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정부가 탄소 포집 및 저장(CCS) 프로젝트에 향후 25년간 최대 217억 파운드(약 38조2002억원)를 투자할 것이라고 밝혔다.
4일(현지시각) 로이터는 영국 정부의 이번 투자가 배출량 감축, 일자리 창출, 지역경제 활성화를 목표로 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산업 중심지에 CCS 클러스터 조성... 일자리 창출과 기후 목표 동시에
영국 정부는 주요 산업 지역인 테사이드(Teesside)와 머지사이드 지역(Merseyside)에 CCS 클러스터를 조성, 연간 850만 톤의 이산화탄소를 포집할 계획이다. 이는 매년 400만대의 자동차를 퇴출시키는 것과 같은 수치다.
테사이드는 화학 및 철강 산업 지구이며, 머지사이드는 항구 도시 리버풀을 중심으로 발달한 중공업 및 제조업 중심지다.
이번 프로젝트 중 하나인 머지사이드 지역의 ‘하이넷 노스 웨스트(HyNet North West)’는 산업 플랜트에서 발생하는 이산화탄소를 포집하여 아일랜드 해의 고갈된 가스전으로 저장할 계획이며, 이탈리아의 에너지 기업 에니(Eni)가 주도하고 있다. 에니 CEO 클라우디오 데스칼치(Claudio Descalzi)는 성명을 통해 "하이넷(HyNet)은 영국의 핵심 에너지 집약적 산업 지역의 탈탄소화를 실현하고, 지역 경제 성장에 큰 기여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테사이드 지역에서 추진되는 ‘이스트 코스트 클러스터(East Coast Cluster)' 프로젝트는 BP와 에퀴노르(Equinor)와 같은 에너지 대기업들이 참여하며, 포집된 이산화탄소를 북해 아래 저장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영국 정부는 이 프로젝트들이 약 8억파운드(약 1조4083억원)의 민간 투자를 유치하고 4000개의 일자리 창출에 기여할 것이라고 기대하고 있다. 키어 스타머 영국 총리는 "(이번 프로젝트들은) 산업을 청정하게 만드는 것뿐만 아니라, 탄소 포집 기술은 투자 유치와 수천 개의 고급 일자리 창출에 있어 엄청난 기회를 제공한다"라고 강조했다.
환경단체는 반발... "CCS 투자는 화석연료 산업을 연장시키는 것"
CCS 기술은 발전소나 산업 현장에서 발생하는 탄소를 지하에 저장하는 방식으로, 비용 문제 등 실효성 논란이 제기되고 있다. 그러나 영국 지속가능성 매체 에디(edie)는 영국 기후변화위원회(CCC)가 CCS가 기후 목표 달성을 위해 필수적이라며, 이번 결정에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고 보도했다.
반면 환경단체들은 이번 결정에 반발했다. 영국 그린피스 정책부문 책임자 더그 파르(Doug Parr)는 "기후위기를 해결하겠다고 약속한 정부가 화석연료 산업 연장을 위해 220억파운드(약 38조7283억원)를 투입하는 것은 문제"라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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