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탄소크레딧 톤당 1달러 선투자…최대 1억달러 지원
- 금융기관 98%, 자연 영향 관리 전략 없어…데이터 없는 약속은 공염불
세계경제포럼(WEF) 연례회의에서 아마존 열대우림 보호를 위한 탄소크레딧 프로젝트가 공개됐다.
5억달러(약 7187억원) 규모의 탄소시장 전문 투자회사 실바니아(Silvania)는 주요 환경단체들과 함께 15억달러(약 2조원) 규모의 '레이스 투 벨렘(Race to Belém)' 이니셔티브를 출범했다고 로이터가 22일(현지시각)보도했다. 실바니아는 스위스 다국적 상품거래회사 머큐리아(Mercuria)가 후원하는 자연기반 탄소프로젝트 전문 투자사다.
이 이니셔티브는 JREDD+ 방식의 탄소크레딧 거래를 통해 아마존 보호 자금을 조달한다. 실바니아는 브라질 북동부의 토칸칭스 주를 시작으로 정부, 농민, 지역사회가 참여하는 대규모 산림 보호 사업을 추진할 계획이라고 지속가능성 미디어 에디는 전했다.
벨렘은 브라질의 도시다. 이니셔티브명은 올해 브라질이 제30차 기후변화당사국총회(COP30)를 개최하는 의장국으로서, COP30을 앞두고 아마존의 산림을 보호하자는 의미로 지어졌다. 에디에 따르면, 2023년 7월부터 2024년 7월까지 영국 런던 면적의 4배에 달하는 아마존 열대우림이 사라졌다.
탄소크레딧 톤당 1달러 선투자…최대 1억달러 지원
실바니아는 탄소크레딧 1톤당 1달러의 수익을 선투자하여 최대 1억달러(약 1437억원)까지 지원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레이스 투 벨렘의 CEO를 맡은 키스 토플리는 “기후 위기 대응과 산림보호의 시급성이 커진만큼 민간의 혁신적인 투자가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해졌다”고 말했다.
경제개발협력기구(OECD)에 따르면, 2025년부터 2030년 사이 자연 보호에 200억달러(약 29조원)의 추가 자금이 필요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 이니셔티브에는 미국의 환경단체인 국제보전협회(Conservation International)와 국제 자연보호협회(The Nature Conservancy)가 함께한다. M.산자얀 국제보전협회 CEO는 “이번 프로젝트를 통해 산림 파괴를 부추기는 경제적 요인을 개선할 역사적인 기회를 얻게 됐다”고 말했다.
JREDD+는 기존의 산림파괴 방지를 통한 온실가스 감축사업(REDD+)에 국가관할(Jurisdictional)이라는 개념을 추가한 것이다. 산림보존의 범위를 국가 혹은 지역 단위로 확장하여, 탄소포집과 산림생태계가 제공하는 혜택을 극대화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이 방식은 가이아나, 가나, 코스타리카 등에서 이미 시행 중이다.
제니퍼 모리스 국제 자연보호협회 CEO는 "브라질 COP30을 10개월 앞둔 현 상황에서 이번 선투자의 여부가 (COP30의) 성공을 가르는 분수령이 될 것”이라며 "원주민과 지역사회, 주정부와 연방정부가 협력하여 민간 자금으로 검증 가능한 해결책을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금융기관 98%, 자연 영향 관리 전략 없어…데이터 없는 약속은 공염불
이런 이니셔티브가 의장국인 브라질에서 출범했고 COP30을 언급한만큼, 올해 총회에서는 산림과 관련된 감축 사업, 탄소 거래 등에 대한 논의가 활발히 진행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생물다양성 공시에 대한 논의도 주요 의제로 다뤄질지 주목된다. 전 세계 190여 개국이 2022년말 비준한 글로벌 생물다양성 프레임워크(GBF)는 2030년까지 대형 기업과 금융기관의 자연 관련 공시를 의무화하기로 했다.
자연 관련 재무정보 공개 태스크포스(TNFD)가 이에 필요한 제반 기준을 제공한다. 에디에 따르면, 2024년 10월 기준으로 500개가 넘는 기관이 2025회계연도 말까지 TNFD 기준에 따른 연차보고서를 발간하겠다고 약속했다. 금융기관은 129곳으로 운용자산 규모만 18조달러(약 2경원)에 달한다.
일각에서는 기업과 금융기관들이 약속은 했지만, 충분한 행동이 뒷받침되지 않는다는 지적이 나온다.
세계벤치마킹얼라이언스(WBA)는 21일(현지시각) 400개 주요 금융기관을 조사한 보고서 ‘금융 시스템 벤치마크’에서 전 세계의 대형 금융기관의 98%가 자연 관련 영향을 관리하기 위한 전략을 수립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보고서는 전 세계 대형 금융기관 중 10%만이 자금 지원이 자연에 미치는 영향을 측정하고 공개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WBA는 “데이터가 동반되지 않은 실질적인 약속이 아니라면, (TNFD 공시 약속의) 영향력은 여전히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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