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금융이 금융위원회에 “연 1회라도 ESG 대응 방안을 모색하기 위한 모임을 열어달라”고 요구했다. KB금융 브랜드ESG 그룹 김진영 상무는 9일 열린 ’2050 탄소중립 위한 기후금융 실행 선언‘에서 “금융에 ESG 요소를 도입하는 건 금융사 개별 노력으로는 쉽지 않다”며 이같이 말했다.
KB금융은 2020년 한국기업지배구조원 평가에서 유일하게 올 A+등급을 기록하는 등 전사적으로 ESG 도입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최근에는 이사회 내부 ESG 위원회를 구성하는 등 적극적으로 변화를 꾀하고 있다.
김 상무는 “자금 흐름을 주도하는 금융사로서 저탄소 성장에 크게 기여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된다. 가령 에너지 기업의 주력 산업을 석탄에서 재생에너지로 바꿀 수 있는 힘을 가지고 있는 것”이라며 내부적으로는 4가지 방향성을 가지고 ESG에 대응하고 있다고 밝혔다.
내부적으로는 3개 분과의 TF를 운영하고 있다. 1분과는 기후변화 시나리오에 따른 재무적 영향과 잠재적 손실을 파악하는 등 기후금융 관련 업무를 담당하고 있다. 나아가 여신 심사에도 ESG 평가를 반영하도록 체크리스트를 고도화 하고 있다. 2분과는 수신과 여신투자 등 영역별 상품 개발에 나서고, 3분과는 내부적으로 탄소 배출을 저감하고 있는 활동을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금융당국과 환경부의 사업에도 적극적으로 참여하겠다고 밝혔다. KB금융은 올해 2월 환경부 주관 녹색채권 가이드라인 활성화를 위한 업무협약에 참여하는 등 녹색 채권 활성화에 앞장서고 있다.
글로벌 동향 정보 수집과 모니터링도 주요 대응사안 중 하나다. KB금융은 아시아-태평양 금융사 중 유일하게 SFDR(지속가능금융공시제도) 사전 테스트에 참여한 것으로 나타났다. SFDR은 유럽에서 3월부터 실시되는 제도로, 유럽 금융기관들이 지속가능투자 정보를 공개토록 하는 제도다. KB금융은 EU 택소노미 구축과 이를 금융상품에 적용하기 위한 가이드라인을 만드는 작업에 국내에서 유일하게 참여한 것이다. 올해는 상품별 가이드라인을 만드는 2단계 테스트에 참여할 예정이다. 김 상무는 “올해는 중소기업 대출 상품에 대한 워킹 그룹에 참여해 가이드라인 고도화 작업에 힘을 보탤 예정”이라고 말했다.
ESG 내재화를 위해 조직에 ESG DNA를 심는 작업도 진행한다. ‘2030 KB 그린웨이’를 통해 어떤 부서든 ESG를 염두에 둘 수 있는 기업 문화를 만들겠다는 것이다.
기후금융 활성화를 위해 김 상무는 정부에 2가지를 요청했다. 연 1회 이상 금융사와 금융당국, 환경부 등 주무부처가 모여 논의할 수 있는 장을 만들고, 환경부의 K-택소노미와 금융감독원의 기후 스트레스 테스트에 민간 기업의 참여를 유도해달라고 부탁했다.
김 상무는 “신한, NH 등 금융사들이 기후금융을 위해 노력하고 있지만, 특정 그룹에서 ESG 리스크를 파악하고, 여신심사에 반영하고, 감독하는 것은 무리가 있다”며 “ESG 활성화에 따른 여러 전략들을 세분화해 (금융위와 환경부에서) 회의를 구체적으로 열어줬으면 좋겠다”고 언급했다.
또한 “택소노미, 기후 스트레스 테스트 등 표준화 작업은 매우 중요하다”며 “민간기업의 참여를 유도한다면 금융사의 역량을 높이는데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