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런던에 본사를 둔 에너지 기업인 옥토퍼스 에너지가 영국 최대의 에너지 공급업체가 됐다.
해외 미디어 환경에너지리더(Environment+Energy LEADER)는 지난 8일(현지 시각) 기존 주주인 제너레이션 인베스트먼트 매니지먼트와 캐나다연금투자위원회(CPP 인베스트먼트)로부터 추가 투자를 확보한 후 기업 가치가 90억 달러(약 12조원)에 달했다고 전했다.
앨 고어 전 미국 부통령이 공동 창업한 투자회사로 알려진 제너레이션 인베스트먼트 매니지먼트는 미국과 호주의 연기금으로부터 신규 투자를 유치하여 옥토퍼스 에너지 그룹의 지분을 13% 확보했다. 4763억 달러(약 652조원)의 자산을 운용하는 CPP 인베스트먼트는 지분을 12%로 확대했다.
옥토퍼스 에너지는 이번 투자 유치로 8억 달러(약 1조원)를 조달했던 지난 12월 투자 라운드 때보다 기업 가치가 15% 상승했다. 그렉 잭슨 옥토퍼스 에너지 CEO는 “세계적으로 인정받는 장기 투자자들을 얻음으로 주요 시장에서 우리의 인지도를 높이고, 해외 확장을 지속할 수 있는 기회를 열 수 있게 됐다”고 소회를 밝혔다.
에너지 플랫폼 크라켄, 저렴한 요금과 에너지 관리 서비스로 3배 성장
옥토퍼스 에너지가 신규 투자를 받을 수 있었던 비결 중 하나는 글로벌 고객 확보를 통한 성장성이다.
CPP 인베스트먼트의 빌 로저스 지속가능한 에너지 부문 글로벌 책임자는 “혁신적인 고객 제안과 글로벌 에너지 전환에 대한 기여가 옥토퍼스의 성공 요인”이라고 말했다.
옥토퍼스 에너지는 18개국에서 사업을 운영하여 해외로 입지를 확장하고 있다. 현재 매출은 172억달러(약 23조원)이며, 전 세계 고객 수는 770만 명에 달하여 약 3배 성장을 이룬 것으로 확인된다. 영국 본사가 고용한 직원만 4700명이다.
이 회사가 이런 큰 성장을 이룬 이유로는 데이터 및 머신 러닝 플랫폼인 ‘크라켄(Kraken)’ 덕분이다. 크라켄은 5400만 개의 계정에 구독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이는 일반 고객뿐만 아니라 에너지 기업 고객을 대상으로도 서비스를 제공한다. 크라켄은 지난 12월 받은 1조 원의 투자금이 투입됐고, 기업 가치는 당시 80억 달러(약 11조원)로 평가받았다.
크라켄은 저렴한 에너지 요금과 스마트한 에너지 관리 기능으로 고객들을 끌어모으고 있다. 고객들은 이 플랫폼을 통해 실시간으로 자신의 에너지 사용량을 확인하고 모니터링 할 수 있고 변동 요금제를 통해 에너지를 절약할수록 더 저렴한 요금을 이용할 수 있는 옵션을 선택할 수 있다. 크라켄은 또한 고객의 에너지 사용 패턴을 분석해 맞춤형 에너지 절약 팁과 관리 솔루션을 제공한다. 고객은 스마트 홈 기기 연동 기능으로 난방과 조명 등을 연결하여 에너지 사용을 자동으로 최적화할 수 있다.
옥토퍼스 에너지는 이 플랫폼을 기반으로 상당한 글로벌 고객을 흡수하고 있다. 이 회사는 지난 12월 130만 명에 달하는 셸(Shell)의 고객들을 흡수했다. 즉, 셸의 고객들이 이 플랫폼을 활용할 수 있게 되면서 옥토퍼스 에너지의 요금제와 서비스를 선택할 수 있게 됐다는 의미다. 이 회사가 타 에너지 기업의 고객을 흡수한 것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2022년에는 영국 에너지 회사인 벌브(Bulb)가 파산하면서 150만 명의 고객을 옥토퍼스 에너지가 확보한 바 있다.
주택 탄소발자국 제로 솔루션…영국에서만 400만 가구 재생가능전력 보급
투자 유치의 두 번째 비결은 재생에너지 보급에 주력한다는 점이다.
해외 미디어 서스테이너빌리티 매거진에 따르면, 옥토퍼스 에너지의 고객은 주택에서의 탄소발자국이 0으로 영국의 주택 탄소배출량의 평균이 연간 574kg임을 고려하면 훨씬 더 깨끗한 전기를 사용할 수 있다.
이 회사는 영국에서만 700개의 친환경 에너지 생산업체로부터 400만 가구에 전력을 공급할 수 있는 60억 파운드(약 10조원) 규모의 재생 에너지 발전소를 운영하고 있다. 옥토퍼스 에너지는 영국 10만여 가구에 가정용 태양광 발전 비용을 지원하여 연간 12억 킬로와트시(kWh) 이상의 전력을 생산하는데, 이는 약 50만 가구에 1년 동안 전력을 공급할 수 있는 양이다.
옥토퍼스 에너지는 영국 외에도 스페인, 독일, 이탈리아에서는 태양광 및 히트펌프를 설치하고 있으며 유럽에서 100개 이상의 신규 태양광 프로젝트를 지원했다. 최근에는 부유식 해상 풍력 터빈 개발업체인 오써지(Ocergy)에 투자한 바 있다.
제너레이션 인베스트먼트 매니지먼트의 앨 고어 회장은 “옥토퍼스 에너지는 제너레이션이 투자하기 위해 세워졌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라며 “미션 중심의 팀이 이끄는 지속가능한 시스템의 진정한 원동력이 되는 기업”이라고 평했다. 앨 고어 회장은 기후변화 대응의 전도사라고 불릴 만큼 이에 대한 발언을 이어왔으며, 2021년 제너레이션 인베스트먼트 산하에 ‘저스트 클라이밋(Just Climate)’라는 자산운용사를 세우고 탈탄소화 솔루션에 투자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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