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탈탄소화 지원금 확보 불투명...수소공급 차질도 겹쳐
- 사브, 새 파트너 물색…美철강사 클리블랜드-클리프스는 지원금 받아

스웨덴 철강 제조업체 사브(SSAB)가 미국 미시시피주에서 추진하던 녹색철강 공장 설립 프로젝트를 전격 중단했다. 사브는 미 에너지부(DOE)의 청정에너지실증국이 지급하는 사업 지원금을 확보하기 위한 협상도 더 이상 진행하지 않기로 했다.

사브는 지원금 협상에서 물러난 이유를 명확히 밝히지 않았다. 다만 카나리미디어는 14일(현지시각) "사업을 진행하기에는 녹색수소 시장이 불안정하고, 정권 교체기에 에너지부와의 파트너십은 위험할 수 있다는 판단을 한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사브는 전 세계에서 유일한 수소환원제철소를 운영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사브
사브는 전 세계에서 유일한 수소환원제철소를 운영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사브

 

탈탄소화 지원금 확보 불투명...수소공급 차질도 겹쳐

사브는 지난해 3월 바이든 행정부가 추진하는 60억달러(약 8조원) 규모의 산업시설 탈탄소화 지원 프로그램에서 최대 5억달러(약 7283억원)의 지원금 수주 대상 후보로 선정됐다. 이 프로그램은 수혜 기업에게 총 사업비의 50% 이상을 자부담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미시시피주 페리카운티에 건설될 예정이었던 이 공장은 석탄 대신 친환경 수소를 사용해 철강을 생산하는 방식을 도입할 계획이었다. SSAB는 스웨덴에서 이미 사용하고 있는 수소환원제철공법인 하이브리트(Hybrit) 기술을 적용하려 했으며, 완공 시 미국 최초의 수소 활용 녹색철강 공장이 될 예정이었다.

문제는 트럼프 당선인의 취임이 임박한 상황에서 기후 관련 자금 지원이 불확실해졌다는 점이다. 카나리미디어에 따르면, 전문가들은 정권 교체 전까지 지급되지 않았거나 법적 구속력이 확보되지 않은 기후 관련 자금은 회수될 수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사브가 불확실한 정부 지원금에 기대어 대규모 투자를 결정하기는 어려웠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녹색수소 공급망 구축도 난항을 겪고 있다. 수소 공급을 맡기로 한 하이스토어 에너지(Hy Stor Energy)는 미시시피주에 기가와트(GW) 규모의 재생에너지 설비를 건설해 녹색수소를 생산하고 이를 사브에 공급할 계획이었다. 그러나 친환경 수소시장의 성장이 더디고 설비 투자 비용이 높아 계획이 무산됐다.

하이스토어의 지배주주인 코너, 클락&룬 인프라스트럭처는 카나리미디어와의 인터뷰에서 "사업을 진행하기에는 친환경 수소 시장이 예상보다 더디게 성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사브, 새 파트너 물색…美철강사 클리블랜드-클리프스는 지원금 받아

사브는 에너지부 지원금에 대한 기대는 접었지만, 사업을 포기하지는 않았다는 입장이다. SSAB 대변인은 16일(현지시각) 블룸버그에 "미국 내 탈탄소화 프로젝트와 하이브리트 기술 개발은 계속 추진할 것"이라고 밝혔다. 다만 구체적인 계획은 공개하지 않았다. 

회사 측은 "에너지부와 기술 교류는 계속할 것이며, 수소·청정에너지·설비 공급망과 관련해서는 새로운 파트너를 찾고 있다"고 덧붙였다. 현재 수소환원제철소는 SSAB가 스웨덴에서 운영하는 하이브리트 시범공장이 유일하다. SSAB가 새로운 파트너를 찾지 못할 경우, 미국의 첫 수소환원제철소 건설은 상당 기간 지연될 전망이다.

반면 같은 프로그램에서 지원금을 받기로 한 미국 철강기업 클리블랜드-클리프스는 오하이오주 미들타운에서 프로젝트를 계속 진행 중이다. 이미 950만달러(약 138억원)를 지원받은 이 회사는 사브와 동일하게 직접환원철(DRI) 공장을 짓되, 초기에는 천연가스를 사용하고 점진적으로 수소 비중을 높이는 방식을 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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