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케아의 지주사인 잉카그룹이 17일(현지시각) 2050년 넷제로 달성을 위한 첫 전환계획 보고서를 발간했다.
넷제로 전환 계획 보고서는 기존의 연간 지속가능경영보고서와 달리 잉카그룹이 최초로 발간한 장기적인 기후 행동 로드맵으로, 2030년과 2050년의 구체적인 탄소 감축 목표와 실행 전략을 포함하고 있다.
카렌 플럭 잉카그룹 최고지속가능성책임자(CSO)는 "잉카그룹은 기후변화 대응을 위한 강력한 의지를 갖고 있으며, 전환계획 발표로 더욱 명확한 로드맵이 마련됐다"고 말했다.
탄소배출량 99%, 공급망서 나온다...원자재 조달이 절반 차지
이번 계획에 따르면, 잉카그룹은 2016년 대비 2030년까지 배출량을 절반으로, 2050년까지 90% 이상 줄이기로 했다. 해당 목표는 과학기반감축목표이니셔티브(SBTi)의 기업 넷제로 표준을 따라 설정했다.
현재 잉카그룹의 온실가스 배출은 99%가 사업장 외부에서 발생한다. 이 중 금속, 목재, 종이, 플라스틱, 섬유 등 원자재 조달이 45%로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한다.
제품 사용 단계의 배출량은 전체의 7%로 원자재 조달 다음의 다배출원이다. 잉카그룹은 광범위한 에너지 효율 개선 작업을 진행했으며, 향후 5년간은 제품 수명 연장과 수리, 재사용, 재활용을 더 쉽게할 수 있도록 집중할 계획이다.
회사는 이외에 ▲제조 ▲제품 운송 ▲건설자재 ▲B2B 상품 및 서비스 ▲사업장 ▲이동성 ▲제품 수명 종료 관리 등의 영역에서도 감축계획을 수립했다.
재생에너지에 11조원 투자…자체 사업장 폐기물 100% 재활용
잉카그룹의 2024년 회계연도 총매출은 418억유로(약 63조원), 직원 수는 16만2000여 명에 달한다. 31개국에서 574개 매장을 운영하고 있으며, 13개국에서 35개의 쇼핑센터를 운영 중이다. 잉카그룹은 이 규모를 활용해 기후변화 대응에서 선도적 역할을 하겠다는 계획이다.
잉카그룹은 2024년 회계연도에 90% 이상의 매장 전기를 재생에너지로 조달하고 있으며, 283개 사업장에서 자체 태양광 발전으로 7.9%를 충당하고 있다. 2025년까지는 전 사업장의 전기를 100% 재생에너지로 전환할 계획이다. 2030년까지 재생에너지 부문에 총 75억유로(약 11조원)를 투자할 계획이며, 현재까지 42억유로(약 6조원)가 투자됐다.
2028년까지는 가정 배송의 90% 이상을 무공해 차량으로 전환하는 목표도 수립했다. 잉카그룹은 전기트럭 제조사와 협력해 신모델을 테스트하고, 배송 파트너들이 전기차를 도입할 수 있도록 재정 지원도 제공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보고서는 인도와 한국 등 재생에너지의 접근성이 낮은 국가에서는 정책 개선을 위해 지속적으로 의견을 개진하겠다고 전했다. 또한, RE100과 아시아 청정에너지 연합(Asia Clean Energy Coalition, ACEC)과 같은 글로벌 이니셔티브와 협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폐기물 관련해서는 운영상의 폐기물을 줄이고 2030년까지 자체 사업장에서 발생하는 폐기물을 100% 재활용하겠다는 계획을 세웠다. 현재는 운영상 발생하는 폐기물의 77%를 재활용하고 있다고 보고했다.
자원순환과 관련해서는 제품 수명 연장을 위해 수리 서비스, 부품 제공, 재판매 프로그램을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고객이 사용한 제품을 반납해 재판매할 수 있도록 하는 'As-Is' 매장을 확대하고, 수리 부품을 무상 제공하여 자원 순환을 높이겠다는 복안이다.
특히 잉카그룹은 국경을 초월한 기업 간 협력만이 넷제로 달성의 유일한 방법이라고 강조했다. 예스퍼 브로딘 잉카그룹 CEO는 "기후 변화는 국경이 없으며, 공공과 민간 부문이 함께 협력해야만 의미 있는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밝혔다.
후속 전환계획, 2027회계연도 발표…TNFD와 인권·환경실사 공시 포함
잉카그룹은 2027 회계연도에 후속 전환계획을 발표하고 매년 업데이트할 예정이다. 다음 버전에는 기후 회복력 강화와 탄소 제거를 위한 자연 기반 솔루션이 더 자세히 담긴다.
2026년부터는 자연 관련 재무 공시 태스크포스(TNFD) 프레임워크에 따라 환경영향을 보고한다. 이는 기업의 자연환경 영향과 의존성을 평가하고 공개하는 국제 표준이다.
정의로운 전환도 핵심 과제로 제시했다. 탄소중립과 순환경제로의 전환 과정에서 발생하는 사회·경제적 기회는 키우고, 인권 존중과 이해관계자 참여로 부정적 영향은 최소화한다는 계획이다.
보고서는 이와 관련하여 인권 및 환경 실사(Human Rights and Environmental Due Diligence, HREDD) 프레임워크를 개발 중이며, 이를 통해 기후 행동이 인권에 미치는 영향을 관리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해당 프레임워크는 유럽연합의 기업지속가능성실사지침(CSDDD)과 인권 및 환경 관련 법규의 요구사항을 충족하는 범위에서 만들 것이라고 잉카그룹은 설명했다.
보고서는 "다음 단계로 기후 행동이 사회에 미치는 중대한 영향의 '핫스팟'을 파악하고, 이에 대한 위험 완화와 기회 활용을 위한 구체적인 실행계획을 수립할 것"이라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