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대 연기금 중 하나인 일본 공적연금(GPIF)의 ESG·스튜어드십 부문 책임자인 시오무라 켄지(Kenji Shiomura) 전무이사가 최근 사임했다고 블룸버그가 12일(현지시각) 복수의 관계자를 인용해 보도했다.
시오무라 전무는 2016년 2월 GPIF에 합류한 이후 환경·사회·지배구조(ESG) 관련 프로젝트를 이끌어온 인물이다. ESG 투자 지수 선정, 연례 ESG 보고서 작성, 정보 공개 체계 구축 등을 주도하며 GPIF의 지속가능 투자 전략을 설계해왔다.
사임 배경은 공식적으로 공개되지 않았다. 복수의 소식통들도 구체적인 사유를 밝히지 않았으며, GPIF 대변인 역시 언급을 피했다. 후임으로는 ESG·스튜어드십 부문 시니어 디렉터였던 히로카와 히토시(Hitoshi Hirokawa)가 내정된 상태다.
“모든 자산군에 지속가능성 기준 적용”…ESG 기조 유지
시오무라 전무의 퇴진에도 불구하고 GPIF는 ESG 투자 확대 기조를 유지하겠다는 입장이다. 최근 취임한 우치다 카즈토(Kazuto Uchida) 신임 이사장은 연설을 통해 “모든 자산군에 지속가능성 기준을 적용하겠다”고 밝혔다.
블룸버그는 이러한 입장이 미국 등 일부 국가에서 친환경 투자 수요가 둔화되는 흐름과는 대비된다고 분석했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 취임 이후 미국 내에서는 녹색 자금 흐름이 줄고 화석연료 중심 정책이 강화되고 있다고 전했다.
GPIF는 2024년 3월 말 기준 약 17조8000억엔(약 169조원)의 ESG 지수 연계 자산을 운용 중이며, 이는 전체 주식 투자액의 약 14%에 해당한다. 녹색채권 및 관련 채권 보유 규모도 1조6000억엔(약 15조원)에 달한다.
시오무라 전무는 GPIF 입사 전 다이와증권에서 일본 및 글로벌 거시경제 분석과 일본 주식 투자전략을 담당했다. GPIF에서는 수석 전략가를 거쳐 ESG 부문 전무로 재직하며, ESG 보고서 초판 발간 이후 편집장으로 활동했다. 일본증권분석사협회(CMA) 인증 자격을 보유하고 있다.
