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식품기업 네슬레가 탄소배출, 플라스틱 포장, 수자원 규제 등 환경 리스크가 집중된 생수 사업 부문을 분리 매각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로이터통신은 8일(현지시각) 네슬레가 투자은행 로스차일드(Rothschild)를 자문사로 선정하고, 생수 부문 매각을 검토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매각은 이르면 연내에 진행될 수 있다.

 

‘페리에’ 등 생수사업 매각 검토… 규제 부담 높은 사업부터 정리 나서

이번 매각 검토는 수익성과 리스크 완화를 기준으로 한 전사 포트폴리오 조정으로 풀이된다. 정리 대상인 생수 사업의 매출 비중은 4% 미만이지만, 플라스틱 포장, 지하수 이용, 탄소배출 등 환경 관련 부담이 크다. 

네슬레 생수 브랜드 페리에 / 네슬레 
네슬레 생수 브랜드 페리에 / 네슬레 

실제로 프랑스 내 주요 생수 브랜드인 페리에를 포함한 일부 수원에서는 2023년부터 위생 기준 미달과 수질 관리 문제로 현지 규제 당국과 갈등도 있었다. 네슬레는 2024년 말, 일부 생산 관행이 위생 규정에 부합하지 않았을 가능성을 인정하고, 식품 안전 차원에서 조치를 취했다고 밝혔다. 당시 사태는 브랜드 신뢰도는 물론 ESG 평가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줬다. 

매각 추진 대상에는 프랑스 탄산수 브랜드 페리에(Perrier), 이탈리아 생수 브랜드 산펠레그리노(S.Pellegrino), 아쿠아 판나(Acqua Panna) 등이 포함돼 있다. 해당 부문은 2025년 1월부터 별도 글로벌 사업부로 분리돼 운영되고 있으며, 이는 구조조정 또는 파트너십 전환을 염두에 둔 사전 조치로 해석된다.

생수 사업부의 기업가치는 시장 추정 기준 50억 유로(약 7조3000억 원)를 웃도는 수준으로 평가되고 있다. 로이터는 블랙스톤(Blackstone), PAI 파트너스, CD&R, 원 록 캐피털(One Rock Capital) 등의 사모펀드가 인수를 검토하고 있으며, 현재 예비 협의가 진행 중이라고 보도했다.

네슬레는 지분 전량 매각보다는 일부를 유지하는 파트너십 구조를 통해 경영 참여를 지속하는 방안도 함께 검토 중이다.

 

브랜드 재편 전략 본격화…ESG 저위험·고수익 사업에 집중

이번 생수 사업 정리는 네슬레의 전사 구조조정 전략과 맞물려 있다. 신임 CEO 로랑 프레익스(Laurent Freixe)는 2024년 9월 취임 이후, 네슬레가 보유한 2000여 개 브랜드 중 성장성과 수익성이 높은 30개 브랜드에 집중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그 외 사업은 매각이나 파트너십 전환을 통해 유연하게 정리한다는 방침이다.

이를 위해 네슬레는 2025년까지 광고·마케팅 지출을 매출의 9%까지 확대하고, 동시에 25억스위스프랑(약 4조2300억원) 규모의 비용 절감 프로그램(Fuel for Growth)을 병행 중이다. 구조조정으로 확보한 자원은 핵심 브랜드와 고성장 사업군에 재배치해, 장기적 수익 기반을 다지겠다는 계획이다. 

블룸버그는 네슬레의 생수사업이 매출 기여도가 낮은 데다, 수질 문제 등 환경 요인과 공급 차질로 최근까지 실적이 부진했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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