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 대선 후보가 대통령에 당선되더라도 전기차(EV) 전환의 흐름을 막을 수 없다는 업계 의견이 나왔다. 

북미 1위 충전사업자인 차지포인트의 CEO 릭 윌머는 지난 19일(현지 시각) 블룸버그와의 인터뷰에서 “트럼프 후보가 백악관으로 복귀하더라도 EV 판매는 계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취임 시 첫 날에 전기차 전환을 종식하겠다는 도널드 트럼프 후보/CNBC 유튜브 채널
취임 시 첫 날에 전기차 전환을 종식하겠다는 도널드 트럼프 후보/CNBC 유튜브 채널

 

전기차 판매 비중, 4년 내 25% 넘어…전환 멈추기엔 늦었다

릭 윌머 CEO는 EV 전환을 되돌리기에는 투자가 너무 많이 진행됐다는 점을 지적했다. 윌머는 “전반적인 시장의 힘이 정부가 전기차 도입의 속도를 조절할 수 있는 모든 방법보다 훨씬 더 강력하다고 생각한다”며 “투자가 많이 이뤄졌고, 많은 자동차 제조기업의 CEO들이 이미 티핑 포인트를 넘었다고 얘기하는 것을 들었다”고 말했다.

전기차 도입률은 2023년 말까지 31개국이 신차 판매의 5%를 넘어 티핑 포인트를 지났다고 블룸버그 그린은 지난 3월 분석한 바 있다. 2022년에는 판매 비중 5%를 넘는 국가가 19개였는데, 이를 통해 향후 전환 속도를 예측해보면 4년 이내에 판매 비중이 25%로 급증할 수 있다고 추정됐다.  

자동차 혁신 연합의 존 보젤라 회장도 지난 5월 “자동차 산업은 2017년과는 매우 다른 상황에 있다”고 말했다. 뉴욕타임스에 따르면, 보젤라 회장은 “트럼프 후보가 2016년에 당선됐을 때 EV 판매 비중은 미국 자동차 시장의 약 1%에 불과했지만, 오늘날에는 10%에 접근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트럼프 연설에 주가 출렁…업계 위기감에 전기차 전환 둔화

윌머 대표가 전기차와 충전 시장이 정치권과 관계없이 성장하리라고 호언장담했지만, 트럼프 후보의 발언을 무시하기에는 영향력이 적지 않은 상황이다.

트럼프 후보는 18일 대선 후보 수락 연설에서 “취임 첫날 전기차 의무화 조치를 폐지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전기자동차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고 너무 비싸며, 전기 자동차 의무화를 종식시키겠다”고 덧붙였다.

그의 주장은 오류가 있고 일관성이 없다는 점이 지적되고 있다. 트럼프 후보는 지난달 블룸버그 비즈니스위크와의 인터뷰에서 “전기차에 반대하지 않고 훌륭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문제는 그의 주장이 비판 받음에도 주가가 출렁였다는 점이다. 차지포인트는 4.9%, 테슬라는 4%가 하락했다. 미국의 전기차 수요가 약화되고 있는 점도 트럼프 후보의 발언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고 분석된다. 

전환 속도는 전기차 수요의 감소와 정치적 리스크로 인해 둔화되고 있는 상황이 관측된다. 포드는 당초 대형 전기 SUV를 생산하려던 캐나다 온타리오주의 오크빌 공장에서 내연기관 픽업트럭을 생산하기로 전략을 수정했고, 현대차 그룹은 연 생산량 30만 대 규모의 조지아주 신공장도 전기차 전용에서 하이브리드차도 생산하기로 계획을 바꿨다.

포드의 회장 빌 포드는 지난 4월 디트로이트주에서 열린 한 행사에서 “기업의 시간과 계획은 선거 주기보다 훨씬 길다”며 “정치인들에게 앞뒤로 흔들리면 회사 운영에 큰 차질이 빚어진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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