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일(현지시각) 블룸버그가 2024년 중국 전기차 BYD가 테슬라를 제치고 세계 1위에 등극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시장리서치기업 카운터포인트리서치(Counterpoint Research)는 12월 보고서에서 BYD 자동차가 3분기 글로벌 배터리 전기차 시장 점유율에서 테슬라와 동일한 17%를 기록했으며 4분기에는 세계 1위로 올라설 것이라고 전망했다. BYD와 메르세데스 벤츠의 합작회사 덴자(Denza)는 제외한 수치다.
중국 전기차, 보조금을 둘러싼 치열한 경쟁으로 성장…
BYD, 저렴하고 다양한 라인업 보유
지난 2011년 일론 머스크는 중국의 BYD를 테슬라 경쟁 상대로서 어떻게 보느냐는 기자의 질문에 “그들의 차를 보셨느냐”며 웃음을 터뜨린 바 있다. BYD 전기차의 성능 및 경쟁력을 공개적으로 비웃은 것이다.
12년이 지난 올해, 상황은 완전히 달라졌다. 1월 테슬라 실적 발표 중 가장 강력한 경쟁자를 꼽아달라는 질문에 “중국의 어떤 기업”이라고 응답, 사실상 BYD를 지목한 것이다. 5월에는 X(구 트위터)를 통해 “(BYD를 비웃은 것은) 오래 전의 일”, “최근 그들의 차는 매우 경쟁력이 있다”고 밝히기도 했다.
실제로 지난 몇 년 동안 BYD의 성장세는 가팔랐다. 2020년 연간 판매량 41만대에서 2021년 73만대, 2022년 186만대를 판매한 것이다. 2023년에는 상반기에만 125만대를 팔았다. 2023년 상반기 매출은 약 47조원을 기록, 2021년 연간 매출인 약 39조원을 넘어섰다.
중국 헤지펀드 스노우볼 캐피털(Snow Bull Capital)의 중국 사업 책임자이자, 테슬와 BYD 양사에 투자 중인 브리짓 맥카시(Bridget McCarthy)는 “이제 자동차 산업에서는 규모나 전통이 아니라 혁신 사이클을 거듭하는 속도”라며 “BYD는 누구도 예상치 못한 빠른 속도로 이를 실현하기 위한 준비를 해왔다”, “이제 다른 기업들도 이를 따라잡기 위해 경쟁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BYD는 소비자에게 다양한 선택지를 제공하고 있다. 테슬라의 최저가 모델보다 저렴한 모델도 6종이나 보유하고 있다. 머스크가 전기차 구매력이 낮아진 이유로 정부의 금리인상 기조를 지적해온 것과 달리, 시장 공략을 위한 다양한 노력을 전개하고 셈이다.
일찌감치 BYD의 진가를 알아본 투자자도 있다. 워렌 버핏이다. 2008년 버크셔 해서웨이(Berkshire Hathaway)를 통해 BYD의 지분 약 10%에 약 2억3000만달러(약 2957억원)를 투자한 것이다. 이후 2022년 BYD 주가는 사상 최고가를 기록, 지분 가치는 35배 치솟아 약 80억달러(약 10조3000억원)에 달한 바 있다.
중국 전기차의 성공 뒤에는 막대한 정부 보조금을 둘러싼 업계 내 경쟁이 있다. 글로벌 금융기업 UBS 그룹 AG(UBS Group AG)의 중국 자동차 연구 책임자 폴 공(Paul Gong)은 “그들은 경쟁이 치열한 전기차 시장에서 경쟁력 확보를 위해 비용을 최적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공 책임자는 이러한 가격 경쟁력을 바탕으로 10년 후 전 세계 자동차 시장의 3분의 1은 중국 제조업체의 몫이 될 것이라고 예측했다.
전 세계 전기차 자국 우선주의 확산…
미국, 유럽, 중국산에 징벌적 관세 검토 중
한편 BYD의 세계 진출은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유럽과 미국 등 전 세계적으로 전기차에 대한 ‘자국 우선주의’가 확산되고 있기 때문이다.
한국자동차모빌리티산업협회(KAMA)가 10월 발간한 ‘국가별 전기차 관련 주요 정책 현황’ 보고서에 따르면, 유럽연합(EU)은 중국산 전기차에 징벌적 관세 부여 여부를 검토 중이다. 중국 전기차에 불공정하게 지급된 보조금은 없는지 최장 13개월 동안 검토한 후 결정하겠다는 계획이다. 검토 대상에는 중국 자동차브랜드는 물론 테슬라나 BMW 등 중국 공장에서 생산되는 차종도 포함됐다.
미국 정부 또한 중국산 전기차, 배터리, 태양광 제품 등에 높은 관세율 부과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21일(현지시각) 월스트리트저널은 미국 정부 관계자들이 트럼프 행정부 때와 같이 다수의 중국산 제품에 높은 관세를 적용하는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자국의 친환경산업 공급망에 대한 중국 의존도를 낮추겠다는 것이다.
배터리 연구원 출신인 BYD의 CEO 왕춘부(Wang Chuanfu)는 블룸버그와의 인터뷰에서 “현재로서는 중국 전기차 시장에서 BYD가 승자이지만, 앞으로 어떻게 될 지는 알 수 없다. 다만 우리는 계속해서 좋은 제품을 만들 것”이라고 밝혔다.
HSBC은행 중국 자동차 부문 책임자 유첸 딩(Yuqian Ding)은 BYD의 글로벌 1위 임박을 두고 “1위가 되면 할 일이 바뀐다”, “자기 자신을 이길 방법을 찾아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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