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과 3개월 앞으로 다가온 미국 대선 판세가 예측 불허 상태에 빠졌다.

재생에너지 업계는 트럼프와 해리스 중 누가 대통령이 될 것인가를 두고 연일 계산기를 두드리고 있다. 다른 업계보다 대선 결과에 따른 정치적 리스크가 높기 때문이다.  

26일(현지시각) 글로벌 재생에너지 컨설팅업체 인텔스토어(IntelStor) 최고경영자(CEO) 필립 토타로(Philip Totaro)는 해리스가 '친환경 전사'로서 재생에너지의 수호자가 될 것으로 예상되지만, 트럼프 집권 시에도 저금리 정책으로 인한 투자 증가가 기대된다고 내다봤다.

트럼프 당선이 재생에너지 산업에 '완전한 재앙'은 아니라는 전망이 나왔다. / 픽사베이 
트럼프 당선이 재생에너지 산업에 '완전한 재앙'은 아니라는 전망이 나왔다. / 픽사베이 

 

오바마 정부의 재생에너지 프로젝트, 트럼프 정부에서 크게 성장 

실제로 트럼프 당선 시나리오에 '재앙'만 있는 것은 아니다. 1차 트럼프 재임기간인 2017~2020년 미국 재생에너지 발전 용량은 오히려 크게 증가했다.

오바마 전 대통령이 승인한 재생에너지 프로젝트들이 실제 건설에 들어간 것은 트럼프 재임시기다. 이때 트럼프 전 대통령이 펼친 금리 인하 정책은 석유 및 가스업계까지 풍력, 태양광 등 재생에너지 투자에 적극적으로 참여할 수 있도록 독려했다. 오바마 전 대통령의 친환경 정책과 트럼프 전 대통령의 금리 인하 정책이 복합적인 시너지 효과를 낸 셈이다.

이에 최근 미국 풍력업계는 바이든 임기 내 재생에너지 프로젝트 승인을 따내기 위해 발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백악관 또한 해상풍력 발전 프로젝트를 승인하는 규제기관 해양에너지관리국(BOEM)에 최대한 많은 수의 프로젝트를 승인하라고 지시한 바 있다. 설사 트럼프가 당선된다 해도 이미 승인된 프로젝트들은 자본 조달만 가능하면 계속 진행될 수 있기 때문이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지난해 9월 CNBC와의 인터뷰에서 “금리가 매우 높다. 높아도 너무 높다. 이것으로는 아무것도 할 수 없다”며 당선될 경우 신속한 금리 인하를 시사한 바 있다.  

다만 최근 연방준비제도(FED)가 오는 11월 미국 대선 전 기준금리를 인하할 것이라는 기대가 높아지자, 트럼프는 “연준은 선거 전에 금리 인하로 경제를 부양해 바이든 대통령에게 유리한 영향을 주는 것을 피해야 한다”고 발언하기도 했다.

토타로 CEO는 트럼프 당선 시 풍력, 태양광, 에너지저장장치(ESS) 등 2025년 1월 취임 이전 이미 승인을 받은 프로젝트들은 낮은 금리로 더 많은 자본을 끌어들일 수 있을 것이라며, 이는 화석연료 업계 투자자들을 재생에너지 시장으로 끌어들일 수 있는 유인이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물론 트럼프 당선 시 예상되는 리스크도 명백하다. 트럼프는 이미 바이든 정부의 역사적인 기후 정책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의 철회를 시사한 바 있으며, 보호무역주의를 강화하면서 중국, 인도 등 해외 부품에 대한 관세를 강화해 재생에너지 프로젝트의 공급망 및 비용 경쟁력에 악영향을 끼칠 수 있다.

민주당 재집권 시에도 명암은 존재한다. 토타로 CEO는 "해리스가 당선될 경우, 재생에너지 산업에 대한 정책적 연속성은 보장될 것이나, 낮은 금리 인하 속도로 재생에너지 업계의 자본 조달은 지속적으로 어려울 것"이라고 전망했다. 프로젝트 승인율이 높아져도 실제 건설을 위한 자본 조달이 늦어지면 재생에너지 용량 추가 속도도 늦어질 것이라는 분석이다.

토타로 CEO는 "트럼프의 승리가 재생에너지 산업에 좋은 것은 아니지만, 투자 급증 가능성이 있는 만큼 ‘완전한 재앙’도 아닐 것"이라고 논평했다.

 

트럼프 대세론... 부통령 후보 막말로 '역풍'

미 대선, 뚜껑 열기 전에는 몰라

피격 사태 후 굳어지는 듯했던 트럼프 대세론도 흔들리는 모양새다. 트럼프 대항마로 ‘젊은 여성’ 해리스가 떠오르자 바이든 대통령을 위협했던 고령 리스크가 그대로 트럼프 전 대통령을 향했기 때문이다. 여기에 공화당 부통령 후보 JD 밴스 상원의원의 과거 발언까지 재조명되며 거센 역풍이 불고 있다.   

밴스 의원은 2021년 폭스뉴스 인터뷰에서 해리스 등을 겨냥해 “자신의 삶과 선택해 비참해하며 국가도 비참하게 만들고 싶어하는 캣맘들”이라고 발언한 바 있다.

해리스는 남편 전처의 자녀들을 길러온 바 있다.

한편 산업연구원은 지난 5월 ‘미(美) 대선 향방에 따른 한국 산업 영향과 대응 방안’ 보고서에서 “미국 제47대 대선은 주요 산업의 국제 산업 분업 구조와 공급망 재편에 큰 영향을 미치는 주요 이슈”라며 트럼프 당선 시 자동차, 방위산업의 수출 여건 약화, 친환경 정책 후퇴로 인한 이차전지 산업의 리스크가 증가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다만 대중국 관세 인상으로 인한 한국산 제품의 시장 점유율이 증가할 가능성도 있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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