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에어버스 X(트위터)
사진=에어버스 X(트위터)

에어버스가 2035년까지 수소 항공기를 운항하겠다는 계획을 연기했다. 수소 연료 도입을 선도하려 했던 에어버스의 전략에 차질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

7일(현지시각) 로이터, 파이낸셜타임스(FT) 등 주요 외신의 보도에 따르면, 에어버스는 예상보다 느린 기술 개발을 이유로 당초 2035년으로 계획된 수소 동력 상용 항공기 운항 계획을 연기한다고 발표했다. 에어버스는 프로젝트의 새로운 일정을 공개하지 않았지만, 프랑스 노동조합은 직원들에게 기술 개발이 목표보다 5~10년 지연되고 있다는 내용이 전달됐다고 밝혔다.

 

기술·인프라 미비 영향…예산 삭감·테스트 중단 결정

에어버스는 7일(금요일) 발표에서 수소 항공기의 도입이 2035년 이후가 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회사 측은 “상업적으로 실현 가능한 수소 항공기를 시장에 출시하려는 목표에는 변함이 없다”라고 강조했다. 

다만, 에어버스는 “수소 인프라, 생산, 유통, 규제 체계 구축은 막대한 글로벌 협력과 투자가 필요한 대형 과제”라며 현실적인 어려움을 인정했다. 또한 “재생에너지 기반 수소의 대량 생산이 예상보다 지연되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에어버스는 미국 경쟁사인 보잉보다 수소 항공기의 가능성에 대해 훨씬 긍정적인 입장을 유지해 왔다. 특히 기욤 포리(Guillaume Faury) 에어버스 최고경영자(CEO)는 지난 5년간 수소 항공기 도입을 강력히 추진했다. 2020년부터 에어버스의 엔지니어들은 여러 가지 탄소 배출 제로(Zero Emission) 항공기를 연구해 왔으며, 수소를 주 동력원으로 삼았다.

그러나 포리 CEO는 지난달 “비행기가 준비되었다고 해도 적절한 시기와 장소에서 적절한 양과 가격으로 수소를 공급할 인프라가 없다면 의미가 없다”라며 어려움을 인정한 바 있다. 노동조합에 따르면 에어버스는 수소 관련 예산을 25% 삭감할 계획이며, A380 슈퍼점보 항공기를 개조해 수소 연료 전지 엔진을 테스트하는 계획도 중단할 예정이다. 

 

수소 항공기의 탄소 감축 기여 비율, 20%에서 6%로 하향 조정

유럽 역내 항공편 및 유럽 출발 항공편의 탄소 중립 경로 / 데스티네이션 2050
유럽 역내 항공편 및 유럽 출발 항공편의 탄소 중립 경로 / 데스티네이션 2050

한편, 유럽 항공업계는 최근 탄소 중립 로드맵을 업데이트하며, 2050년까지 수소 항공기가 탄소 감축에 기여할 비율을 2021년 전망했던 20%에서 6%로 하향 조정했다. 유럽 항공업계의 넷제로 연합인 데스티네이션 2050(Destination 2050)은 보고서를 통해 "수소 항공기의 예상 시장 점유율이 낮아졌으며, 수소 연료 항공기의 도입이 지연될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대신 업계는 탄소 배출을 줄이기 위해 지속가능항공유(SAF)에 대한 의존도를 높이고 있다. SAF는 농작물, 폐식용유 등으로 만들어지며, 기존 항공유 대비 탄소 배출량을 약 70% 줄일 수 있다. 하지만 SAF는 가격이 높고 생산량이 매우 제한적이라는 점이 과제로 남아 있다.

보고서는 유럽 항공이 넷제로를 달성하기 위해 1조3000억유로(약 2000조원) 이상의 추가 비용에 직면할 것으로 예측했다. 이는 이전 예상치보다 4800억유로(약 720조원) 상승한 금액이다. 국제공항협의회 유럽지부(ACI Europe)의 사무총장 올리비에 얀코베츠는(Olivier Jankovec) “넷제로에 도달하는 데 드는 비용이 급증했다. 항공산업만의 노력으로는 이를 감당할 수 없다”며, 당국의 지원을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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