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상무부가 AI 칩과 기술 수출을 제한하는 새로운 규정을 시행할 것이라고 발표했다./미국 상무부 X
미국 상무부가 AI 칩과 기술 수출을 제한하는 새로운 규정을 시행할 것이라고 발표했다./미국 상무부 X

미국 정부가 AI 칩과 기술 수출을 제한하는 새로운 규정을 시행할 것이라고 블룸버그 통신, 로이터 통신, 뉴욕타임즈 등이 지난 13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미국 상무부 지나 러몬도(Gina Raimondo) 장관은 "미국은 현재 AI 개발과 AI 칩 설계 분야에서 AI를 선도하고 있으며, 이를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라고 말했다고 로이터 통신은 전했다. 

이런 연유로 미국의 가장 가까운 동맹국들에게 미국의 AI 기술에 대한 무제한적인 접근을 허용하지만, 중국, 러시아, 이란, 북한에 대한 수출은 차단된 상태로 유지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새 AI칩 규정은 중국의 군사력을 강화하는 데 사용할 수 있는 첨단 칩에 대한 중국의 접근을 제한하고, 칩의 흐름과 AI의 글로벌 발전을 제어하기 위한 새로운 보호 장치를 추가함으로써 AI 분야에서 미국의 리더십을 유지하려는 바이든 행정부의 노력으로 여겨진다.

이 규정은 전 세계를 세 등급으로 나뉘어 적용될 예정이다. 1등급인 한국, 일본, 영국, 프랑스, 네덜란드, 독일, 대만 등 18개 동맹국은 규칙에서 면제된다. 반면 싱가포르, 이스라엘, 사우디 아라비아, 아랍에미리트를 포함한 2등급인 약 120개국은 국가 제한에 직면하게 됐다. 이는 한 국가에 할당될 수 있는 최대 컴퓨팅 파워 수준을 정하는 것으로, 2025년부터 2027년까지 3년간 그래픽 처리 장치(GPU)를 5만개로 제한하는 것에 해당한다. 

이에 대해 업계 관계자들은 중국이 동남아나 중동 등 제3국을 통해 미국산 AI 칩을 수입하거나 데이터 센터를 만들어 AI역량을 키우는 ‘우회로’를 확보하지 못하게 하려는 의도로 해석했다. 

마지막으로 3등급으로 분류되는 적대국인 러시아, 중국, 마카오, 이란, 벨라루스 등의 국가 20여곳으로의 수출은 전면 금지된다. 

또한 아마존 웹 서비스(Amazon Web Services)나 마이크로소프트(Microsoft)와 같이 글로벌 승인을 받을 가능성이 있는 미국의 공급업체는 전체 AI 컴퓨팅 성능의 50%만 미국 외부에 배포할 수 있고, 1등급 국가 외부에서는 25%, 단일 비1등급 국가에서는 7%를 넘지 않아야 한다. 

첫 번째 트럼프 행정부 시절 국가 안보 관리였던 메건 해리스(Meghan Harris)는 "이 규칙이 향후 10~15년 내에 얼마나 효과적으로 시행될지는 이제 차기 트럼프 행정부에 달려 있다"라고 말했다. "그들은 지배적인 국내 산업을 보장하는 것이 중국과의 경쟁에서 핵심 요소라는 것을 잘 알고 있다"라고 전했다.

제이크 설리번 미국 국가안보보좌관은 "미국은 향후 몇 년 동안 AI의 능력이 급격히 증가할 것에 대비해야 하며, 이는 경제와 국가 안보에 변혁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라고 말했다.

러몬도 상무부 장관은 "이번 조치가 공표일로부터 120일 후에 발효될 예정이며, 트럼프 행정부가 의견을 밝히고 수정할 시간을 부여할 것"이라고 전했다.

 

중국을 비롯한 일부 기업, 미국의 과도한 권한 행사에 우려 표해

GPU는 AI 모델 학습을 위해 꼭 필요한 것으로 여겨진다. 사진은 엔비디아에서 새롭게 내놓은 블랙웰의 모습. /엔비디아
GPU는 AI 모델 학습을 위해 꼭 필요한 것으로 여겨진다. 사진은 엔비디아에서 새롭게 내놓은 블랙웰의 모습. /엔비디아

엔비디아를 비롯한 오라클 등 관련 업계 인사들은 이러한 규칙이 전 세계 AI 칩과 데이터 센터의 환경을 바꿔놓을 것이라며 부정적인 시선을 보냈다.

특히 엔비디아(Nvidia)는 13일에 "이 규칙은 엄청난 권한 남용"이라고 비난하며, "백악관이 주류 게임용 PC와 소비자용 하드웨어에서 이미 사용 가능한 기술을 단속할 것"이라고 말했다. 데이터 센터 공급업체 오라클(Oracle)은 이번 달 초에 "이 규정이 글로벌 AI 및 GPU 시장의 대부분을 중국 경쟁사에게 넘겨줄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 규칙은 그래픽 렌더링을 가속화하기 위해 만들어진 특수 프로세서인 그래픽 처리 장치(GPU)라고 불리는 칩의 수출을 제한한다. GPU는 게임에서 주로 쓰이는 것으로 알려져 있지만 미국 업계 리더인 엔비디아가 만든 것과 같은 GPU는 동시에 여러 데이터를 처리할 수 있으므로 AI 모델을 훈련하고 실행하는 데 필요하다.

실제로 현재 AI 모델의 학습, 추론에 필수 반도체인 AI 가속기 시장은 엔비디아가 90% 이상을 장악하고 있다. 예를 들어 오픈AI(OpenAI)의 챗GPT(ChatGPT)는 수만 개의 GPU를 통해 훈련되고 개선된 것으로 알려져 있다.

AI는 의료, 교육, 식량 등 다양한 혜택에 대한 접근성을 높일 수 있는 잠재력을 가지고 있지만 생물학적 및 기타 무기 개발, 사이버 공격 지원, 감시 및 기타 인권 침해 지원에도 도움이 될 수 있다.

제이크 설리번(Jake Sullivan) 미국 국가안보보좌관은 "미국은 향후 몇 년 동안 AI의 능력이 급격히 증가할 것에 대비해야 하며, 이는 경제와 국가 안보에 변혁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라고 말했다.

중국 상무부는 13일(현지시간) 새로운 규정에 대해 “제 3자가 중국과 정상적인 무역을 펼치는데 함부로 간섭한다”라며 “중국이 정당한 권리와 이익을 보호하기 위해 필요한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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