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트럼프 행정부가 중동의 두 나라를 겨냥한 미국의 AI 정책 방향을 전환했다고 블룸버그 통신이 보도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중동 순방을 통해 사우디아라비아와 아랍에미리트(이하 UAE)는 엔비디아, AMD로부터 최첨단 인공지능 소프트웨어와 서비스 개발 및 운영 칩을 구매할 수 있게 되었다. 이전에 미국은 미국산 AI 관련 기술의 확산을 통제하는 조치의 일환으로 사우디아라비아와 UAE를 2등급으로 제한한 바 있다.
이는 한 국가에 할당할 수 있는 최대 컴퓨팅 파워 수준을 정한 것으로 이대로라면 두 나라는 2025년부터 2027년까지 3년 간 그래픽처리장치(GPU)를 5만개까지 구매할 수 있었다. 이러한 제약은 국가 안보 우려, 그리고 더 나아가 칩이 중국의 손에 들어가지 않도록 하려는 의도에서 비롯되었다.
사우디아라비아와 UAE는 수년간 화석 연료 수출에 대한 경제 의존도를 낮추고 AI를 다각화하기 위해 노력해 왔다. 사우디아라비아의 경우 국영 투자회사인 휴메인(Humain)을 설립해 사우디의 AI 인프라 구축을 선도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의 중동 순방 중 발표된 계약에 따라, 휴메인은 향후 5년간 엔비디아의 최첨단 프로세서 수십만 개를 공급받게 되었다. 첫 주자는 엔비디아의 최첨단 GB300 그레이스 블랙웰(Grace Blackwell) 제품 1만8000개와 인피니밴드(InfiniBand) 네트워킹 기술이다. 트럼프 행정부는 해당 기술 수출 허가를 공식적으로 발표하지는 않았지만, 대통령은 이 계약 발표에 적극적으로 참여했다고 블룸버그 통신이 보도했다.
중동에서 AI 대전...美 빅테크 기업들 대거 진출
AMD(Advanced Micro Devices Inc.)는 100억달러(약 14조원) 규모의 프로젝트를 통해 사우디아라비아의 데이터 센터에 칩과 소프트웨어를 제공할 것이라고 밝혔다.
미국 기술 벤처 기업인 글로벌 AI(Global AI)도 휴메인과 협력할 계획이다. 이 계약 규모는 수십억 달러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업계 관계자는 전했다.
미국의 아마존닷컴(Amazon.com Inc.)과 휴메인은 사우디아라비아에 ‘AI 존(Zone)’을 건설하기 위해 50억달러(약 7조원)를 투자할 것이라고 밝혔다. 휴메인은 여러 프로젝트 중에서도 아마존 웹서비스(Amazon Web Services) 클라우드 사업부의 기술을 활용하여 사우디아라비아 정부가 사용할 AI 에이전트 마켓플레이스를 개발할 계획이다.
세계 최대 네트워킹 장비 공급업체인 시스코 시스템즈(Cisco Systems Inc.)도 휴메인과 UAE의 수도 아부다비 AI 기업 G42 와 파트너십을 확대했다고 밝혔다.
슈퍼 마이크로(Super Micro)는 지난 13일(현지시각) 사우디의 데이터센터 기업 데이터볼트와 200억달러(약 28조원) 규모의 고성능 서버 계약을 체결했다고 전했다. 슈퍼 마이크로는 엔비디아 칩이 포함된 데이터센터 인프라를 판매하고 있으며, 일론 머스크의 xAI도 고객사로 두고 있다.
챗GPT 제조사인 오픈AI(OpenAI)는 중동 지역 사업 영역을 크게 확장할 수 있는 UAE에 새로운 데이터 센터를 건설하는 방안을 검토 중으로 알려졌다. 아직 최종 확정은 아니며 이 계약은 15일 트럼프 대통령의 UAE 방문에 맞춰 발표될 가능성이 있다.
스마트폰용 칩 최대 제조업체인 퀄컴(Qualcomm Inc.)도 휴메인과 계약을 체결했다. 이번 계약으로 퀄컴은 데이터센터용 프로세서와 AI 칩 개발 분야로 사업 영역을 확장하여 엔비디아, AMD, 인텔과 직접 경쟁하게 되었다.
미국, AI 통제 완화 대가로 사우디아라비아에 방산 판매
AI 와 관련한 움직임은 트럼프 대통령의 중동 방문 기간 동안 미국 기업들에게 유리한 다른 여러 거래들이 잇따라 공개되는 가운데 발표되었다. 트럼프 대통령과 사우디 왕세자 무함마드 빈 살만(Mohammed bin Salman)은 해당 계약 규모가 1조달러(약 1393조원)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실제 규모는 1420억달러(약 198조5100억원) 규모의 방산 판매를 포함하여 3000억달러(약 419조5000억원)에 가깝다고 업계 관계자는 전했다.
또한 사우디 국부펀드 소유 항공기 임대 회사인 아비리즈(AviLease)가 미국의 보잉사로부터 48억달러(약 6조7100억원) 규모의 여객기를 구매한 것으로 알려졌다. 트럼프 대통령의 수석 보좌관 일론 머스크는 사우디가 항공 및 해상 운송 분야에서 자신의 스타링크 서비스 사용을 승인하기로 합의했다고 밝혔다. 이와 별도로, 트럼프 대통령의 중동 방문을 앞두고 미국 국무부는 UAE에 대한 약 14억달러(약 2조원) 규모의 무기 판매를 승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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