 340억달러(약 44조 7100억 원)를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7월 파머스 인슈어런스(Farmers Insurance)사는 캘리포니아에서 신규 주택보험 판매를 제한할 계획임을 밝혔다.
보험사들은 기후 위기 리스크를 줄이기 위해 노력하고 있지만 최근 보험사들이 화석연료 중심의 자산을 여전히 보유하고 있어 기후 탄력적인 포트폴리오를 만들고 있지 못한다는 연구가 발표됐다.
미국 사업주 80% 이상이 기후 리스크 대비해 신규 보험 가입 찾을 계획
글로벌 보험 중개업체 갤러거(Gallagher) 연구에 따르면, 사업 보험에 가입한 미국 사업주들의 83%가 향후 기후 리스크에 대비할 수 있도록 보험 가입 범위를 확대하겠다고 지난 8일(현지시간) 로이터 통신이 밝혔다.
갤러거는 미국 사업주 1천명을 대상으로 미래 비즈니스 리스크에 관한 인식 조사를 실시했다. 응답자 80% 이상이 “각종 리스크를 완화하기 위해 맞춤형 비즈니스 보험이 필요하다”며 “보험 가입 범위를 확대하기 위해 추가 보험을 찾고 있거나 찾을 계획”이라고 응답했다.
사업주들이 향후 12개월 동안 가장 우려하고 있는 리스크는 ‘기후 변화와 자연재해’다. 응답자 68%가 기후 변화 및 자연 재해가 비즈니스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극도로 또는 매우 높은 우려를 가지고 있다고 답했다. 이 외에도 사이버 공격(74%), 의료 비용(70%), 실업수당 청구(69%), 생명보험(48%) 등 다양한 리스크가 인식됐다.
CEO 패트릭 갤러거는 "자연재해로 인한 피해로 인해 부동산, 주택, 기업을 보호하기 위한 보험에 대한 수요가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다”며 “기술과 디지털 인프라에 대한 의존도가 높아짐에 따라 잠재적 공격에 대한 기업의 노출이 증가함에 따라 사이버 보험도 주목받고 있다”고 말했다.
보험 상위 16개, 전체 화석연료 자산의 절반 이상 보유
지난 8일 발간된 '보험업계의 기후 변화' 보고서는 2019년 미국 상위 16개 보험사가 보유한 화석연료 관련 자산이 업계 전체 자산의 50% 이상을 차지한다고 로이터 통신이 밝혔다. 이는 보험사들이 한 가지 유형의 화석 연료나 관련 투자에 집중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특히 2개의 최대 규모 손해보험사들은 전체 화석 연료 자산 규모에 큰 영향을 미쳤다. 스테이트 팜 보험은 2019년 타르 샌드와 석탄 투자에서 각각 30.28%와 22.92%의 절대 지분을 보유하여 부문별 총 투자 금액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다.
투자자 옹호 단체 세레스(CERES), 지속 가능성 컨설팅 회사 ERM, 탄소 회계 회사 페르세포니는 보험 산업의 화석 연료 관련 자산 투자를 분석한 연구를 수행했다. 데이터 샘플의 77%는 미국 보험사로 구성됐으며 2019년 미국 보험 산업이 5360억달러(약 704조 8400억 원)상당의 화석 연료 관련 자산 절반 이상을 보유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은 경영진, 주 규제 당국 및 기타 전문가 인터뷰를 통해 “캘리포니아 규제 당국이 가장 최근에 데이터를 수집한 2019년 이후에도 큰 변화가 없었을 것”이며 “보험사들이 기후 위기와 관련된 피해 리스크에 기여하거나 리스크에 유일하게 노출되어 있다”고 밝혔다.
세레스 전무 이상 스티븐 로스테인(Steven Rothstein)은 “산불과 같은 기후 재앙으로 인해 일부 기업은 캘리포니아와 같은 고위험 지역의 주택 보험 가입을 중단하고 있다”며 “보다 엄격한 자금 규제 정책은 보험사들의 재정을 압박할 수 있다”고 말했다.
보험사는 대개 대규모 자산 소유자이므로 기관 투자자 부문에서 중요한 입지를 차지하고 있다. 그러나 미국 보험사들이 투자 의사 결정에 기후 관련 요소를 체계적으로 통합하기 위한 접근 방식이 부족하다는 것을 보여준다. 보고서는 보험사들이 인수, 리스크 및 투자 기능 전반에 걸쳐 기후 변화에 대한 접근 방식을 조화롭게 조정할 것을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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