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탄소 크레딧 시장이 여전히 정체 상태에 머물고 있지만, 2030년을 기점으로 큰 성장 가능성을 보이고 있다. MSCI가 최근 발표한 탄소크레딧 시장에 대한 희망적인 전망 보고서에 따른 전망이다.
보고서는 "지난해 전 세계 탄소 배출권 시장 규모는 약 14억달러(약 1조8000억원)로 2023년과 비슷한 수준을 유지했으며, 평균 현물 가격은 20% 하락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야심 찬 기후 목표를 설정하는 기업들이 증가하고 여러 정책 변화가 이어지면서 시장의 해빙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
파리협정 이후 누적 탄소 크레딧 발행 21억건 돌파
보고서에 따르면, 2024년 말 기준 12개의 주요 국제 탄소 크레딧 등록부에는 총 6200개 이상의 탄소 프로젝트가 등록되었으며, 이들 프로젝트는 2024년에만 3억500만 톤(MtCO2e)의 크레딧을 발행했다. 2016년 파리 협정 체결 이후 누적 발행량은 21억 톤을 넘어섰다.
지난해에는 약 1억8000만 톤의 탄소 크레딧이 사용되면서 시장에서 영구적으로 소멸됐다. 이 중 약 9%는 대기에서 이산화탄소를 제거하는 프로젝트에서, 나머지 91%는 대기로의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줄이는 프로젝트에서 발행됐다.
퇴출된 탄소 배출권의 수는 변동이 없었으나, 탄소 배출권의 평균 현물 가격은 톤당 4.8달러로 전년 대비 20% 하락했다. 이는 2022년에 비해 32% 감소한 수치다. 특히, 프로젝트 유형에 따라 가격 차이가 컸으며, 자연 복원 및 탄소 공학 프로젝트의 배출권은 시장 평균보다 높은 가격으로 거래됐다.
2024년 시장 규모는 14억달러(약 2조원)로 2022년 최고치인 17억달러(약 2조4000억원)보다 소폭 하락했다. 이는 일부 탄소크레딧 프로젝트 품질에 대한 부정적 여론이 일면서, 일부 기업들에서는 탄소상쇄 크레딧 사용을 포기하는 등 기후 목표 달성에 대한 긴박성 부족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다.
MSCI, "2030년 350억 달러, 2050년 최대 2500억 달러 성장 가능"
MSCI의 최신 모델링에 따르면, 글로벌 탄소 크레딧 시장의 가치는 2030년까지 최소 70억달러(약 9조원)에서 최대 350억달러(약 45조원)로 증가할 수 있으며, 2050년에는 최대 2500억 달러(약 320조원)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기업과 정부가 발표한 기후 공약이 달성된다는 전제하에 예측된 것이다.
특히, 기업들이 설정한 2030년 목표와 자체 운영에서의 직접적인 배출 감축 간의 간극을 메우기 위해 탄소 크레딧을 활용할 가능성이 크다. 또한, 기업들이 점점 더 높은 품질의 크레딧을 선호하고 있어, 제거 크레딧의 수요가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2024년 기준, 제거 크레딧은 시장 가치의 약 3분의 1을 차지했으며, MSCI는 제거 크레딧 시장이 2030년까지 40억 달러에서 110억 달러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했다.
한편, 2050년 탄소중립 기한이 다가올수록, 긴급한 기업 수요와 고품질 크레딧 선호도가 시장 가치를 높이는 주요 요인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특히, 공기에서 직접 이산화탄소를 포집하거나 바이오 숯을 통해 탄소를 토양에 저장하는 '엔지니어링 기반 제거 크레딧'의 성장이 주목받고 있다. 높은 비용과 제한적인 규모에도 불구하고, 해당 기술의 지속 가능성과 신뢰성 덕분에 2050년에는 시장 가치가 최대 420억달러(약 54조원)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자발적 탄소 시장의 무결성을 개선하기 위한 핵심 탄소 원칙(CCPs) 도입과 탄소 프로젝트 평가 강화는 시장 신뢰 회복에 기여하고 있다. 또한, 국제 항공의 탄소 상쇄 및 감축 계획(CORSIA)과 파리 협정 제6조에 따른 탄소 배출권 거래 규칙의 확립은 시장 전환의 전조로 평가된다. MSCI는 이러한 변화가 글로벌 탄소 배출권 시장에 중요한 전환점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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