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 철강사, 재생에너지 사용과 계획 없어
- 현대자동차, 녹색철강에 ESG 평가와 브랜드 가치 좌우
글로벌 환경단체 액션스픽스라우더(ASL)는 세계 주요 철강기업들의 재생에너지 사용 현황을 처음으로 평가한 결과, 한국의 현대제철과 동국제강이 재생에너지 사용 비중 0%로 최하위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반면 스웨덴의 사브(SSAB)는 19%로 조사 대상 기업 중 가장 높은 수준을 보였다.
국제에너지기구(IEA)의 넷제로 목표에 따르면, 철강산업은 2050년까지 전체 생산량의 최소 44%를 그린수소 기반으로, 48%를 스크랩 활용으로 충당해야 한다.
ASL은 현재 전 세계 철강 생산량 중 전기로(EAF) 생산 비중은 28.6%에 불과하며, 그린수소를 사용한 상업적 생산은 전무한 실정을 고려하면 철강산업이 2050년 넷제로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상당한 투자가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한국 철강사, 재생에너지 사용과 계획 없어
ASL 보고서에 따르면, 2022년 기준 사브가 19%, 미국의 클리블랜드-클리프스가 2.9%, US스틸이 2.3%의 재생에너지 사용 비중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와 비교해서 한국의 동국제강은 전기로 비중이 100%로 전체 에너지 소비량 중 전력 사용 비중이 79.1%에 달하지만, 재생에너지 사용은 전무했다.
현대제철도 전기로 비중이 49%로 높은 편이지만, 재생에너지 사용 실적이 전혀 없었다. 전체 에너지 소비량 16만7803TJ(테라줄, 에너지 측정 단위) 중 전력 소비량은 5만4066TJ로 32.2%를 차지했다. 포스코도 0.002%로 낮은 수준을 기록했다.
일본 철강기업 JFE도 재생에너지 사용 비율이 낮았지만, 일부 공장에 재생에너지를 공급하는 전력구매계약(PPA) 프로젝트를 진행 중인 것으로 나타났다. 철강 가공 자회사인 JFE쇼지코인센터(JCC)는 JFE엔지니어링의 자회사인 도시에너지회사와 전력구매계약을 맺고 JCC시즈오카제철소에 100% 재생에너지 전력을 공급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액션스픽스라우더의 로라 켈리 이사는 "탄소중립을 약속한 대기업들이 실제로는 재생에너지를 전혀 구매하지 않는다는 점이 매우 충격적"이라며 "2050년까지 투자 주기가 한 번 남은 상황에서 재생에너지 도입에 이처럼 소극적인 것은 철강업계가 탄소중립에 얼마나 뒤처져 있는지 보여준다"고 지적했다.
현대자동차, 녹색철강에 ESG 평가와 브랜드 가치 좌우
보고서는 전기로를 사용하는 주요 철강기업들의 재생에너지 직접 조달 잠재력이 상당하다고 분석했다. 동국제강은 재생에너지 직접 사용량을 현재보다 654배 늘릴 수 있으며, 아르셀로미탈은 60배, SSAB는 4배까지 확대할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기로 용량 비중이 49%인 현대제철 역시 재생에너지 사용을 대폭 늘릴 여력이 있다고 보고서는 평가했다.
한국 철강업계의 저조한 재생에너지 사용 비중은 고객사의 ESG 평가에도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됐다. 액션스픽스라우더 김기남 선임캠페이너는 “특히 현대제철의 경우 현대자동차의 ESG 평가와 브랜드 가치에 영향을 줄 수 있다”며 “현대자동차가 친환경 철강 사용 목표를 강화하지 않으면 유럽과 미국의 경쟁사들과 격차가 더 벌어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ASL은 보고서에서 철강기업들에게 세 가지 제언을 했다. ▲에너지의 유형, 생산시점과 생산지별로 에너지 총소비량, 전력 소비량, 재생에너지 소비량을 투명하게 공개할 것 ▲고로를 폐쇄하고 전해수소 기반의 생산 비중 및 전기로 생산 비중을 확대하기 위해 최소한 IEA의 넷제로 경로에 부합하는 재생에너지 사용량 목표를 수립할 것 ▲고효율 풍력과 태양광 전력의 조달 또는 이에 대한 직접 투자를 대폭 늘릴 것을 요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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